마산만 가면 그리 된다.
술에 저는 것.
첫날 오후까지는 괜찮았다.
진해를 다녀와,
리베라 호텔에서 만날 사람을 만난 후 그 때부터다.
배 철환이가 왔다.
장군내 실개천으로 가자.
장군내 실개천이라니?
그 쪽에 맛있는 집이 있다는 것.
장군내 실개천을 매립된지 오래다.
그래도 옛 정취는 남아 있다.
남 진현이가 오고, 최 형두가 왔다.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만든 '소폭주'를 기본으로 두어 잔씩 하고,
그 다음부터는 자유롭게 마셨다.
형두는 건강검진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맥주만 마시겠단다.
'면박'을 좀 줬더니, 소주를 조금 타서 마신다.
오랜 만에 만났으니 얘기가 끝이 없다.
진현이는 모처럼 놀고 있는 게 그리도 재미있는 것 같다.
좀 더 놀겠다고 한다.
철환이도 놀고 있었다.
회사에서는 극구 말리는데, 지가 놀고 싶어서 그만 뒀다고 한다.
사장은 찬 바람 불면 다시 출근하라고 종용하고 있다는데,
놀면서도 월급은 나온다고 한다. 호강에 빠져 요강에...
한참 마시고 있는데, 주 권식으로부터 전화.
장훈이 가계에 있겠다는 것이다.
느즈막해서 장훈이 가계로 갔더니, 유 문화와 둘이 마시고 있다.
유 문화 씨부리는 것은 여전하다.
2학년 때 설악산 수학여행가서 찍은 내 사진이 있다는 것이다.
무슨 사진?
여관방에서 노름하는 장면인데, 내가 쪼우고 있는 모습이란다.
회고하자면, 그 때 내가 우리 반 돈을 모두 땄다.
하동출신인 동녕이하고 막판까지 남았는데, 완전 넉다운을 시켰다.
개평준 돈만 해도 많았을 것이다.
딴 돈으로 나는 흥청망청했다.
설악산 수정을 엄청 샀는데도 마산오니 돈이 남았더라.
장훈이까지 해서 7명이 앉으니 가계가 꽉찬 느낌이다.
술판이 다시 시작되고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철환이는 김해가 집이다. 한 2년 됐다는데, 나는 모르고 있었다.
철환이 차 대리운전을 해서 김해로 갔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는데,
철환이 왈, 도착해서 대순씨 앉혀놓고 새벽 3시까지 마셨다는 것.
철환이는 살판 났더라.
돌을 넘긴 손자 재롱에 초승달이 입에 걸렸다.
그 놈, 참 똘똘하게 생겼다.
근처에 사는 딸이 아침에 손자를 맡기고 학교에 가면 철환이 내외가 손자와 논다.
올해 90을 넘긴 큰 어머님은 아직도 정정하시다.
증손자와 나이차이가 90인데도 증손자를 대하실 때는 같은 아기 같다.
아침 잘 얻어먹고 철환이랑 다시 마산으로 나왔다. 전어나 한 사라 하자.
최 영탁이의 '바다세계'로 갔다.
영탁이는 이틀 전, 마산 '어시장 축제' 소식을 문자로 알려왔던 터.
마침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26일이 축제 개막날이다.
푸짐하게 차려왔다. 전어가 '떡전어'다. 부드럽고 고소한 게 참 맛있다.
소주 두병이 비어갈 무렵, 김 창린이가 왔다.
전날 점심먹으러 '불로식당'에 갔다가 만났었다.
머리가 허옇고 덩치가 우람한게, 아주 노숙하게 보인다.
전어를 한 접시 더 시켜 먹었다.
영탁이는 돈을 받지 않겠다고 했다. 친구한테 우찌 돈을 받노.
이러면 앞으로 네 집에 다시 오지 않겠다고 했더니, 4만원만 받겠다고 한다.
오늘 아침, 문자가 왔다. "친구한테 돈을 받은 못난 위인" 운운.
장훈이가 다시 나왔다.
창린이, 장훈이와 함께 선창을 걸었다.
미더덕과 해삼이 먹고 싶어졌다.
좌판에서 그 두가지를 사서는 인근의 '성미'로 갔다.
아줌마가 징그러워서 못 만지겠다고 한다.
도마와 칼을 갖고 오라고 해서 직접 '썽글어' 먹었다.
그리고는 또 발동이 걸렸다.
결국 장훈이 가계에서 1박2일 간의 술판이 마무리됐다.
(친구 손자의 휴대폰을 갖고 노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