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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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된 집 '松石軒'과 孝, 그리고 '父子有親'사람 2021. 5. 5. 07:08
'父子有親.' 옛날 VHS 비디오 테입이다. 옛 물건들 꾸러미 속에서 나왔다. 테입 설명을 읽어보니 기억이 난다. 1993년 청와대 출입기자 시절, 기자실에서 나눠준 것이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에게 부친 홍조 옹이 계셨는데, 두 부자 간의 돈독한 얘기가 심심찮게 화제의 대상이 되던 시절이다. 두 부자 간의 그런 관계의 밑 바탕은 결국 김 대통령의 효심이었을 것이다. 김 대통령의 효심이 그만큼 남 달랐다는 것이다. '부자유친,' 이 테입은 당시 경북 봉화 선돌마을의 300년 된 고택 '송석헌'에서 연로한 아버님을 봉양하며 살던 권헌조(權憲祖; 1930-2010) 씨의 생활을 담은 孝行의 다큐멘터리 기록물로, 1993년 MBC에서 방영한 내용을 담고있다. 이 테입은 아마 김 대통령이 그 다큐멘터리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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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운길산, 그리고 故 김홍섭 판사사람 2021. 5. 3. 16:51
운길산에서 '바람'을 맞았다. 그 바람은 순전히 내탓이다. 날짜를 착각한 것이다. 운길산 역에서 3일 오늘 아침 11시에 선배와 만나기로 했다. 선배가 운길산 근처 집에 관심이 많다. 집도 좀 알아보고, 다산 유적지를 비롯해 인근의 이런 저런 곳을 가보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그 약속이 오늘이 아니라 5일, 수요일이었다. 선배와 통화를 하면서 자칫 내가 우길 뻔 했다. 가만 생각을 해 보니 내가 틀렸다. 이런 증세가 근자에 좀 잦다. 그러니 순전히 내 탓이다. 그래도 기왕에 왔으니 다산유적지 쪽으로 좀 걸어볼까 하는데, 선배가 광화문으로 나오라 한다. 점심이나 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전철을 '빠꾸'로 타고 광화문으로 나갔다. 오늘 어쩌다 이리 됐지만, 운길산 온 건 사실이다. 그러니 '어쨌든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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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겸 의원의 '공영뉴스 포털' 제안이 황당한 이유사람 2021. 4. 28. 12:04
“인간본성의 취약한 측면과 자극적 유혹에 대한 호기심에 알고리즘이 결합돼 뉴스포털 공론장을 어지럽힌다”며 “거대 보수언론의 헤드라인 노출도 상대적으로 높다.” 열린민주당 김의겸이 정부기금으로 별도의 뉴스포털을 만들자고 제안하면서 그 이유로 든 말이다. 무슨 말인지 요해가 잘 안 되는데, 애써 문맥상으로 연결해보자면, 김의겸은 그러니까 ‘인간본성이 취약하고 자극적 유혹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부류들을 보수 쪽 사람들로 보면서 의도된 어떤 목적을 뒷받침하는 말로 엮으려는 것 같다. 말하자면 이런 취향의 보수성향이 알고리즘에 반영돼 보수언론의 주요 뉴스가 포털의 상위에 배치된다는 것인데, 정말 '급조'된 집권당 비례 국회의원의 수준을 가늠케하는 낯 뜨거운 말장난으로 들린다. 김의겸과 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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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朝鮮의 씨름왕' 羅允出 장사사람 2021. 4. 19. 09:59
귀중한 사진 한장을 어렵게 찾았다. 일제 때 '조선의 씨름왕'으로 군림했던 나윤출(羅允出; 1913-?) 장사의 사진으로, 1936년 마산에서 열린 '전조선씨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송병규 장사와 맞붙고있는 장면의 사진이다. 대회가 열렸던 곳은 옛 서성동 주차장 자리다. 이 사진 원판을 소장하고 계신 분은 고등학교 박식원 선배다. 6년 전 강남의 선배 사무실에서 이 사진을 스마트폰으로 찍어 보관해오고 있었는데, 어느 날 그게 사라졌던 것이 오늘 어떤 USB에 담겨져있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1936년 마산에서 열린 '전조선씨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평양출신 송병균과 맞붙고 있는 나윤출(왼쪽) 나윤출은 그 인생사가 하나의 드라마다. 경북 달성군 옥포면 출신의 나윤출은 1930년대 부터 1940년대 중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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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 흰 당나귀'에서사람 2021. 4. 18. 15:53
