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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맛칼럼니스트'에 대한 아쉬움사람 2021. 11. 6. 08:54
어느 TV 채널인가에서 매일 틀어주는 '생활의 달인'이라는 프로를 자주, 그리고 즐겨 본다. 최신의 것은 아니고 몇년 전의 지나간 방송을 묶어서 하는 방송이다. 이 중에서도 특히 전국의 맛있는 집의 달인들을 소개하고 있는 방송을 재미있게 보고있다. 맛집의 이런 달인 소개 방송에서 빠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 자칭 타칭의 맛칼럼니스트라는 황교익이라는 분이다. 오늘 아침에도 그 채널의 그 방송을 보는데, 그 분이 나오고 있다. 나는 이 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맛을 품평하는 칼럼니스트에 앞서 너무 정치지향적이기 때문이다. 지난 번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을 둘러싼 이런저런 논란에서 보여 준 표독스럽고 냉소적인 언행은 보고에 참 딱하기 그지 없었다. 정치적지향성도 물론 나와 맞질 않다. 더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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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題(1) - 서귀포의 이탈리안 맛집, '젠 하이드어웨이'먹 거리 2021. 11. 5. 14:41
제주도 하면 한라산이다. 우리들도 한라산을 오르기위해 2일 제주를 찾았다. 상판악에서의 백록담 등정을 하루 앞두고 워밍업삼아 나선 서귀포 나들이에서 만난 맛집 하나. 일행 중 한 친구가 전언으로 찾아놓은 맛집인데, 처음에는 모두들 좀 갸우뚱했다. 이탈리아 음식점이었기 때문이다. 나이들 꽤나 먹은 우리들 주제의 입맛에 웬 피짜, 파스타? 그래도 친구의 고집이 워낙 강했다. 그래서 찾아간 곳이 서귀포 안덕면 신기한 형상의 산방산 아래 해변가에 연해있는' 젠 하이드어웨이(zen hideaway)'라는 이탈리아 식당이다. 선입감 같은 게 있었다. 제주 해변가 이탈리아 식당이래 해봤자 그저 그럴 것이겠지 하는. 하지만 우리들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음식 맛이 속된 과장을 좀 보태 귀똥찼다는 것이다. 바질파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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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북한산과 '조니워커 블루' 한 잔즐거운 세상 2021. 10. 31. 07:46
30일 북한산 산행. 모종의 '프로젝트' 때문에 연 2주 째 북한산 산행도 몸 만들기 중심으로 집중. 불광동 장미공원에서 붙어 탕춘대 암문에서 친구들을 기다리지 않고 그대로 오름. 아무리 중대한 프로젝트라지만, 눈에 들어오는 붉은 빛으로 물들어가는 북한산 단풍을 무시하고 그냥 오를 수는 없어 몇몇 단풍조망이 좋은 곳에서는 잠시 쉬어가기도 했음. 그런 관계로 지난 주에는 비봉능선까지 2시간 걸렸는데, 오늘은 2시간 15분이 걸림. 비봉능선 상에서 혼자 40여 분 기다리다 친구들과 합류. 오늘은 모처럼 안무영 회장이 나와 반가웠음. 사모바위 인근에서 옹기종기들 앉아 요기를 하는데, 안 회장이 '비장의 카드'를 꺼내 우리들을 놀라게 함.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조니워커 블루 한병이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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悔 恨obituary 2021. 10. 29. 08:26
언젠가는 만나뵙고 나름 속 섞여드린 잘못을 사죄드릴 작정이었다. 그러나 그 선배가 근년간 이런저런 사단에 엮여있느라 그러질 못하고 있었다. 며칠 전 우연히 옛 신문사 밴드에 들어갔다가 알았다. 그 선배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그럴 수가 없다 싶어 어제 확인을 했더니, 그게 사실이었다. 나에게 부고는 물론이고 귀뜀 한번 없었다. 모두들 그리도 쉬쉬해야 할 죽음이었던가. 세상 인심이라는 게 정말 무섭다. 어떤 사단이 어떻고 저렇고, 그에 따른 결과가 아무리 그렇더라도, 세상을 어쩌면 그렇게 황망하게 뜨도록 할 수 있단 말인가. 이십 여년의 세월이 흘러갔지만, 끝내 내 마음에 회한을 남기고 떠난 선배다. 부산 내려가면 형수라도 찾아 뵈어야겠다. 오늘 새벽 선배의 명복을 빌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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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26' 42주년misce. 2021. 10. 27. 10:24
