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
대금散調의 名人, 김평부사람 2021. 8. 8. 08:55
금요일 저녁, 낮술로 얼큰해진 가운데 '흰당나귀'를 나서려는데 귀한 분을 만났다. 내가 그 분을 알아봤는지, 그 분이 나를 먼저 알아봤는지 모르겠다. 김평부라는 분. 대금산조의 名人이다. 얼마 전 어디선가 우연히 이 분에 관한 글을 본적이 있다. 서울시내로 나와 인사동에 거처를 마련했다는 소식이었다. 그걸 아마 그날 만난 자리에서 확인했을 것이다. 김평부라는 이름보다 '숨'으로 잘려진 이 분의 원래 거처는 북한산 산속이었다. 흥국사 쪽 깊숙한 산골에서 홀로 대금을 불고있던 이 분을 지난 2013년에 만났다. 한나절 '숨 산방'에서 대금을 듣고 이야기를 들었다. 그 때 쓴 글을 찾아보니 나온다. 이 분이 북한산을 떠나 다른 곳으로 옮겼다는 얘기는 훨씬 전에 들었다. 2013년 만나 얘기를 나눌 때, 북한산..
-
조르바, 혹은 안소니 퀸의 여인들(ladies of Zorba, or Anthony Quinn)사람 2021. 8. 1. 08:35
소설 속 캐릭터에 빠져 읽다보면 그 모습은 저럴 것이라는 이미지를 떠 올리게 한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Zorba, the Greek)'에서의 조르바는 나에겐 1964년에 만들어진 동명의 영화 속 캐릭터인 안소니 퀸으로 못박혀있다. 조르바의 여인 오르탕스의 영화 속 배역은 릴라 케드로바(Lila Kedroba; 1909-2000)다. '그리스인 조르바'에서의 안소니 퀸과 오르탕스 역의 릴라 케드로바(1964) 그런데 케드로바는 안소니 퀸보다 그 이미지가 약하다. 이 영화 속 오르탕스 역으로 아카데미 상을 수상한 케드로바에겐 미안한 얘기지만, 나는 자꾸 케드로바 보다 비르나 리지(Virna Lisi; 1936-2014)를 떠 올린다. 안소니 퀸과 합을 이룬 영화 '25시'의 이미지가 강렬해서일까..
-
이제는 '사업가,' 리즈 위더스푼(Reese Witherspoon)사람 2021. 7. 13. 10:48
영화 '워크 더 라인(Walked the Line)'의 리즈 위드스푼(Reese Witherspoon)'이 오랜 만에 뉴스를 탔다. 월스트리터저널(WSJ)의 지난 6일(현지보도)자 보도인데, 위더스푼의 잘 나가는 할리우드 연기자로서의 뉴스가 아닌 게 눈길을 끌었다. 다름이 아니라 위더스푼이 사업가로 주목을 받고있다는 것이다. 위더스푼이 설립한 미디어 회사가 최근 애플 등으로부터 관심을 받으면서 높은 몸값으로 인수. 합병(M&A)시장에 나올 것이라는 관측을 더한 기사인데, 회사의 가치가 10억 달러(1조138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추산이다. https://www.wsj.com/articles/reese-witherspoons-media-company-hello-sunshine-is-exp..
-
李外秀사람 2021. 7. 9. 12:15
살려고 안간 힘을 다하는 사람이 업수이 여겨지며 조롱 당하는 세태, 새삼 인간 존재에 대한 회의가 든다. 뇌출혈로 사경을 헤매며 일년 넘게 투병을 하고있는 이외수 작가의 근황을 알리는 보도에 폄훼와 조롱의 댓글이 무수히 달렸다. 몇몇 유력 언론사 측에서도 좀 심하다 느꼈는지, 시방은 댓글이 모두 삭제된 상태다. 인간이 사회적 존재라는 건 결국 뒷감당을 남긴다. 남다른 필력과 기행, 그리고 화려한 입담이 어떤 정치적, 이념적 진영의 유불리에 작용했던 뒷감당이 아닐까 싶다. 그걸 상대적 진영의 사람들은 간단히 업보라고 치부하며 오히려 즐거워 한다. 생로병사로써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자연적 존재로서의 한 인간으로 그냥 봐 줄 수는 없는 것일까. 흐미한 의식 속에서 이외수 작가가 눈물을 훔치..
