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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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亨錫 선생의 칼럼 - '내 누울 자리를 정하고 나서'사람 2020. 12. 6. 12:31
'내 누울 자리를 정하고 나서" 이번 주 김형석 선생의 글 제목인데, 일견 좀 우울해 보인다. 죽음을 떠올리게 한다. 누구든 죽게 마련이니 그에 따른 대비 또한 각각이면서도 공통적인 것인데, 선생은 그걸 죽어 누울 자리에 맞춰 얘기하고 있다. 그런데 그게 재미있다. 친구따라 강남가는 격으로 죽어서 묻힐 묏자리를 정해가고 있는 것이다. 강원도 양구라는 특정지역을 강조하고 있지만, 보기에 그것보다는 친구인 고 안병욱 선생과 같이 눕고싶은 뜻을 차분히 얘기하고있는 것으로 읽혀진다. 이미 고인이 된 모친과 아내도 함께 하는 묏자리인데, 양 고인으로부터 이미 ‘암묵적인 동의’를 얻어 놓은 듯 하다. 선생의 글은 맛깔스럽다. 죽음. 철학. 신앙 등 묵직한 주제도 선생은 일상적인 삶의 한 조각으로 재미있게 풀어 나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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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까치발'사람 2020. 11. 29. 13:57
지나간 것은 아름답거나 아름답게 보인다. 여기엔 지금 감옥에 갇혀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도 해당된다. 박근혜를 거들고 싶은 마음은 없다. 하지만 나라 돌아가는 지경과 특히 국민 무시의 문재인 하는 짓이 하도 가당찮고 어이가 없으니, 상대적으로 박근혜가 새삼 부각되는 측면이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4년 10월 30일 국회에서 '까치발'을 하고있는 애달픈 모습이 카메라에 찍혔다. 아래는 그 때 그 사진을 보고 쓴 글이다. (박근혜의 '까치발') '까치발'은 위로 뭔가에 다다르기 위해 발뒤꿈치를 든, 이를테면 까치의 발모양을 한 발을 말한다. 이는 물리적 동작이지만, 한편으로 뭔가를 이루기 위한 노력의 한 표현으로도 풀이된다. 까치발은 그런 의미에서 누구나 할 수 있는 행동이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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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릴린 먼로 in 1953사람 2020. 11. 23. 07:58
‘Fade to Black’ - 마릴린 먼로(1926-1962) 27세 때인 1953년 9월의 모습. ‘룩(Look)’ 표지 사진으로, 당시 헐리우드 유명 셀럽 사진가인 밀턴 그리너(Milton Greene)가 찍었다. 컬러 슬라이드. (Photo from Shorpy) September 2, 1953. Los Angeles. "Marilyn Monroe posed in sweater with coffee mug." Color transparency by Milton Greene for Look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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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배우 申久 선생에 관한 어떤 칼럼사람 2020. 11. 3. 12:07
“84세 배우 신구의 ‘하마터면’ 마지막 무대” 오늘짜 조선일보의 한 칼럼 제목이다. 제목도 그렇고 문화부차장이라는 분이 썼으니 문화칼럼이라 할 수 있겠다. 칼럼 제목에서 그 내용이 이미 짐작은 된다. 원로 연기자인 신구 선생의 연극에 대한 열정과 혼신을 다한 연기를 평가하고 칭송하는 내용일 것인데, 언뜻 '하마터면'이라는 글자가 흥미를 유발한다. 아니나 다를까, 칼럼을 읽다가 글의 초반에 잠시 멈칫했다. 신구 선생의 와병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것도 본인 입으로 ‘설암(舌癌)’을 운위하고 있으니 예사 병이 아니다. 글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생이 맡겨진 배역을 훌륭하게 소화해 내 공연이 성황리에 끝났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제목대로 글은 물론 그렇게 끝날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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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윤석열?사람 2020. 10. 22. 06:07
