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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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 로렌(Sophia Loren), now and then사람 2021. 3. 29. 09:51
맙소사, 저게 소피아 로렌이라니... 엊저녁 넷플릭스 영화 한편을 보다 깜짝 놀랐다. '자기 앞의 생'이라는, 눈에 익은 제목에 이끌리어 그 영화를 보다 시작 부분에서 그 소피아 로렌을 마주한 것이다. 처음엔 긴가민가했다. 저럴 수가 없다. 그러다 1934년 생, 그러니까 그녀의 나이가 올해 87세라는 사실을 감안해야 했다. 하지만 늙고 병들고 홀로코스트 트라우마에 찌들려 사는 배역이라 그런지 좀 너무 괴상망측한 몰골이었다. 우리 세대에게는 소피아 로렌에 대한 추억이 많다. 1960년대 한창 사춘기 무렵, 그녀가 나오는 영화는, 그녀와 그 영화 속 장면 모두 우리의 로망이었다. '엘 시드'도 그랬고 '해바라기'도 그랬다. '엘 시드(El Cid)'(1961) '해바라기(Sunflower)'(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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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Leica) 매니아,' 박찬욱 감독사람 2021. 3. 19. 13:33
라이카(Leica)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세계 각국의 유명 라이카 매니아를 인터뷰하는데, 한국에서는 박찬욱 감독을 선정했군요. '올드보이'를 비롯해 박 감독 영화의 영상이 단조로우면서도 주제를 확연히 드러내려는 실험적인 요소가 많다고 개인적으로 느껴왔는데, 박 감독의 얘기를 들어보니 이해가 됩니다. 라이카 특유의 모노크롬(monochrome)에 집착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박 감독이 라이카 카메라를 쓴지는 20여 년이 됐다고 합니다. 처음 아날로그 M4로 시작해, 지금은 M 모노크롬을 애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라이카로 찍은 스틸 픽처는 주로 촬영장소 물색이나 캐스팅을 위한 것이라고 하는데, 소개되고 있는 몇몇 흑백사진은 상당한 경지의 것들입니다. 렌즈는 표준 50mm로 즈미룩스(Summilux), 주력 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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菜根譚 한 구절사람 2021. 3. 10. 08:24
"도덕을 지키고 사는 사람은 한때 적막하지만, 권세에 아부하여 사는 사람은 언제나 처량하다. 이치를 완전히 깨친 사람은 사물 밖의 사물, 즉 재물이나 지위 이외의 진리를 보고, 육체 뒤의 몸, 즉 죽은 뒤의 명예를 생각한다. 차라리 한때 적막할지언정 만고(萬古)의 처량함은 취하지 말라." 棲守道德者 寂寞一時 依阿權勢者 凄凉萬古 達人觀物 外之物 思身後之身 寧受一時之寂寞 毋取萬古淒凉 변창흠이라는 자가 국회에 나와 답변하는 걸 보니, 도둑놈 상에다 말하는 것이 정말 부아를 치솟게 한다. 문재인 이 정권에는 왜 저런 류의 부패하고 악귀같은 간신들이 이다지도 많은 것일까. 추미애, 박범개, 이성윤 등 한 두 년놈들이 아니다. 정세균, 이낙연도 보태자. 이른 아침, 菜根譚 속 한 글귀가 이들을 준엄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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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1절’ 102주년과 尹東柱 시인사람 2021. 3. 1. 11:04
‘3. 1절’ 102주년 아침, 비가 내린다. 엄숙, 경건, 차분하게 맞이해야 할 오늘이지만, 그렇지 못하다. 국민을 무시하는 독재의 광포한 질주도 그렇고, 그에 맞서는 국민 저항의 물결도 예사롭지 않다. ‘3. 1절’ 아침 일즉, 비내리는 흐릿한 하늘을 보며 윤동주 시인을 떠 올렸다. 그를 추모했다. ---------------------------------------------------------- '3.1 만세운동' 102주년이다. 한 세기전 나라의 독립을 위한 민족의 외침은 그 세월의 바퀴를 줄기차게 돌리고 달려와 오늘을 이룬 바탕이 됐다. 해마다 맞는 '3.1절'이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尹東柱 시인이다. 일제강점 치하 저항시인으로 주옥같은 시를 남긴 민족 시인이기에 그렇기도 하지만, 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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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그의 시대 그리고 벗들>사람 2021. 2. 11. 13:30