-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윤리의식'(?)사람 2021. 6. 17. 07:11
"가톨릭의 가치가 평생 내 삶의 바탕을 이루었고, 정치인이 된 이후에도 높은 윤리의식을 지킬 수 있었다." 14일(현지시각) 오스트리아 하일리겐크로이츠 수도원을 방문한 문 대통령 내외(사진=미디어리퍼블릭) 소가 웃을 말을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이 오스트리아 가톨릭수도원에서 하고있다. 자기 스스로 윤리의식이 높다면서 거기에 가톨릭을 갖다 붙이고 있다. 이런 생각이 들기는 한다. 전통적이고 엄숙한 가톨릭수도원을 갔고, 게다가 자신이 가톨릭신자이니까, 그 주제에 그 분위기에 걸맞는 얘기를 하고자 했는데, 그게 그 분위기에 취해 자신을 망각한 상태에서 막 나가버린 말일 수는 있다는 것. 일단 각설하고 문 대통령을 한번 보자. 과연 그가 윤리의식을 말할 자격이 있는가. 우선 그는 매사가 자기 위주다. 게다가 ..
-
현충일에 생각나는 사람사람 2021. 6. 6. 10:29
나에게 현충일은 호국영령에 대한 추모와 함께 한편으로 옛 군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날이기도 하다. 거의 반세기 전이지만, 아직도 또렷하게 남아있는 나의 빠릿빠릿한 청춘의 한 시절이기 때문일 것이다. 임진강을 건너 송악OP 통신병으로 6개월 정도 있다 다시 강을 건너 페바(FEBA) 지역인 파주 광탄 1사단 사령부로 온 게 1973년10월 경이다. 거기서 통신보급소 서무계로 75년 11월 제대할 때까지 근무했다. 돌이켜보건대 아마 전생을 통털어 가장 머리가 잘 돌아가고 감성이 풍부하고 행동 또한 민첩했을 때가 그 시기일 것이다. 군대시절 함께 했던 사람들. 가운데 앉아있는 분이 김영준 대위. 가운데 줄 왼쪽이 나다. 그 시절의 함께했던 사람들이 우선 그립다. 서너 명은 연락이 된다. 하지만 대..
-
조국과 <조국의 시간>, 그리고 John Wesley Harding사람 2021. 6. 2. 08:31
대저 나쁜 사람들을 보통의 범인들과 구분할 때 뭐라고 불러야 할까. 조국이라는 사람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선과 악으로 구분하기도 애매하다. 나쁜 짓을 많이 했으니까 고래적인 용어인 '惡漢'으로 부르고 싶은 충동이 일기도 한다. 하지만 그가 사람을 죽인 것도 아니니 딱 부러지게 악한이라 하기도 좀 그렇다. 조국의 나쁜 점에서 가장 도드라지는 건 위선(爲善)이다. 그 위선이 가미된 나쁜 사람을 부르는 용어가 있을 터인데, 생각이 나질 않는다. 아무튼 조국이라는 사람을 통칭해 부를만한 호칭이 마련돼야 한다. 후세에 어떤 교훈적인 가르침으로도 필요할 것이다. 조국의 '조국의 시간'이라는 책이 바야흐로 장안의 화제몰이를 하고있다. 이런 류들의 사람들은 이런 짓을 잘 한다. 말하자..
-
Elizabeth Taylor in 1948 at the age of 16사람 2021. 5. 24. 12:14
세기의 여배우로 명성을 떨친 엘리자베스 테일러(Elizabeth Taylor; 1932-2011)의 16세 때인 1948년 10월의 모습. (photo from www.shorpy.com) Life誌를 위해 뉴욕의 한 스튜디오에서 어깨를 훤히 드러낸 데콜테(decollete) 이브닝 드레스를 입고 포즈를 취한 리즈의 아름다운 모습에 사진가 필리페 할스만(Philippe Halsman)은 넋을 잃었다. 할스만은 그 때 이런 말을 남겼다. "나의 스튜디오에 앉은 리즈는 조용하고 수줍어했다. 나는 리즈가 그 아름답고 뇌살적인 용모에도 불구하고 그저 평범한 보통의 틴에이저라는 사실에 놀랐다 (In my studio Elizabeth was quite and shy. She struck me as an ave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