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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로도토스와의 여행(Travels with Herodotus)>컬 렉 션 2022. 2. 5. 08:34
. 도서관 서고에서 우연히 눈에 들어 와 손에 잡은 책이다. 이 책이 내 관심을 불러일으킨 건 책 제목의 ‘헤로도토스’라는 이름 때문이다. 헤로도토스는 주지하다시피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로서, 방대한 규모의 를 썼는데, 그 책을 지금껏 한번도 완독하지 못해 나를 주눅들게하고 있었다. 그래서 저 책을 보면, 헤로도토스의 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런데 막상 책을 펼쳐보니 그게 아니다. 물론 헤로도토스와 연관은 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이 책은 헤로도토스와 그의 를 멘토로 삼았던 폴란드 출신 한 저널리스트의 취재에 얽힌 얘기를 담은 책이다. 처음 이 책을 접하고 헤로도토스와 그의 의 배경인 고대 그리스와 페르시아 전쟁에 관한 것을 읽고자 했던 생각에 비춰 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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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토론, 심상정과 안철수사람 2022. 2. 5. 07:58
3일 TV 생중계된 대선후보 토론. 이재명과 윤석열이야 언캉 많이 나오고 회자됐기에 논외로 하고, 역시 눈에 잔상을 남기는 건 심상정과 안철수다. 심상정은 훨씬 노련해졌다. 다만 그 노련함이라는 게 생계형 좌파운동가로서의 면모다. 말끝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노동자, 근로자를 입에 달고 노련하게 말하는 게 식상감을 주는 것도 그렇고, 윤석열과 이재명을 놓고 한쪽은 까고 한쪽은 감싸는 게 그리 노골적이지 않은 점도 그렇다. 그냥 은근슬쩍 그렇게 하는 언행에서 양다리를 걸치고자 하는 비굴함이 느껴졌다. 그런 점에서는 예전에 특정후보 낙선시키려고 나왔다고 일갈한 이정희에 비해 참신성이 떨어져도 한참 떨어졌다. 그리고 심상정을 보는 내내 거의 재벌급 부를 축적했다는 그녀의 오빠와 사촌오빠를 떠올리게 해 불편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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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설날' 2題세상사는 이야기 2022. 1. 31. 17:54
아내는 전을 열심히 부치고 있고, 나는 거실에 무료하게 앉았다. 슬쩍 가서 전을 하나 집어 먹는다. 막 부쳐진 동태전은 따끈하고 고소하니 맛있다. 하나로 양이 안 찬다. 또 하나. 아내가 내 그런 모습을 보더니, 말 없이 접시에 몇 개를 담아 먹으라며 준다. 그걸로 하날 먹었다. 그런데 맛이 별로다. 접시 전을 소쿠리에 붓고 다시 살며시 내 자리에 가 앉았다. 그리고는 다시 처음 하던대로 슬쩍 가서 하나를 또 먹었다. 역시 그게 맛있다. 아내는 그런 내 모습을 좀 의미심장하게 본다. 저 양반, 치매 끼가 왔나… 8년 전 작은 설날 저녁의 한 풍경. 예전에는 저랬다. 작은 설 저녁이면 모였다. ‘작은 설맞이’로 한 잔하는 것이다. 마산서 차례 모시러 올라오시는 석태 선배가 도착하는 고속버스터미널 부근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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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클래식카메라, Diax IIa컬 렉 션 2022. 1. 28. 17:51
한 때 집안에 나뒹굴 정도로 많았던 옛날(vintage) 카메라가 이제는 수중에 얼마 없다. 처분하기로 작심한지 2년 여 만에 그 많던 필름 클래식카메라가 사라진 것이다. 갖고있는 것이라 해봤자, 라이카(Leica) 몇 대와 짜이스 이콘(Zeiss Ikon) 등 몇 대 뿐이다. 정리하기로 했지만, 정리가 안 되는 카메라가 몇 대 있다. 나에게는 추억이 담긴 카메라들이라 애시당초 처분할 생각은 없었던 카메라들이다. 그 중의 하나가 Diax IIa다. 이 카메라는 카메라 수집을 하기 시작한 1998년 그 무렵에 구입한 것이다. 가장 독일적이면서 1950년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카메라로, 한창 독일 클래식 카메라에 빠져있을 즈음에 내 수중에 들어온 것이기에 다른 카메라보다 애착이 많이 가는 카메라다. 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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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와 '홀로도모르의 눈물'時事 터치 2022. 1. 28. 17:47