어제 서촌 누하동의 '백석, 흰 당나귀.' 북한산 산행 후 귀갓길에 들렀더니 뵙고 싶었던 유재원 교수님이 거기 계셨다. 우연히 만난 것이다. 평소 한번 만나뵙고 싶었던 분이었는데, 정작 그 분을 만나서는 그 분을 통해 안부가 궁금하던 몇 분들과도 연락이 닿았다는 게 신기했다. 서강대학에 계셨던 손호철 교수와는 정확히 44년 만일 것이다. 손호철 교수(경향신문 사진) 1977년 그 분 합동통신사에 계실 때 종로3가 뒷골목 대포집에서 보고 처음인 것이다. 그 때 본 후 얼마있다 텍사스 오스틴대학으로 유학을 갔고, 학위를 한 후 한국으로 와 서강대에 재직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통화를 하는데, 나를 잘 모르는 것 같기도 했다. 많은 세월이 흘렀기에 그게 당연할 것이다. 채희완 교수(국제신문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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馬山사람 - 하광호, 그리고 노현섭.노상도 형제사람 2021. 4. 12. 10:51
고등학교 시절, 고향 마산의 이런 저런 지역 인물들 가운데 기억에 애매한 한 분이 있다. 하광호(河光浩)라는 분으로, 기억 속에는 마산에서 교육 일을 하고 이후 정계에 입문해 마산에서 영향력이 있었던 정치권 인사로 알고 있었다. 당시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이 분의 이름을 많이 들은 것은, 자신의 명의로 된 '하광호 장학회' 때문일 것이다. 공부는 잘 하지만 가정사정으로 면학이 어려운 학생들을 많이 지원했기에 기억 속에 '하광호'라는 인물이 그나마 남아있는 것이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반세기도 훨씬 전 고향의 인물이고, 이 분의 그 후 활동이나 행적은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토요일 고등학교 동기친구들과 북한산 산행을 하면서 이 분을 떠 올리게 하는 계기가 있었다. 어떤 친구 하나가 어떻게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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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동문들과 함께사람 2021. 4. 10. 06:50
그저께 저녁 고향 맛집인 여의도 '舊馬山.' 29회 동기친구 충근이와 최형두 의원(40회), 최연충 전 우루과이 대사(34회) 두 후배 등 고교 동문들과 가진 저녁자리. 홀가분한 마음들이었다. 보궐선거 결과 때문일 것이다. 동아일보 출신 충근 친구의 최 의원에 대한 이런 저런 주문이 강하고 셌다. 정치적 역량 강화와 더불어 지역구 마산의 발전을 위한 각종 대책 마련과 추진 등도 주문했다. 분위기도 그렇고 나는 친구의 그런 주문에 맞장구를 칠 수만은 없었다. 초선인 최 의원은 정책적인 측면에서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을 잘 알고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최 의원이 그와 관련하여 지역구인 마산을 위해 내걸고 있는 '지중해 도시 마산' 캐치프레이즈가 참신하고 좋았다고 지적했다. 여의도 '구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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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맹 가리(Romain Gary), 혹은 에밀 아자르(Emile Ajar)사람 2021. 3. 30. 10:53
'로맹 가리(Romain Gary)'라는 좀 우스꽝스런 이름을 안지는 얼마 안된다. 과문한 탓이다. 여기저기서 로맹 가리, 로맹 가리 하길래 도대체 그가 누구길래 저러는가 생각했지만, 그저 그러려니 했다. 얼마 전 넷플릭스 영화 '새벽의 약속'이라는 걸 보는데, 거기서도 로맹 가리다. 복잡한 생각에 엮이기 싫어 보다가 관뒀다. 그런데 그저께 영화 '자기 앞의 생'을 우연히 보다 그 언저리에 또 로맹 가리가 또 나오길래 결국 호기심에 찾아보다 깜짝 놀랐다. 그 로맹 가리가 바로 에밀 아자르(Emile Ajar)였던 것이다. '자기 앞의 생'이라는 영화도 그렇다. 제목이 분명 기억에 익은 것인데 가물가물했던 것이다. 그러던 차에 에밀 아자르와 연결하니 기억이 분명해졌다. 에밀 아자르의 소설 이 소설은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