추미애에 의해 만신창이가 되고있는 윤석열이는 지금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별 생각이 다 든다. 그는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국민들 다수가 생각하듯, 그는 정말 과연 정의로운 사람일까. 하여 진정 자유와 민주를 원하는 국민들과 뜻을 함께 할 사람인가. 아니면 시류에 편승해 기회를 엿보는 기회주의자일까. 추미애에게 저리 당하고도 묵묵히 있는 걸 보면 어쩌면 바보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어떤 경지에 이른 도사 같아 보이기도 한다. 국민의 관심이 그의 일거수 일투족에 쏠리고 있는 것은, 결국 문재인 독재에 대한 한 돌파구로서의 그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일종의 쏠림 현상이다. 그러면 그같은 국민적 현상에 가튼 부튼 어떤 반응을 내 놓아야 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묵묵부답이다. 애시당초 그에 대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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羅 勳 兒사람 2020. 10. 5. 08:59
나훈아가 누구 들으라며 일갈한 사이다 발언이 암울한 추석 연휴를 그나마 좀 다독거려 주었다. 나훈아더러 나훈아 이상의 그 무엇을 바라는 마음들은 이해한다. 하지만 나훈아는 누가 뭐라든 지나 온 반세기 나라와 국민의 애환을 함께 한 걸출한 대중가요 가수다. 그러니 그냥 그 자리에 나훈아를 놓아 두자. 국민가수 운운으로 추켜 세우지도 말자. 나훈아에게 무슨 타이틀이 필요할 것인가. 그저 우리 모두의 심금을 달래주는 '도롯도 뽕짝 가수'라는 네이밍이 오히려 우리들 정서에 더 와 닿는 것이지 않겠는가. 즐거웠지만 한편으로 지루하기도 했던 추석 연휴도 지나갔다. 나훈아의 옛 고향 노래를 들으며 그 며칠 간 연휴의 시름를 달래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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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트로트 어워즈'의 한 의미있는 施賞사람 2020. 10. 2. 09:46
1일 저녁 '2020 트로트어워즈'에서 의미있는 시상이 하나 있었다. '100년 작가상'을 수상한 작곡가 정풍송(79) 선생이다. 내가 정 선생의 이 수상을 의미있게 본 것은 선생의 수상 소감이다. 선생은 우리나라 대중가요가 6. 25 등 대한민국 수난의 시기 민중과 그 애환을 함께 해 온 것임을 전제했다. 그러면서 선생은 특히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에 강한 방점을 찍으며, 대중가요가 우리나라 자유민주주의와 함께 해 나가기를 강한 어조로 강조하면서 후배들의 역할을 당부했다. 조용필의 '허공' 등 수많은 히트곡을 만든 선생은 원로 음악인으로서는 드물게 우리나라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앞장서 실천해오고 있는 분이다. 선생은 지난 해 조 국 사태 당시에도 문재인 정권 규탄에 의미있는 역할을 했다. 대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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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파이즘(Capaism)'사람 2020. 9. 30. 09:11
사진 한 장이 역사를 바꾼다. 사례가 많다. 멀리까지 갈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전기를 마련한 1987년 '6.10 항쟁'을 승리로 이끈 것은 한 장의 사진이다. 연세대 이 한열 군이 최루탄에 맞아 숨져가는 보도사진 한 장의 폭발력은 컸다. 이 사진으로 민주화 시위는 폭풍처럼 번졌고 군사독재 정부는 백기를 들었다. 중요한 역사의 현장은 말이 필요 없다. 그 현장이 모든 것을 말한다. 사진은 이것을 포착한다. 보도사진을 얘기할 때 로버트 카파(Robert Capa; 1913-1954)를 빼 놓을 수 없다. 그는 종군 보도기자의 전설이다. 포토 저널리즘에서 회자되는 말이 있다. '카파 이전'과 '카파 이후'이다. 전쟁을 취재한 기자들은 카파 이전까지는 한가한 구경꾼들이었다. 크리미아 전쟁부터 1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