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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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보다 갈비탕먹 거리 2020. 6. 30. 11:49
어제 광화문에서 선배를 만나 점심을 먹다가 한 소리(?) 들었다. 갈비탕을 주문하며 호기롭게 소주 한병! 했다가 그랬다. 웬 낮술? 이런 핀잔아닌 핀잔(?)이었다. 그래서 마시질 않았다. 경복궁 역 앞에서 헤어질 무렵에 그런다. 며칠 후 저녁답에 고기 구워 먹으며 한잔하자. 선배가 이 말을 하기 전 나는 갈비탕에 소주 마시질 않은 게 잘했다는 생각을 이미 하고 있었다. 벌건 대낮에 소주는 무슨 소주. 가당찮은 짓이지 않은가. 마음이 좀 들떠 있었다. 그게 문제였다. 들뜰만한 이유는 분명 있었다. 그걸 좀 부풀려 얘기를 하다 내가 좀 오버하면서 각중에 술이 당긴 것이다. 경복궁 역 윗길에서 정부청사 쪽으로 걸어가는 길 코너에 있는 '삼정하누.' 꽤 이름난 맛집인 모양이다. 점심시간 전에 들어가는 바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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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아잎 된장찌게먹 거리 2020. 5. 26. 08:30
오늘 아침처럼 꾸무적하고 비라도 올 듯한 날, 밥상 국물거리로 된장찌게 만한 게 있을까 싶다. 대파와 양파, 호박과 감자를 듬성듬성 썰어넣어 된장을 되직하게 풀어 끓인 된장찌게는, 끓는 소리와 냄새 만으로도 마음과 속이 풍성해진다. 여기에 특별한 그 무엇을 하나 추가한다. 방아잎이다. 마누라는 또 그 것 넣는다고 한 소리다. 방아를 서울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남도 마산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어릴 적부터 많이 먹어 입에 익숙해진 맛깔스런 조미와 香辛의 잎이 아니던가. 장어국하면 생각나는 게 방아잎이고, 방아 안 들어간 장어국은 생각할 수도 없다. 또 정구지전 - 서울서는 부추전이라고 하는 - 에 청양고추와 함께 넣으면 그 맛이 확 달라진다. 추어탕은 또 어떤가. 방아를 넣어야 특유의 제 맛이 난다고들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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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구기동 '파전'먹 거리 2020. 5. 24. 11:43
북한산에서 구기동으로 하산해 뒤풀이 할 적에 안주로 빠질 수 없는 메뉴가 '파전'이다. 파전 잘 하는 집이 구기동에 있다. 탕춘대성 암문에서 포금정사 터로 오르면 옛 매표소 못미처에 구기동으로 우회하는 산길이 있다. 그 길로 내려가면 구기동 동네로 내려가는 계단 길 곁에 '장독대'라는 주막이 있는데, 그 집 파전이 맛 있다. 그 집 주인은 부산 사람으로 동래고등학교를 나왔는데, 애시당초 살림 집으로 주막으로 열었을 때부터 동래 금정산성 막걸리와 동래파전으로 주 메뉴를 삼았다. 이 집 파전은 동래의 전통적인 파전 그대로인데, 싱싱하게 잘 자란 굵직한 쪽파에 오징어 등 각종 해물이 푸짐해서 금정산성 막걸리에 제 격이다. 또 다른 한 곳은 구기동 동네에 자리한, 우리 북한산 산행팀이 잘 가는 '삼각산'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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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사랑방 칼국수'의 닭백숙먹 거리 2020. 5. 24. 11:00
