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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7) 일본, 美 진주만 공습(1941)today in world history 2021. 12. 7. 13:31
12월 7일 오늘은 일본군이 미국의 하와이를 기습공격한지 80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날 오전 7시 55분(하와이 시간), 하와이 오아후 섬 상공 구름 사이로 붉은 일본 욱일승천기를 날개에 새긴 일본 잠수폭격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 폭격기 뒤로 360대의 일본 전투기가 맹렬한 속도로 진주만의 미 해군기지를 목표로 공격을 위한 하강을 하고 있었고, 이어 맹렬한 기습공격이 시작됐다. 이 기습공격은 미 태평양 함대에 치명타를 입혔고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는 한 명분이 된다. 이 공습의 기미는 이미 예고되고 있었다. 프랭클린 D. 루즈벨트 미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은 일본과의 외교협상이 결렬되면서 일본의 공격이 임박할 것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진주만의 중요한 해군기지의 경계와 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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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예이츠(William B. Yeats)의 'A Coat'컬 렉 션 2021. 12. 6. 10:19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William Butler Yeats)의 '코트(A Coat)'라는 시. 예이츠라면 '이니스프리의 호도' 밖에 모르는 나는, 예이츠의 이 詩 '코트'가 이즈음의 계절에 어울리는 옷을 소재로 한 詩인 줄 알았다. 그게 아니다. 예이츠에게 이 '코트'는 이를테면 그의 시의 거품같은 것이었을까. 예이츠는 아일랜드의 국민시인으로, 예이츠의 전성시절인 1910년대 더블린에서는 예이츠의 시를 모방한 작품들이 유행했었다고 한다. 예이츠는 그의 시를 이에 빗대 '코트'로 포장해 풍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언뜻 보기에는 자신의 시를 모방하고 있는 자들에 대한 풍자 같지만, 그럼에도 궁극적으로는 자신을 향한 내면의 목소리가 아닌가 싶다. 마지막 연, 'In walking naked'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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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ton Nelson의 'Translation'컬 렉 션 2021. 12. 5. 07:59
'Translation' by Kenton Nelson(2001, oil on canvas) 켄턴 넬슨(Kenton Nelson)의 'Translation' 타이틀의 유화(oil on canvas). 나로서는 처음 들어보는 화가다. 구글 검색을 해 보니 1954년 미국 출생의 중견 화가다. 그림 제목이 선뜻 받아들이기에는 좀 의미심장하다. '트랜슬레이션(Translation)'하면, 번역이나 해석, 변형의 뜻을 갖고 있는데, 이 그림에서 그 의미는 무엇일까. 한 방에서 남자는 요상한 자세로 책상에 엎디어 커피 아니면 물이 담겨진 컵을 응시하고 있고, 여자 또한 요상한 자세로 의자에 누운듯 기대있다. 이런 느낌을 준다. 공동체 안의 어떤 관계를 갖고있는 남녀이지만, 생각은 각자대로 하고 있는 것.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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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쿠프(Krakow)' by Pzremek Czaja볼 거 리 2021. 12. 2. 09:42
페이스북 그룹인 'Henri-Cartier Bresson'에 사진을 올리고 있는 폴란드 사진작가 쁘즈레멕 짜자(Pzremek Czaja)의 폴란드 도시 크라쿠프(Krakow)을 주제로 한 일련의 작품입니다. 짜자는 크라쿠프에 거주하면서, 크라쿠르의 풍광과 풍물에 집착해 사진을 찍어오고 있습니다. 아래 세번 째 사진은 크라쿠프 도심에 있는 알케미아(Alchemia) 클럽입니다. 크라쿠프의 이 흑백사진들은 나로 하여금 메릴 스트립이 나오는 영화 '소피의 선택(Sophie's Choice)'을 떠올리게 합니다. 윌리엄 스타이런(William Styron)의 소설이기도 한 '소피의 선택'에는 크라쿠프 얘기가 많이 나옵니다. 소피의 폴란드 고향이 바로 그곳이기 때문입니다. 아우슈비츠에서 극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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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의 어떤 'reunion'misce. 2021. 11. 30. 11:41
