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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더스(The Others)' - 귀신이 사람을 무서워한다는 발상의 전환컬 렉 션 2022. 6. 18. 16:50
오늘도 옛날 영화 한편을 봤다. 니콜 키드먼 주연의 2001년 작 '디 아더스(The Others). 재미있는 영화의 묘미는 반전, 그리고 같은 맥락에서의 연출자의 발상의 전환이다. 영화 '카오스(Chaos)'의 재미는 막판, 범인 잡으러 다니던 코너스 형사가 범인으로 드러나는 반전 때문이다. 발상의 전환은 관객들의 고정적인 관념을 뒤엎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디 아더스(The Others)'에서 만끽할 수 있다. 물론 저마다 보는 관점은 다르겠지만... 니콜 키드먼이 분한 그레이스와 두 아이들의 정체가 귀신이었다는 사실, 그리고 그들이 영화내내 두려워했던 대상이 디 아더스, 바로 사람이었다는 내용이 이 두가지를 갖췄다고 보는 이유다. 연출자가 이 부분에서 주고 있는 메시지는 상식을 뒤엎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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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레드 히치콬, 티피 헤드렌, 그리고 '새(The Birds)'컬 렉 션 2022. 6. 15. 11:52
1980년에 80세로 죽었으니, 지금 살아있으면 백스물두 살이다. 그의 모습을 사진으로 다시 보니 정말 괴팍스런 얼굴이다. 심술난 아이처럼 부루퉁한 입술과 두 턱, 눈꺼풀이 힘에 겨울 정도의 무거운 눈이 달려있는 서양호박같은 큰 머리. 체중 285파운드에 작달만한 키. 천재의 모습인가, 아니면 세상에 부적응한 사이코의 모습인가. 영화감독 알프레드 히치콕(Alfred Hitchcock) 얘기다. 그저께 밤에 히치콕 영화 한 편을 봤다. "새(The Birds)’ 1963년 작이니, 이 영화도 고전이다. 히치콕 전성시대의 것이니, 공포 서스펜스 영화의 秀作 중 하나다. 영화의 내용은 이미 잘 알려진 것이다. 새떼가 인간세계를 공격한다는, 일종의 호러物이다. 영화를 처음 본 게 대학시절이었고, 그 후로도 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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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是非世說) 김건희, 권양숙, 김정숙時事 터치 2022. 6. 13. 16:57
대통령 부인이니까 최소한의 예우적인 호칭으로 김건희 여사라고 한다. 나도 별 부담없이 그렇게 부른다마는, 근자에 하는 짓이 영 마땅치 않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권양숙을 왜 만나는가. 그기다 한술 더떠 김정숙이까지 만난다고 하니 정말 부아가 치민다. 국민통합 운운으로 그 명분을 덧칠하고 있다지만, 세살 먹은 아이도 아니고 도대체 어떤 이유로 국민의 감정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철부지 짓을 하려는지 도무지 그 속내를 알 수가 없다. 대통령 취임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흡사 무슨 현안이라도 있는 양 바삐 만나려는 의도를 국민들은 이해할 수가 없는 것이다. 말들이 많으니 김윤옥 여사까지 보태고 있지만, 이게 끼워넣기라는 걸 모르는 사람들이 있을까. 국민들이 윤석열을 어렵게 대통령으로 뽑아준 배경에 노무현과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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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의 '맛집,' 구례 '이가식당'먹 거리 2022. 6. 11. 10:06
