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 오는 오후, 후배가 나타났다. 둘은 어디론가를 걷고 있었다. 아, 너는 죽지 않았던가. 그런데, 어떻게 나와 같이 걷고 있는 것일까. 차마 물을 수가 없다. 후배는 슬픈 얼굴이다. 그 얼굴이 자꾸 일그러진다. 그러지 마라. 그러지 마라. 어느 모서리 길에서 후배는 이별을 고한다. 형, 나 이제 가오. 나..
앞에 글에서도 몇 번 언급했지만, 스마트폰을 갖게 된 주요 동기 중의 하나에 '듣기'도 있습니다. 물론 먹고 사는 것과 관련된 기능 때문이기도 했지만, 부가적인 측면에서 꼽는 첫 이유는 라디오와 음악 등을 듣기위한 것이었지요. '듣기' 부분에서는 지금까지 만족합니다. MP3 어플리케이션이 여럿 있..
정치하는 사람들은 곧잘 국가와 국민을 내세운다. 특징적인 것은 자기 입장이 궁색하면 그런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박 지원이 같은 사람을 보면 국가와 국민을 완전 들러리로 보는 것 같다. 이 사람은 한 수 더 뜬다. 이른바 민족과 통일을 앞세워 국민을 졸로 보는 행태를 수시로 하고 있다. 북한의 군..
오늘은 구파발 코스를 택했다. 오랜 만에 중성문도 보고 싶고, 대남문으로 가는 호젓한 숲길을 오르고 싶어서다. 추석 연휴가 실제로는 금요일부터라고 해서 서울에 사람들이 좀 없을 줄 알았는데, 북한산은 그 게 아니다. 아침 9시도 안 됐는데, 구파발 버스 정류소는 만원이다. 사람들 틈에 끼어 겨우..
영화를 좋아한다. 그러나 아무 영화를 다 좋아하는 것은 아니고 가려보는 편이다. 편식인 셈이다. 가려보는 기준은 영화를 연출한 감독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알란 파큘라, 로만 폴란스키, 마틴 스콜세지 등을 좋아한다. 이들 감독이 만든 작품 중 특히 홀로코스트와 마피아 영화를 즐겨본다. 홀로코..
C, J, 두 아침신문을 본다. 주로 인터넷 신문을 보지만, 종이신문은 그 나름대로의 특색이 있고, 한 때 말석이나마 그 분야에 종사한 바가 있기에 꾸준히 본다. 종이신문을 보면서 이상한 버릇이 생겼다. 주요 기사들은 인터넷을 통해 대강 알고 있기에 신문을 예전처럼 꼼꼼히 보지 않는다. 그런데 희안..
고등학교 선배 중에 진 머시기라는 분이 있다. 서울공대를 나와 SK건설 부사장을 지냈다. 이 선배가 최근 인사동에서 전시회를 가졌다. 그룹 전시회였는데, 사진작품을 내놓은 것이다. 진 선배와는 대학 1학년 때 재경학우회 일을 하면서 교류를 가진 바 있느나, 그 후에는 잘 모르고 지냈다. 그런데, 사..
I. 見物生心 비 오는 저녁 지하철. 음악 듣는다고 미적대다 전철 안으로 떠밀리듯이 들어왔다. 퇴근시간이라 자리가 있을리 없다. 자리가 없을 때 문옆에 서는 게 편안하다. 기댈 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열차가 신형이라 그런지 등받이가 낮다. 등을 기대면 앉은 사람의 머리 쪽으로 기우니 신경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