큰 아이는 다섯 살 때인가 물에 빠져 죽을 뻔 했다. 친구들과 놀러 간 강릉 바다에서, 아들은 또래의 친구 아이들과 물에서 놀다 깊은 웅덩이에 걸려든 것이다. 두번 떠 올랐다가 마지막으로 잠기는 찰라에 같이 술을 마시고 있던 한 친구가 발견하고는 그대로 달려가 물에 뛰어들어 구해냈다. 나는 뒤돌아 앉았던 반면에 그 친구는 현장을 마주보고 있었던 것이다. 이 얘기가 얼마 전 큰 아이 내외와 밥먹는 자리에서 나왔다. 니가 살 운명이었다고 나는 끔찍했던 그때를 떠 올리며 말했다. 근데 아들은 싱글싱글 웃으며 이런 말을 농담 던지듯 한다. 그때 아버지, 어머니가 그리 무정할 수 없었고 그래서 체념하다시피 했다는 것. 그게 무슨 말인가고 물었더니 아들은 이런다. 물 속에서 헤매다 웅덩이로 처음 빠져드는데,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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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내시경村 學 究 2021. 11. 27. 14:14
내시경실 옆이 회복실인 모양이다. 두어 번 해봤기에 짐작은 간다. 수면마취 상태에서 일을 본 후 덜 깬 상태로 회복실로 가 잠시 누웠다가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는 모양이다. 내 차례를 기다리며 대기실에 앉아 있는데, 내 앞 차례였던 어느 아주머니가 간호사에 의해 부축돼 회복실로 들어간다. 걸음걸이가 흐느적거리고 뒤뚱거리는 게 왜 저러나 싶었고, 우스꽝스럽게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내심 다짐했다. 내 차례. 입에 거품제거 약물을 넣고 손등에 무슨 주사를 놓고… 그러고 깨어보니 누워있다. 회복실 침대다. 그럼 나도 간호사에 부축돼 회복실에 누워졌다는 것인데, 나 또한 흐느적 흐느적 비몽사몽 간에 이동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왜 그건 기억이 하나도 나질 않고 내 다짐조차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내 뒷 차례 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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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弔花’obituary 2021. 11. 25. 18:33
전두환과 박근혜. 둘 다 대통령을 역임했지만, 이름 앞에 붙는 ‘전 대통령’이라는 호칭이 새삼스럽고 어색하다. 박근혜는 국정농단이라는 죄명아래 긴 영어(囹圄)의 족쇄에 갖혀 산지 오래됐고, 전두환은 5.18 학살과 12.12 내란이라는 죄명으로 갇혀 살다시피 했다. 그러니 둘 다 사실상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지위가 박탈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둘에게 씌어진 이 죄명을 물론 본인들은 부정한다. 국민적 여론 또한 거의 반반으로 나뉘어져 시끄럽다. 하지만 현 정권 하의 현실은 냉정하다.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현실이라는 것, 그것은 오로지 권력의 부침으로서만 설명되어지는 묘한 속성의 뜬구름 같은 것이다. 말하자면 李白이 인생을 얘기하며 읊고있는 한 싯귀처럼, 아침엔 푸른 실이었다가 저녁이면 백설의 하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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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대화천(大化川)'landscape 2021. 11. 25. 13:23
고양 일산지역에 산지 근 30년이 다 돼 가지만, 아직도 못 가본 곳이 많다. 넓디 넓은 고양 땅을 아직 잘 모른다는 얘기다. 나는 지금 살고있는 능곡과 그 이전 살았던 후곡마을을 제하고는 고양 지리를 잘 모른다. 기껏 나가서 간다고 해 봐야 호수공원이나 고봉산 정도다. 고양 일산 지리에 어둡다는 건, 일단 대화 역 그 너머의, 그러니까 서구지역은 그야말로 나에겐 미지의 땅이라는 말과 통한다. 대화 역 너머는 여즉껏 한번도 가보지 않았다는 말이다. 그곳에 킨텍스도 있고, 고양종합운동장 등도 있는데 말이다. 이번에 '고양시니어클럽' 쪽 일을 하면서 의외로 고양 일산지역의 여러 곳을 많이 알게됐다. 내가 살고있는 능곡 인근의 대장천(大壯川)도 알게됐고, 대장천의 자연습지도 그 덕에 많이 가봤다. 그저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