어제 마산의 후배로부터 받은 책이다. 받고보니 먼저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김종철이라는 후배를 지금껏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저께 술 먹고 밤에 귀가하던 버스 안에서 받은 전화에서 마산의 박진해 후배가 ‘종철’이라는 이름을 얘기하길래, 나는 박종철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 박종철이가 아니고 김종철이었다. 1979년 10월 마산과 부산지역을 중심으로 유신독재정권과 맞써 싸운 ‘부마민주항쟁’ 시위를 고려대 법대생으로 주도했고 그 후에도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했던 그가 바로 김종철이었다. 이 책은 ‘부마항쟁기념재단 박진해 이사(전 경남MBC 사장)가 그의 마산고 동기(32회)였던, 하지만 지금은 이 세상에 없는 김종철(1955-1996)을 다시금 세상에 기억하게 하면서 그의 넋을 기리기위해 쓴, 벗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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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학번 대학동기들사람 2021. 1. 8. 08:45
대학동기 몇몇들을 한 며칠 사이 한꺼번에 만났다. 통화를 했으니 만난 거나 진배없다. 몇 십년 만이다. 신방과 70학번이니 거의 반세기 만이다. 졸업 후 저마다들 먹고 사느라 무심히들 살았는데, 어떤 계기가 주어지니 한꺼번에 쪼로록 연락이 취해진 것이다. 한 동기는 전직 국회의원이다. 지난 4일 저녁 후배들과 신년 始酒會를 가진 인사동 모 주점의 주인 아주머니가 장수 출신이라고 했다. 무주, 진안, 장수를 통칭한 무진장의 그 장수다. 진안 얘기가 나왔다. 국회의원 한 그 동기가 진안이다. 아주머니와 무진장 얘기를 주고 받는데, 몇 마디 안 돼 그 분 입에서 아, 그 오빠라는 말이 나왔다. 그러고는 전화를 하더니 오빠라면서 나와 연결시켜 주었다. 금감원 공무원을 한 한 동기는 마침 오늘 전화를 걸어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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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레보비츠(Annie Leibovitz)와 그의 사진들사람 2021. 1. 4. 14:17
애니 레보비츠(Annie Leibovitz). 알 만한 사람, 특히 사진하는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진 미국의 세계적인 여류 사진작가다. 사진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어떨까. 몇 장의 사진을 들이대 보자. 대부분 찍은 사람은 잘 몰라도 “아, 이 사진!” 이런 반응을 보일 것이다. 비틀즈의 존 레넌. 1980년 12월, 자기 집 침대에서 옷을 모두 벗은 채 그의 연인 오노 요코 옆에 누워 몸을 동그랗게 말고 있는 사진. 검은 옷으로 온 몸을 감싸고 있는 요코와 일란성 쌍둥이 같은 모습의 레넌은 이 사진을 찍은 후 네 시간 뒤 집 앞에서 한 정신병자의 총격으로 피살된다. 이 사진은 레넌의 마지막 사진이자 그의 운명을 예고한 사진으로 세상을 뒤흔들었다. 다음은 미국의 여배우 데미 무어. 1991년 만삭의 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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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들러 리스트'의 아몬 괴트(Amon Goeth)사람 2020. 12. 7. 07:57
코로나로 인한 집콕 때문에 졸지에 영화를 많이 본다. 어제 일요일은 ‘쉰들러 리스트’였다. 이 영화를 대여섯 번은 봤다. 한정판으로 잘 만들어진 소장용 VCD도 가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에 남는 캐릭터는 나치독일의 크라코프 수용소 소장인 아몬 괴트(Amon Goeth) 소령이다. 몇 번씩 이 영화를 볼 적마다 아몬 괴트 이 캐릭터를 통해 인간의 악에 대한 근원이 무엇인가를 생각한다. 하지만 그 답은 찾아지지 않는다. 지금껏 그랬다. 어제도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 이 영화를 접하면서 떠 올린 건 아몬 괴트였다. ‘유태인 도살자’라는 별명이 붙은 아몬 괴트는 크라코프 수용소장을 하면서 500여명의 유태인을 권총이나 라이플로 직접 사살했다. 죽이는 이유도 딱히 없다. 그저 너무 솔직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