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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사고가 났다. 어제 아침 10시경, 2호선 삼성역 부근이다. 잠실 쪽으로 가야할 차가 강남역을 지나 역삼역 조금 못 미쳐서 멈췄다. 나는 선릉역에서 내려야 한다. 얼추 다 왔다고 준비를 하다가 당한 것이다. 조금 있다 가겠지. 처음엔 그러려니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차는 그대로 멈춰 ..
북한은 뜨거운 감자같은 존재다. 다가가 쉽게 주워 담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쉽게 내쳐버릴 수도 없다. 같은 땅, 같은 민족이지만 두 가지 극명하게 대립되는 대상이 있기 때문이다. 김 정일, 그를 생각하면 인간말종이라는 비하감에 더해 치가 떨린다. 어찌 자기가 다스리는 사람들을 그렇게도 무자비..
이 윤기 선생을 알게된 것은 순전히 '장미의 이름' 때문이다. 움베르토 에코의 그 소설을 이 선생이 번역했기 때문이다. 그 게 1986년이었을 것이다. 인터넷도 없던 시절, 어떻게 움베르토 에코를 좀 알게됐다. 철학자, 기호학자로만 알고 있었던 그 양반의 잘 다듬어진 학문적 소양에다 문학적 소양이 ..
마산만 가면 그리 된다. 술에 저는 것. 첫날 오후까지는 괜찮았다. 진해를 다녀와, 리베라 호텔에서 만날 사람을 만난 후 그 때부터다. 배 철환이가 왔다. 장군내 실개천으로 가자. 장군내 실개천이라니? 그 쪽에 맛있는 집이 있다는 것. 장군내 실개천을 매립된지 오래다. 그래도 옛 정취는 남아 있다. ..
스마트폰 사용한 지 보름. 한 일주일 정도는 사용법과 어플리케이션 활용법을 익히느라 진땀 좀 뺐다. 단말기나 인터넷에서 제공되는 설명이 왜 그리 어려운가. 특정 용어는 그렇다 치더라도, 이해가 잘 안 되는 것은 어법이다. 무슨 말인지 이해가 잘 안 된다. 난해한 용어에 잘 안 맞는 어법이니 어려..
엊저녁에 텔리비전에 술꾼들이 유의해서 보아야 할 게 나왔다. 술 많이 먹으면 이렇게 된다는, 말하자면 과다 음주를 경고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렇게 된다는 것은 알콜성 치매인데, 쉽고 친절하게 도표와 이정표까지 곁들여 준다. 알콜성 치매의 전단계로서, 그 프로는 블랙아웃을 들고 있다. 블랙아..
일산으로 이사간 게 1995년 10월이다. 먹고 살기위해 서울을 나다니지만, 살 곳은 좀 한적한 곳이었으면 좋겠다 싶어 찾은 땅이다. 과천, 산본을 거쳐 도달한 곳인데, 바로 여기다 싶었다. 후곡마을에 집을 잡았다. 바로 길 건너가 일산 기차역, 그러니까 지금 구일산으로 부르는 마을의 초입이었다. 신도..
후텁지근한 날씨. 자유로를 달리는 버스도 마찬가지다. 에어컨에서는 더운 바람이 나온다. 성산동 망원정을 지났을 무렵, 갑자기 뭔가 한번 훑고 지나가는 듯한 소리가 들리더니, 버스 앞 창문에 빗줄기가 흘러내린다. 후두둑거리며. 이런 것을 두고 게릴라성 호우라던가. 앞이 안 보일 정도로 1분가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