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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협정'은 종이조각일 뿐時事 터치 2022. 2. 25. 09:33
우크라이나를 무력을 앞세워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의 목적은 공산주의 종주국 옛 소련의 회복이다. 미국과 쌍벽을 이뤄 세계를 두 토막의 냉전상태에 휩쌓이게 한 강력한 그 시절로의 복귀다. 우크라이나 침공 전에는 이런 저런 수사를 동원해 명분을 쌓아갔다. 듣기에 그럴듯한 이들 명분에 빠지지 않았던 게 러시아와 국경을 인접한 우크라이나와의 이른바 '평화' 그리고 '공존'이다. 그러나 침공과 함께 푸틴은 이 명분을 한발로 걷어차 버리고 그 마각을 드러냈다. “1980년대 소련은 약해졌고 붕괴됐다. 잠시 자신감을 잃었을 때 세상 힘의 균형이 깨졌다. 이전 조약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푸틴은 24일(현지 시간) 오전 우크라이나에 대한 특별 군사작전 개시를 발표하는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우크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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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는 '자유'먹 거리 2022. 2. 22. 14:14
햄버거를 마주하고 앉았다. 폼으로 그저 갖다놓지 않았다. 지금 당장 먹을 것이다. 프랭크 베이컨치즈 버거. 마두동 거리를 지나는데, 먹음직스런 햄버거 광고판을 내걸고 있는 가게 앞을 몇번이고 서성거렸다. 들어갈까, 말까. 결국 햄버거에 대한 유혹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햄버거 같은 정크푸드 먹지 마시오. 병원에서 말했다. 한 1년 역삼동 사무실을 나가면서 점심을 거의 햄버거로 때운 결과는 고혈압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먹질 않았다. 그랬더니 혈압이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다. 몸이 다시 어느 정도 그러니 햄버거가 다시 나를 부르고 있는 것이다. 햄버거는 ‘자유’라는 인식이 박혀있다. 1994년 모스크바에 맥도널드 1호점이 열렸다. 줄을 서서 사 먹으려는데, 한 무리 집시들이 우르르 나왔다. 저마다들 손에 햄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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作 心 一 日村 學 究 2022. 2. 20. 20:21
1) 근 한달 사이 잇단 4번의 부고를 접하며 겪고보니, 저 스스로 사람을 보는 눈이 좀 이상하고 달라진 것 같습니다. 같은 인간으로서의 좀 더 강한 동류의식, 그러면서도 뭐랄까, 측은지심이 가득해졌다고나 할까요. 코로나로 인해 사람 죽어 나가는 것이 거의 아무렇지 않게도 여겨지는 팬데믹 시절이라, 주변의 죽음에도 혹여 둔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다가 저 홀로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그래서는 안 될 일이지요. 수명을 거의 다한다든가, 불가항력적인 병으로 생을 마감합니다만, 이런 시절은 웬지 그런 죽음조차 역병에 묻어나는 느낌이 들곤 합니다. 그러면서 그런 시선으로 자꾸 주변을 챙기고 보면서 저 홀로 쓸쓸하고 외롭고 우울해졌습니다. 많은 술을 마셨지만, 술은 결코 도움이 되질 않는 것이라는 걸 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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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한 바퀴misce. 2022. 2. 19. 12:59
오늘 아침 모처럼 동네 산책에 나선 길이다. 나의 동네 산책길은 아파트 뒤에서 대곡역으로 이어지는 농로길 주변이다. 대곡역으로 가는 직선 길을 메인이라 한다면, '마리아수도회 성당'을 보고, 혹은 등을 진 채 걷는 가로 길은 서브라 할 수 있겠다. 물론 대곡역으로 가는 길에서는 성당을 왼쪽 측면으로 보고 걷는다. 며칠간 일 때문에 이 길을 많이 다녔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그나마 여유를 좀 찾으려 나선 산책길이다. 산책길이 정비가 많이 됐다. 성당을 보고, 혹은 등뒤로 하고 걷는 길이 깨끗하게 시멘트로 포장이 된 것이다. 나는 성당을 보고 걷는 길을 '마리안 로드'로 명명해 나름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데, 이 길이 깨끗하게 정비가 된 게 마음이 여간 가뿐해짐을 느낀다. 길이 시멘트로 포장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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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의 황당한 부가서비스misce. 2022. 2. 14. 16:45