나토(NATO) 가입 추진을 중심으로 한 우크라이나의 친서방노선 채택 움직임과 관련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무력을 앞세워 위협, 전쟁발발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는 여러 시각 가운데 하나 간과해서 안 될 게 있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에 대한 민족적 감정이다. 러시아와의 관계를 걸끄럽게 보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민족적 감정의 한 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게 ‘홀로도모르(Holodomor)’다. 대량학살을 뜻하는 우크라이나 말로, 나치 독일의 유태인 대학살을 의미하는 ‘홀로코스트(Holocaust)’와 같은 맥락으로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부르고 있다. (‘홀로도모르’ 당시 굶주림에 떨고있는 우크라이나 어린이들) 우크라이나는 유럽의 곡물창고로 일컬어지는 비옥한 땅을 가진 지역이다. 이 땅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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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 전쟁의 문턱(Munich, The Edge of War)'컬 렉 션 2022. 1. 24. 16:46
‘뮌헨, 전쟁의 문턱(Munich, The Edge of War).’ 엊저녁에 본 넷플릭스 2022년 영화다. 2차 세계대전 발발 전, 이 전쟁을 막으려는 두 젊은 외교관들의 노력을 그린 영화다. 전쟁이라는 말이 제목에 들어가지만, 전쟁 장면은 없다. 다만 영국과 독일의 두 젊은 청년외교관이 목숨을 걸고 반 히틀러, 반 나치즘 투쟁을 벌이는 게 전쟁 그 자체다. 영화는 물론 픽션이 가미된 것이지만, 독일 청년외교관 파울이 히틀러를 제거할 수 있었을 결정적인 순간은 손에 땀을 쥐게한다. 하기야 한편으로 히틀러가 암살되고 그러면 2차 세계대전은 없었을 것이라는 아쉬움 속의 역사적 가정, 그런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을 깨닫게 하기도 한다. 영화에서는 히틀러와의 굴욕적인 뮌헨협약으로 역사에 지울 수 없는 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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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茶山)을 찾아서>misce. 2022. 1. 23. 08:06
흠모하는 다산 정약용 선생에 관한 책을 접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 다산에 관한 책을 좀 읽었다고 자처하는 나로서는 처음 대하는 책이다. ‘다산 사상을 찾아 떠나는 원로학자의 역사 탐색’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지금은 고인이 되신 고승제 박사가 1995년에 쓴 것으로, 중앙일보에 연재되던 것을 묶어 간행한 책이라고 소개되고 있다. 얼마 읽지 않았는데, 첫 장부터 흥미를 끈다. 다산의 일생 중 부친을 포함해 가족들의 얘기에 관한 얘기가 첫 장으로, 아버지 정재원(丁載遠)에 관한 내용부터 시작하면서 다산의 인간적 성숙함과 깊은 학문적 배경이 그 아버지 정재원으로부터 유래하고 있음을 전하고 있다. 다산의 부친 정재원에 관한 얘기가 전해져오기는 하지만, 어느 책에서건 私的인 측면에서 그리 세세하고 구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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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행신도서관misce. 2022. 1. 23. 08:04
고양시가 특례시가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특례시가 되면 고양시가 어떻게 변화되고, 시민들은 어떤 혜택과 부담이 주어지는지 모를 뿐더러 그걸 피부로 실감하기에는 이른 감이 없지 않다. 지금껏 별 불편없이 살아왔는데, 무슨 큰 변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다. 괜히 행정적인 편의를 위한 조치가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양에 한 20여년 살면서 좋다고 느낀 건, 북한산과 일산 호수공원을 비롯해 자연적인 환경이나 풍광이 좋다는 것이다. 지금 살고있는 고양 능곡은 농로와 자연하천 등 아직도 옛스러운 자연환경이 남아있다. 물론 지금은 한창 개발이 진행 중이어서 아쉬움과 기대가 교차하고 있는 상황이긴 하다. 고양에 살면서 근자에 만족감을 느끼는 것 중의 하나는 도서관이다. 도서관이 많고 시설이 잘 돼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