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 렉 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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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용(軍用) 라이카(Military Leicas)'컬 렉 션 2022. 7. 1. 14:21
Old Leica는 아직도 나에게는 로망이다. 현재는 손을 거의 놓고있는 상태이지만, 그래도 희귀한 라이카 카메라를 접하면 가슴이 울렁거린다. 어제 페이스북 ’Leica Collectors Group’에 소개된 두 대의 라이카 카메라. 2차대전 당시 나치독일에서 사용했던 군용(軍用) 라이카 카메라들이다. 3십만 단위의 시리얼 넘버로 보아 Leica III(f) 모델인데, 얼추 같은 시리얼 넘버 대의 크롬과 블랙이 한 쌍을 이루고 있기에 더욱 탐이 난다. 위 크롬 모델의 백커버에 적혀있는 글씨는 ‘공군소유(Luftwaffen Eigentum)’라는 뜻으로, 나치독일 공군에서 사용하던 카메라라는 뜻이다. 아래 블랙 모델의 백커버에도 저 글씨가 새겨져있을 것인데, 렌즈는 공히 둘다 필시 엘마(Elmar)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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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더스(The Others)' - 귀신이 사람을 무서워한다는 발상의 전환컬 렉 션 2022. 6. 18. 16:50
오늘도 옛날 영화 한편을 봤다. 니콜 키드먼 주연의 2001년 작 '디 아더스(The Others). 재미있는 영화의 묘미는 반전, 그리고 같은 맥락에서의 연출자의 발상의 전환이다. 영화 '카오스(Chaos)'의 재미는 막판, 범인 잡으러 다니던 코너스 형사가 범인으로 드러나는 반전 때문이다. 발상의 전환은 관객들의 고정적인 관념을 뒤엎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디 아더스(The Others)'에서 만끽할 수 있다. 물론 저마다 보는 관점은 다르겠지만... 니콜 키드먼이 분한 그레이스와 두 아이들의 정체가 귀신이었다는 사실, 그리고 그들이 영화내내 두려워했던 대상이 디 아더스, 바로 사람이었다는 내용이 이 두가지를 갖췄다고 보는 이유다. 연출자가 이 부분에서 주고 있는 메시지는 상식을 뒤엎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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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레드 히치콬, 티피 헤드렌, 그리고 '새(The Birds)'컬 렉 션 2022. 6. 15. 11:52
1980년에 80세로 죽었으니, 지금 살아있으면 백스물두 살이다. 그의 모습을 사진으로 다시 보니 정말 괴팍스런 얼굴이다. 심술난 아이처럼 부루퉁한 입술과 두 턱, 눈꺼풀이 힘에 겨울 정도의 무거운 눈이 달려있는 서양호박같은 큰 머리. 체중 285파운드에 작달만한 키. 천재의 모습인가, 아니면 세상에 부적응한 사이코의 모습인가. 영화감독 알프레드 히치콕(Alfred Hitchcock) 얘기다. 그저께 밤에 히치콕 영화 한 편을 봤다. "새(The Birds)’ 1963년 작이니, 이 영화도 고전이다. 히치콕 전성시대의 것이니, 공포 서스펜스 영화의 秀作 중 하나다. 영화의 내용은 이미 잘 알려진 것이다. 새떼가 인간세계를 공격한다는, 일종의 호러物이다. 영화를 처음 본 게 대학시절이었고, 그 후로도 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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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종주산행 3박4일컬 렉 션 2022. 6. 7. 06:15
종주산행 3박4일. 그것도 지리산을. 따진다면, 70줄 나이의 우리들에게 들어맞는 건 아니다. 연부역강의 나이들이 아니지 않는가. 그러나 우리들은 그것을 했고 해냈다. 하루 밤은 지리산의 초입인 구례에서, 그리고 사흘의 낮과 밤을 지리산 품에 안겼다. 횟수에 집착한 측면이 없잖아 있다. 이번 종주산행이 10번 째라는 점에서다. 수가 꺽이어지는 '10'은 그 의미가 다양하다. 마무리라는 것, 그리고 또 다시 시작한다는 것이다. 우리들에겐 어떤 의미였을까. 돌이켜보면 2009년이 우리들 지리산 종주산행의 기점이다. 그때로부터 지금까지 햇수로 13년, 그 사이 우리들은 열번의 지리산을 오르내린 것이다. 빠진 해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지만,. 코로나 역병도 그 이유 중의 하나다. 올 6월, 우리들이 팀을 꾸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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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宗廟大祭' 二題컬 렉 션 2022. 5. 4. 14:32