충무로에는 옛 맛집이 더러 있다. 꼬리곰탕을 잘 하는 '파주옥'도 있고 돼지갈비 전문의 '뚱보갈비'도 있다. 1980년대를 충무로에서 보낼 때 많이 들락거리던 맛집들이다. 그 가운데 한 집이 '사랑방 칼국수'다. 이 집도 어언 반세기에 가까울 정도로 연륜이 오래 된 집이다. 이 집 칼국수는 특색이 있다. 옛스런 노란 양은냄비에 담겨져 나온다는 것이고, 마늘 양념이 풍부해 그 국물 맛이 진하고 맛깔스럽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집 칼국수는 술 마시고 난 후 해장으로 인기가 높다. 점심 때면 간 밤의 술로 고달퍼 진 속을 달래고자 이 집 칼국수를 먹으려는 충무로 직장인들이 줄을 설 정도다. 칼국수와 함께 이 집의 인기 메뉴로 손 꼽히는 것은 닭 백숙이다. 이 집 특유로 장만하는 닭 백숙이기에 이 집 특유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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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고기'라는 것먹 거리 2020. 5. 22. 16:42
동네 고깃집을 지나치면서 호기심으로 갸우뚱해지는 메뉴가 있었다. '뒷고기'라는 것인데, 사진으로 찍어 가게 문에 내걸어 선전하고있는 것이 퍽 싱싱하고 맛 있어 보였다. 그저께 잃산 사는 후배가 나에게서 뭘 가지려 왔다가 꿍짝이 맞아 마실 곳을 찾다가 그 집으로 갔다. '뒷고기'라는 걸 한번 먹어보자는 것이었다. '뒷고기'라는 게 어떤 부위의 돼지고기인가. 주인에게 물었다. 주인 말이 좀 묘했다. 말하자면 '뒷고기'라는 부위는 없다는 것인데, '뒷고기'라는 것은 말 그대로 돼지고기를 해체해 선호부위를 잘라내고 남은 상품성이 낮은 고기들을 통칭해 그렇게 부른다고 했다. 그러니까 여러 부위들 이를테면 눈살, 볼살, 코살, 턱밑살, 껍데기 등 여러 부위의 남은 고기들을 한데 모아 양념으로 버무린 것을 '뒷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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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갈비탕먹 거리 2020. 5. 11. 10:38
갈비탕을 좋아한다. 서울과 수도권의 웬만한 갈비탕 잘 하는 곳은 거의 다 섭렵했다. 기중 내 입맛에 가장 맞는 곳은 문래동에 있는 집인데, 옥호가 '값진 수육'인 걸로 기억이 난다. 그런데 정작 갈비탕 잘 하는 곳이 우리 동네에 있는 줄 몰랐다. 그저께 저녁 뒤늦은 어버이날 저녁을 가족들과 함께 대곡역 인근의 '지향한우' 머시기라는 집에서 했는데, 거기서 맛있고 푸짐한 갈비탕을 발견한 것이다. 우선 갈비가 푸짐하다 못해 질릴 정도로 많은데, 비주얼에서부터 우선 압도 당한다. 맛은 어떤가. 비주얼에서 질리면 대개 맛은 좀 그럴 것이라는 선입감을 날려버릴 정도로 괜찮다. 갈비는 한우와 호주산을 섞어 내 오는데, 두 가지를 번갈아 먹는 재미도 있다. 나는 전복갈비탕을 먹었다. 큰 전복이 두 마리나 들어있어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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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송역 인근의 맛있는 삼겹살 집먹 거리 2020. 4. 11. 12:42
고기집을 일부러 다시 찾아가서 먹기는 처음이다. 두 주일 전 후배들과 간 삼송역 인근의 고기집인데, 그 후 그 집을 칭송하면서 다시 가보자는 말들이 많이 나왔다. 그래서 어제 그 집을 다시 찾은 것이다. 다른 건 모르겠고 삼겹살 하나는 정말 좋다. 그닥 고기를 즐기지 않아 이 방면에는 좀 알지를 못하지만, 여지껏 먹어 본 삼겹살 중에서는 단연 최고의 맛이라는 생각이다. 고기가 우선 싱싱하고 깨끗하다. 때깔 좋은 게 맛도 좋을 것이지만, 우선 도마에 내 놓는 고기가 보기에 좋다.그냥 생으로 먹고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먹음직스럽다. 주인 말로는 '촌돼지'라서 그렇다고 한다. 벽제 쪽의 돼지를 사육하는 농가에서 직접 고기를 제공받는다고 했다. 맛도 그렇지만 양도 푸짐하다. 그리고 값도 싸다. 300g 당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