'내정보지키미(https://safemyinfo.kr)'라는 곳에 유의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이나 금융정보를 보호해주는 보안 사이트인 것 같은데,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가입수법이 거의 눈가리고 코베먹는 사기에 가깝습니다. 비밀번호 확인 등을 할 때 팝업창을 띄워 눈을 헷갈리게 하는 방법으로 가입시켜 버립니다. 그리고는 한 달에 따박따박 3,300원을 휴대폰 자동결제를 해 버립니다. 오늘 휴대폰 전화비 청구내역을 보다 알았습니다. 매월액에 비해 좀 많다 싶어 KT고객센터에 문의를 했더니, '내정보지키미'라는 부가서비스에 가입돼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거기로 연결시켜 주길래 자초지종을 물었더니, 무슨 말을 하기는 하는데 도무지 알아듣지 못할 말이었습니다. 말하자면 내가 모월 모일 새벽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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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창동 '음악의 집'과 조남륭 兄내 고향 馬山 2022. 2. 12. 18:51
1970년대 초는 한창 압축 성장을 위한 산업화가 진행되던 시기다. 모두들 경제성장이라는 슬로건 아래 잘 먹고 잘 살아야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들 일했다. 마산도 예외가 아니다. 수출자유지역과 함께 공업발전을 기치로 창원공업단지가 조성되던 때다. 이런 급속한 산업화는 사람들 마음의 여유를 잃게 하는 측면이 있다. 바쁘게 살아가다 문득 한숨 돌려 뒤돌아봤을 때 몸과 마음을 위무할 공간이 그래서 필요하게 된다. 마산은 전통적으로 '주도(酒都)'라는 이름에 걸맞게 술집이 많은 도시다. 나이 좀 든 대한민국의 사람들이 다 아는 '오동동 타령'이라는 노래가 만들어진 배경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오동동을 비롯한 마산 도심의 당시 술집들은 나이 좀 들고 돈께나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었던가 싶다. 물론 젊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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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만초옥' 조남륭 兄 別世obituary 2022. 2. 12. 18:48
오늘 오후 고향으로부터 한 訃音을 전해 들었다. 향년 87세 조남륭 兄. 형의 목소리를 들은 게 불과 얼마 전이었는데, 정말 느닷없는 부음이다. 가끔씩 전화를 주시면서 얼굴 한번 봐야지 하셨는데, 그러지도 못하고 황망하게 가셨다. 남륭이 형은 오래 된 도시 마산의 마지막 남겨진 문화. 예술의 지킴이였다.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 초, 마산에 클래식 음악 주점을 열어,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면서 마산 문화의 한 보루 구실을 톡톡히 했다. 당시 마산 중심가 창동에 문을 연 '음악의 집'은 문학. 음악 등 마산 예술문화, 언론인들의 사랑방이었으며, 전국적으로도 유명세를 탔다. 마산을 떠난 출향 문화예술, 언론인들 가운데 아직도 '음악의 집'을 잊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 형은 그 후 자리를 옮겨 창동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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嘉鳳樓 겨울 굴짬뽕먹 거리 2022. 2. 8. 16:47
추운 겨울에 먹는 굴짬뽕은 역시 광화문 가봉루(嘉鳳樓)다. 어제 점심 때 들렀더니, 맛이 옛 그대로다. 여기 굴짬봉의 매력은 국물이다. 고소하기 짝이 없다. 거기에 싱싱한 생굴 특유의 갯맛이 더해져 얼큰함도 안긴다. 예전 겨울 광화문 사무실 나갈 적엔 점심으로 거의 먹다시피한 게 여기 굴짬뽕이다. 그에다 이과두주 딱 한 병 마시고 나오면 속이 따끈해 진다. 어제는 이과두주를 시키지 않았다. 일행 중 여성분이 한 분 계셨기 때문이다. 주인 아주머니에게 이과두주 없이 굴짬뽕 먹는 내가 좀 이상하게 보였을 것이다. 아주머니는 경희대 67학번이다. 예전에 내가 67학번이라 했더니 곧이 들었는지 동기처럼 대하곤 했다. 그래서 가봉루 갈 적마다 항상 아는 체를 한다. 어제 아주머니를 보고 점점 젊어지시는 것 같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