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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1박2일세상사는 이야기 2022. 8. 11. 11:18
포항 역 대합실에서 열차를 기다리다 깜빡 잠이 들었다. 그러다 행신가는 17시30분 열차 놓쳐버렸다. 포항 1박2일의 마무리가 그로인해 헝클어졌다고나 할까. 부랴부랴 18시 서울 행을 타고 올라왔다. 그로인해 서울에서 전철 2번 갈아타고 집으로 오느라 욕 좀 봤다. 1박2일 간의 일정이 딴에는 피곤했었나 보다. 도착한 날 저녁 서동훈 선배작가의 유강동 댁 근처 한 음식점에서 조촐한 모임을 가졌다. 서 선배와 서상문 박사, 그리고 포항의 수필작가 몇분이 자리를 함께 했다. 서 선배와는 30년 만의 해후다. 1991년 신문사에서 서 선배는 논설위원으로, 나는 정치부 차장으로 함께 있었다. 30년이 긴 세월이기는 하나, 해후의 반가움과 기쁨 앞에 그건 한낱 찰나에 불과한 것이었지 않나 싶다. 다음 날은 서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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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기소년'과 김경수사람 2022. 8. 9. 11:50
드루킹 사건으로 수감 중인 김경수의 얼굴은 이솝 우화에 나오는 양치기 소년을 떠 올리게 한다. 그 소년은 안 봐서 잘 모르겠지만, 그 모습을 상상해 보면 아마도 김경수와 닮은 얼굴이지 않겠냐는 생각인데, 착하고 반듯하고 순진한 모습의 얼굴일 것이라는 점에서다. 하지만 나는 김경수의 얼굴을 가끔 볼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든다. 순진하고 착하게 생긴 저런 얼굴이 窮相내지는 貧相으로 변할 여지가 또한 많다는 것. 그리하여 그런 궁상과 빈상으로의 운명으로 살아갈 수도 있겠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원래 생긴 얼굴대로 착하고 바르게 살아가면, 그 얼굴 모습대로 반듯한 꽃길의 삶이 있을 것이지만, 만약 거짓말이나 일삼으면서 나쁘고 고약하게 살아가면, 그 착한 얼굴이 흉칙스런 궁상이나 빈상으로 변하거나 보여지면서 그에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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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속의 충무로 '사랑방칼국수'먹 거리 2022. 8. 9. 11:09
며칠 간 내리는 비 때문에 집에 있으니 평소 나답지 않게 TV 많이 본다. 3년 전 ’허영만의 백반기행’이라는 프로에 충무로 쪽이 나온다. 충무로는 예전에 사무실이 그 인근에 있었기 때문에 정확히 1981년부터 1990년까지 10년을 삐댄 곳이다. ’백반기행 ‘ 충무로 편을 보면서 한 가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게 재미있다. ‘사랑방칼국수’라는 곳은 내가 근 십년을 다닌 충무로의 맛집이다. 이즈음도 어쩌다 충무로를 나가면 들리는 곳이다. 예나 지금이나 그 집을 갈 때면 그 집 여주인이 좀 궁금했었다. 내 또래 같기도 하면서도 그 남편 되시는 분과 견줘보면 어째 한참 젊게 보이는 것이 그래서 도대체 나이가 얼마나 될까하는 것이었는데, 어제 이 방송을 통해 그걸 안 것이다. 그러니까 방송에서 정확하게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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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황수관 박사사람 2022. 8. 8. 16:18
TV는 추억이다. 25년 전으로 돌아갔다. 고인이 된 황수관 박사가 살아서 나오고 있다. 황 박사의 파안대소는 지금 다시 보아도 일품이다. 그리고 그 웃음에 따라지는 위트로 가득찬 청산유수같은 말. 25년 전 황 박사는 오십대 초반의 나이로 TV에서 어릴 적 고향의 옛 첫사랑을 만나고 있다. 나는 황 박사가 경북 안강 출신이라는 걸 오늘에사 처음 알았다. 인근 경주와 포항 얘기도 많이 나온다. 내 유년의 흔적과 그리움이 쌓인 곳이다. 그러니 더 정겹고 반갑다. 황 박사는 2012년 별세했다. 급성패혈증이 원인이다. 나는 그 다음 해인 2013년 역시 패혈증으로 거의 죽다 살았다. 이런 것도 인연이랄 수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어쩌다 황 박사를 떠 올릴 때 그 생각이 난다. 며칠 후 포항으로 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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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먹방’사람 2022. 8. 7. 06:36
나는 먹는다. 나는 먹고 먹고 또 먹는다. 생각같은 복잡한 거 묻지마라. 나는 그저 먹고있을 따름이다. 이게 코로 들어가든, 입으로 가든, 눈으로 가든 나는 모른다. 나는 단지 먹고있을 따름이다. 자작의 이른바 먹방으로 보인다. 딴에는 자신의 건재함과 여유스러움을 과시하고자 하려는 것이겠지만, 저런 ‘쇼’로 개길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러니 뭘 씹으며 먹고있기는 하지만, 뭘 먹고있는지 모르는 무심함이 표정에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저런 얼치기 종북 공산주의자가 이 나라를 5년 간 좌지우지했다는 것이 새삼 소름을 돋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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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curiosity 2022. 8. 2. 20:45
오늘 새벽 꿈에 김일성이 나타났다. 검은 인민복에 검은 뿔테안경, 뒷 목의 혹 등 기억되고 있는 그 인상 그대로였다. 내가 김일성과 함께 앉아 어떤 사람을 그에게 소개시켜 주는 자리였는데, 어렴풋하지만 젊은 여자였던 것 같다. 김일성이 아주 흡족해하며 내 손을 잡고는 내 손바닥을 슬슬 문지르고 있었는데, 꿈 속일지라도 기분이 좋았다. 그러다가 깼다. 새벽 3시 경이었다. 그 후로 잠을 다시 이룰 수가 없었다. 김일성을 구체적으로 좀 알고있었다. 젊었을 적 북한관련 일을 한 탓이다. 한반도 적화를 위해 6. 25전쟁을 일으킨 김일성은, 우리 한국사람들로서는 잊혀질 수 없는 나쁜 사람이다. 더구나 북한에서의 세습권력장악을 위해 그가 저지른 일들은 악행 그 이상의 것들이다. 그러니 나의 김일성에 대한 인상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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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밋curiosity 2022. 7. 30. 11:18
예전에 이집트의 이런 저런 신비에 젖어 좀 빠진 적이 있다. 에집톨로지(Egyptology), 그러니까 이집트 학은 그 근처에도 못 갔고 그저 호기심 차원으로 그 저변을 맴도는 그런 수준의 것이었다. 그런 맥락이었지만, 특히 고대 이집트인의 생사관은 독특한 것이어서, 태어나고 죽는 과정 및 사후세계와 피라밋과의 개연성은 여러가지로 관심을 촉발시키는 그 무엇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기에 피라밋을 파고들기도 했다. 지금은 이집트의 신비에 관해 어느 정도 논리적으로 객관화된 생각을 갖고있을 정도로 멀쩡해졌다. 간혹 서재에서 그때의 흔적이 눈에 띄곤 한다. 사진의 피라밋과 오벨리스크 모형은 1996년 브라질에 갔을 때 상파울루에서 구입한 것이다. 바쁜 일정에서도 시내 상가를 지나다가 눈에 띄길래 얼른 들어가 샀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