미국사람들이 전쟁이나 기아없이 비교적 가장 잘 살던 때가 언제였을까 하는 물음이 있었다. 스캇 피츠제럴드의 소설 '위대한 개츠비(Great Gatsby)'가 출간되던 1925년 전후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그러면 해방이후 우리나라는 언제이고, 국민들이 함포고복하며 가장 즐거워했을 때가 언제일까. 언젠가 이런 질문으로 여론조사를 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그때 나온 대답으로 박정희대통령 시대, 그리고 1977년 12월 1일 박 대통령이 쌀막걸리 제조를 허용했을 때라는 게 가장 많았다. 쌀막걸리가 허용된 1977년 12월 1일 저녁이 생각난다. 입사 5개월의 초짜 기자였던 나는 선배들과 어울려 종로통에서 쌀막걸리를 꼭지가 돌 때까지 진탕 마셨다. 광화문으로 나갔더니 막걸리에 취한 장삼이사들이 만세를 부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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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코스트에 희생된 아이들(I) - 지넷(Ginette Wajsburt)obituary 2021. 10. 26. 11:00
나치독일에 의한 유태인 학살, 즉 홀로코스트(Holocaust)는 인류 최대의 범죄입니다. 인간이 인간을 철저하고도 계획적으로 제거한 이 참상의 어두운 그림자는 8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에도 여전히 어른거리며 "너희들이 한 짓을 너희들이 아느냐"고 인간들에게 묻고 있습니다. 홀로코스트의 수많은 희생자들 가운데 특히 뭣 모르고 죽어간 어린 아이들의 경우는 지금에도 여전히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이와 관련해 국제적으로 홀로코스트에 희생된 어린 아이들을 추모하는 프로그램이 구미 각국에서 마련되고 있습니다. 저의 이 글은 그 프로그램이 전하고 있는 홀로코스트 희생 아이들의 불쌍하고 애틋한 기록들을 옮긴 것입니다. Ginette Wajsburt(1935-1942) 이쁘고 깜찍했던 7살 소녀 지넷(G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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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볼 거 리 2021. 10. 25. 20:46
내 집 거실엔 보기에 두 개의 종교가 공존하는 듯 합니다. 가톨릭의 표상인 십자가 예수와 성모마리아 상이 있고, 그 맞은 편엔 불교의 관음보살이 앉아있는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가 걸려져 서로를 바라다 보고있습니다. 내 신앙의 깊이에 대해 나 스스로 가늠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나는 가톨릭입니다. 그러니 좀 이상하다할 것이지만, 물론 그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아무튼 오늘 내 집 거실의 '관음보살도'를 다시 한번 유심히 살펴보게 하는 계기가 있었습니다. 고려시대 불교미술의 정수로 단연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가 꼽혀집니다. 어제 일짜 조선일보에 그 '수월관음도'의 진수를 느끼게 하는 작품 한 점이 올려져 눈을 황홀케 했습니다. 현존하는 고려 '수월관음도' 가운데 가장 크고 아름답다는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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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북한산 山行村 學 究 2021. 10. 24. 08:17
산에 들어가 산을 오르면서는 산 아래 일을 생각한다. 딴 생각인가, 바른 생각인가. 산을 오르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그 중 하나는 세상의 시름을 잊기위한 것이라고도 한다. 아득바득 살아가는 세상사를 그나마 산을 오르며 시름을 달래보자는 것이다. 그러면 부득히 산 아래 일을 생각해야 하고 그의 옳고 그름이나 이해관계 같은 것을 따져보아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는 산을 오르며 산 아래 일을 생각하는 것도 일견 타당하다할 것이다. 산 아래 일을 잊기 위해 산을 오른다고도 한다. 그러면 산에서는 산 생각만 하고 오를 일이다. 어느 게 맞는가를 따지는 것 자체부터가 좀 어불성설적이기는 하다. 어제, 불광동 장미공원에서 출발한 나의 북한산 산행은 모처럼 사모바위까지 이어졌다. 탕춘대 암문에서 친구들과 합류하기로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