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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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플란트 '苦痛日誌'세상사는 이야기 2022. 10. 1. 08:51
(9. 23) 왼쪽 윗 어금니 임플란트를 9월 19일 끝냈는데, 이게 시원찮다. 뭘 씹으면 아프고 불편한 것이다. 이빨에서 이제 겨우 좀 홀가분해지려니 했더니 말짱 도루묵이다. 나흘 만인 오늘 결국 치과엘 갔다. 임플란트한 어금니 앞 치아가 압박을 받아 그럴 것이라는 진단과 함께 한 20여 분 그 치아의 맞닿는 부분을 달그락거리는 기구로써 어떻게 하는 치료를 받았다. 집으로 오는 길, 괜찮아졌을까 하는 궁금증을 풀고자 홍대입구 역 어느 분식 집에서 잔치국수를 시식해봤다. 그러나 결과는 ‘황’이다. 여전히 묵직한 통증과 불편함이 느껴지는 것이다. 치과에서는 걱정은 말라했다. 여전히 그러하다면 신경치료를 하면 된다는 것. 마음이 편치않다. 오늘은 금요일, 토. 일요일은 휴일, 그러니 삼일을 어떻게 견뎌낼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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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당골(佛堂谷) 모기, 그리고...세상사는 이야기 2022. 9. 19. 13:09
오늘 밤에도 역시 웽웽거린다. 모기들이다. 어젯 밤 갑작스런 모기 때문에 거의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모기는 나보다 아내에게 더 달겨들었다. 아침에 보니 아내도 잠을 못 자 눈이 좀 부었다. 무더운 올 여름 모기없이 잘 지냈는데, 끝물 더위에 기승을 부리는 모기는 도대체 어디서 온 것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문득 어떤 감이 잡힌다. 인근의 원당 성사동 불당골(佛堂谷) 모기일 것이라는 것. 애써 한 마리를 잡아보니 잔 날파리 같은 날랜 모습에서 연상된 것이다. 불당골의 모기는 작으면서도 그악스럽기 짝이 없다. 요 며칠 아침나절을 불당골에서 보냈는데, 선선한 가을바람 속에서도 모기는 돌콩처럼 웽웽거리며 몸에 달라붙었다. 그러니까 불당골 그 모기들이 나를 따라 집까지 온 것인데, 어떻게 따라왔을까. 내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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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의 설악산 공룡능선, 그리고 나의 그 것세상사는 이야기 2022. 9. 13. 14:01
추석 연휴에 설악산 공룡능선을 간 후배가 산행 사진들을 보내오고 있다. 한 마디 해줘야 할 것인데 뭐라해야 할까. 수고했다라는 말은 그냥 인사치례일 것이니, 그것으로는 내 감정이 닿지 않는다. 부럽다는 말이 목구녕까지는 차 오른다. 하지만 그 말은 내 처지에 비하자면 택도 없는 것이다. 여러 여건을 견줘 후배와 얼추 비슷하다면 할 수 있을 말이라는 자격지심에서다. 수고하고 고생하고 한껀했다는 이른바 공치사적인 것으로는 해줄 말이 퍼뜩 생각나지 않는 건 말하자면 말 이상의 것, 그러니까 beyond description이라 그런 것일까. 후배에게 직접 하기는 좀 그렇지만, “끔찍하고 소름이 돋는다”는 말이 내 입 안에 머뭇거리는 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설악하고도 공룡을 생각하면 나는 무섭다. 그러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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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ube 대세는 '혼술'세상사는 이야기 2022. 9. 9. 09:56
바야흐로 술이 넘쳐나는 유튜브. 술, 그것도 혼술을 콘텐츠로 하는 유튜버들이 그야말로 부지기수다. 공통적인 점은 이들 혼술을 주제로 하는 유튜버들의 구독자수가 다른 콘텐츠 채널들에 비해 많다는 것이니, 유튜브의 대세라는 말이 그래서 나올 만 하다. 여기에 술과 함께 각종 먹거리 안주를 먹어대면 이른바 ‘혼술 먹방’이니, 혼술과 먹방 이 둘이 어우러진 인기가 장난이 아니다. 나는 이런 유튜브를 곧잘 보는데, 그 중에서도 ‘준아’라는 타이틀의 채널에 손이 많이 간다. 재미가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지만 한편으로 하도 내용이나 그림이 그로테스크 해, 그래서 안 봐야지 하면서도 은연 중에 그 쪽으로 채널을 유도시키는 중독성이 있다. 평범 내지는 건전한 것 보다는 자극적이면서도 혐오적인 내용이 유튜브에서는 더 인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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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1박2일세상사는 이야기 2022. 8. 11. 11:18