(祭官들, 그리고 鞠窮) (佾舞) 2시간 가량 진행된 '종묘대제' 전 과정을 보면서 시종일관 나의 눈길을 끈 것은 종묘제례악의 한 축인 '일무(佾舞)'였다. '일무'는 홍의(紅衣)의 64인 무사(舞士)들이 제례의 구비구비에 樂(奏樂)에 맞춰 춤을 추는 종묘대제의 의식무로, 제례의 신비감을 더해주는 조선조 특유의 춤으로 다가왔다. 붉은 빛의 홍의, 그것은 국왕의 혼을 상서로운 하늘나라로 천도하고자 하는 염원의 빛일 것이다. 그것들이 무리로 열(列)을 지어 느릿느릿 오묘조묘한 춤사위로 나부낄 때 영혼은 바람을 타고 멀리 멀리 하늘로 날아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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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宗廟大祭' 奉行컬 렉 션 2022. 5. 2. 11:10
5월 첫 날, 눈과 귀가 호사를 했다. 마음 또한 말끔해지면서 그랬다.서울 종묘(宗廟)에서 봉행된 '2022 종묘대제'를 가까이 현장에서 직접 본 것이다. 종묘대제는 조선의 역대 왕과 왕비의 신위가 모셔진 종묘에서, 그 혼백에 올리는 제례의식으로 올해 행사는 3년 만에 봉행된 것이다. 매년 열리던 이 의식은 코로나로 인해 작년, 재작년 이태는 봉행할 수 없었다. 그런 만큼 이 날 행사는 의식을 진행하는 주최 측이나, 이를 보는 국민들 공히 감개가 무량했을 것이다. 특히 이 날은 코로나와 관련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2년 만에 해제되는 즈음이어서 그 의미가 더했다. 다만 하나 아쉬웠던 것은 전통적인 제례 집전 장소인 정전(正殿)이 보수공사로 인해 여기서 진행되지 못하고 別殿인 영령전에서 봉행된 것이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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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지나물' 혹은 '바이올렛(violet)'컬 렉 션 2022. 4. 21. 12:48
오늘 이른 아침 산책길, 능곡 대장천 변을 걷다 만난 봄꽃. 보라색의 꽃이 앙증맞고 예쁘다. 네이버 렌즈로 찍어보니 '종지나물'로 나온다. 4-5월에 꽃을 피우는 봄철 야생화인데, 보기에 제비꽃을 많이 닮았다. 아니나 다를까, 알아보니 미국에서 온 귀화식물인데 우리 제비꽃을 많이 닮아 '미국제비꽃'이라고도 부른다고 나와있다. 이 꽃을 찍어 SNS에 올렸더니, 미국에 있는 어떤 분이 댓글을 달면서 미국에서는 그 꽃을 바이올렛(Violet)이라고 부른다 했다. 댓글의 그 얘기를 들으면서 그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꽃을 처음 보았을 때 보라색 꽃이 어디선가 낯이 익다는 느낌과 함께 문득 바이올렛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미국제비꽃'이라 함은 미국에서도 이 꽃을 제비꽃이라고도 불러서인지 모르겠다. 미국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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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대환의 <좌파 論語>(2014)컬 렉 션 2022. 4. 14. 18:39
孔子의 〈論語〉는 인간으로서 말문을 열어 인간으로 마무리를 짓는 인간중심의 위대한 經典이다. ‘學而時習之’라는 배움에서 시작해서 사람을 알아보는 ‘知人’으로 끝을 맺는 게 논어다. 논어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仁’이다. 공자는 仁에 대해 “愛人, 즉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했다. 타고난 착한 성품을 그대로 지녀서 배운 바와 도덕규범을 지켜 널리 사랑을 베푸는 것이라는 敷衍은 후에 朱子가 공자의 ‘仁者’에 빗대 말한 것이다. 논어는 사람으로서 仁을 견지하면 근심 걱정이 없고, 언제나 떳떳한 삶을 당당하게 살아간다며 仁의 중요성을 반복해서 강조한다. 이상사회 건설의 첫 걸음도 仁이다. 어진 사람이 어질지 못한 사람을 지도할 수 있다면 온 천하가 바르게 된다고 가르치고 있다. 세상살이는 쉽지않고 인간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