포항 역 대합실에서 열차를 기다리다 깜빡 잠이 들었다. 그러다 행신가는 17시30분 열차 놓쳐버렸다. 포항 1박2일의 마무리가 그로인해 헝클어졌다고나 할까. 부랴부랴 18시 서울 행을 타고 올라왔다. 그로인해 서울에서 전철 2번 갈아타고 집으로 오느라 욕 좀 봤다. 1박2일 간의 일정이 딴에는 피곤했었나 보다. 도착한 날 저녁 서동훈 선배작가의 유강동 댁 근처 한 음식점에서 조촐한 모임을 가졌다. 서 선배와 서상문 박사, 그리고 포항의 수필작가 몇분이 자리를 함께 했다. 서 선배와는 30년 만의 해후다. 1991년 신문사에서 서 선배는 논설위원으로, 나는 정치부 차장으로 함께 있었다. 30년이 긴 세월이기는 하나, 해후의 반가움과 기쁨 앞에 그건 한낱 찰나에 불과한 것이었지 않나 싶다. 다음 날은 서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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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줄 나이라는 것세상사는 이야기 2022. 7. 27. 17:43
한 20년 전에 노인들을 등장시켜 퀴즈나 환담거리 등을 통해 노인들의 일상을 엿보게 하는 TV방송이 인기를 끈 적이 있다. 이걸 이즈음 유튜브를 통해 가끔씩 보는데 재미있다. 지금의 내 나이 쯤의 노인들이 나오고 있으니, 시방의 나와 여러 측면에서 비교해 보는 것도 그렇고 또 한편으로 동병상련을 느끼게 하는 점에서 그렇다. 20여년 전의 70대 나이라면 일반적인 개념 상으로 완전 노인이었다. 그런 노인들이 TV에 나와 엉뚱스럽거나 뒤뚱거리는 모습들을 보면서 재미있어 하는 사람들 중에 물론 나도 포함되고 있다. 지금의 70대를 어떻게 봐야할까. 노인으로 몽땅 치부하기에는 좀 그렇다.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노인의 개념상으로 좀 얼쩡한 나이가 70대라는 얘기다. 마침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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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3가, 한 주막에서세상사는 이야기 2022. 7. 22. 15:17
어제 종로 3가의 한 주막. 이제는 이런 술집에 어울릴 만한 나이다. 프레스센터 일을 끝내고 인근의 후배 사무실에 들렀더니, 인사동 쪽으로 이사를 갔다. 그 후배가 잘 가는 술집이라며 나를 이끌었다. 오랜 만에 만난 후배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옆 자리 어르신 한 분이 말을 걸어오신다. 친구와 둘이 마시면서 우리들의 얘기를 엿들은 것 같다. 예전 젊었을 적에 영남일보에서 기자생활을 하셨고, 1960년대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소설가신데, 好酒에 말씀이 참 구수하시다. 마침 프레스센터 일을 마치고 11층 영남일보에 들러 송국건 후배를 잠시 만났던 참이어서 말들이 쉽게 이어졌다. 거의 매일 정오에서 오후 4시까지 이 집에서 소주를 마신다면서 우리들에게 잔을 권한다. 그러시더니 급기야는 주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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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새재 봄소풍세상사는 이야기 2022. 5. 24. 15:53
23일, 고교 동기들과의 오랜 만의 나들이. 코로나 이전에들 봤으니, 햇수로 2년 만에 함께 손을 잡고 느지막한 봄소풍 길에 나선 것이다. 문경새재는 70줄 나이의 우리들에겐 여러모로 격에 맞아 떨어지는 봄소풍 장소가 아니었던가 싶다. 문경새재 옛길의 아기자기하고 옛스러운 풍광들은 향수와 추억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새재 2관문까지 걸어가며 우리들은 무르익은 봄날, 새재의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눈과 귀로 만끽했다. 옛 과거보러가는 길을 걸을 땐 예전 학창시절 얘기를 많이 주고들 받았다. 아무래도 공부와 관련있는 길이기에 그럴 것이지만, 누가 공부를 잘했니 못했니, 어느 선생님이 실력이 있었니 없었니 등 모두들 잡다한 소회가 없을 수 없을 것이니 추억의 형태로 이런 저런 얘기들이 많이 나왔다. 제 2관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