구례 ‘이가식당.’ 장거리 산행에 있어 먹거리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다. 우리들의 지리산 종주산행에 있어 최소한 먹고자는 문제 하나 만은 믿는 구석이 있다. 중산리를 기점으로 했을 때, 아니면 구례를 출발점으로 했을 경우에 대비한 방안이 경험을 축적으로 마련돼있기 때문이다. 이번 3박4일 간의 종주산행은 10번 째로, 구례에서 일박 후 출발했다. 구례에서 하룻밤을 자면서 식사를 해결한 곳이 바로 구례의 ‘이가식당’이다. 이 집 아주머니는 우리와 아주 친숙하다. 수년 째 지리산을 갈 적마다 들리는 곳이기 때문이다. 구례에 도착한 3일 저녁을 여기서 푸짐하고 맛있게 먹었다. 산행에 무리가 가지않는 범위 내에서 술도 한잔들 마셨다. 내려가기 전 미리 주문한 음식은 민물매운탕과 묵은지닭볶음, 그리고 돼지고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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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의 꽃들landscape 2022. 6. 10. 13:46
이번 지리산 산행에서 하나 아쉬웠던 건, 꽃들 보기가 쉽지않았다는 점이다. 지리산은 주지하다시피 각종 야생화들의 천국이다. 특히 이즈음 세석평전은 奇花奇草의 초여름 야생화들로 현기증이 날 지경인데, 물론 우중에다 강풍의 고르지 않은 날씨였기에 활짝 핀 꽃들을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꽃들이 너무 빈약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그나마 가장 눈에 많이 띄는 건 산목련이다. 함박꽃이라고도 부르는 산목련은 특히 노고단을 지나 반야봉 인근에 드문드문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리고 붉은병꽃들도 이따금 씩 보였는데, 활짝 꽃을 피운 건 그리 흔치 않았다. 함박꽃과 붉은 병꽃을 접하면 한 사람이 떠올려진다. 지리산을 함께 많이 다녔던 친구, 故 이주흥 변호사다. 이 친구는 어느 해 여름 산행에서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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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송해 선생과의 짤막한 한 추억obituary 2022. 6. 9. 14:34
예전 2000년도 초반 종로 3가 뒷골목에 ‘목포집’이라는 식당 겸 주점이 있었다. 목포 아주머니가 전라도 특유의 솜씨로 각가지 조리의 홍어를 내놓는데, 맛이 있어서 손님들이 많았다. 한 대여섯 명 앉으면 꽉차는 좁은 집이었는데, 아주머니는 그 집에서 돈을 벌어 지금은 옛 피카디리 극장 곁 골목 큰 집으로 옮겨갔다. 당시 언론재단 강사로 있으면서 강의 후 기진맥진하면 기력 보충 차원에서 그 집의 ‘홍어애탕’을 먹으러 자주 가곤했는데, 간혹 곁들여진 한잔 술이 밤 늦도록 이어지곤 했다. ‘목포집’은 내가 드나들기에 송구스러울 정도로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 단골이 많아, 느지막한 저녁 무렵이면 한잔 술에 취한 어르신들이 부르는 흘러간 옛노래가 골목 안에 가득하곤 했다. 이런 어르신들의 취향에 맞게 기타로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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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종주산행 3박4일컬 렉 션 2022. 6. 7. 06:15
종주산행 3박4일. 그것도 지리산을. 따진다면, 70줄 나이의 우리들에게 들어맞는 건 아니다. 연부역강의 나이들이 아니지 않는가. 그러나 우리들은 그것을 했고 해냈다. 하루 밤은 지리산의 초입인 구례에서, 그리고 사흘의 낮과 밤을 지리산 품에 안겼다. 횟수에 집착한 측면이 없잖아 있다. 이번 종주산행이 10번 째라는 점에서다. 수가 꺽이어지는 '10'은 그 의미가 다양하다. 마무리라는 것, 그리고 또 다시 시작한다는 것이다. 우리들에겐 어떤 의미였을까. 돌이켜보면 2009년이 우리들 지리산 종주산행의 기점이다. 그때로부터 지금까지 햇수로 13년, 그 사이 우리들은 열번의 지리산을 오르내린 것이다. 빠진 해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지만,. 코로나 역병도 그 이유 중의 하나다. 올 6월, 우리들이 팀을 꾸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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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곡 대장천변의 초여름 야생화들볼 거 리 2022. 6. 2. 11:49
오늘 아침, 모처럼의 능곡 대장천변 산책 길에서 만난 꽃들. 갖가지 초여름 야생화가 나를 반기는 듯 하다. 자주달개비, 물수레국화, 낮달맞이 꽃 등. 이 가운데 붉은 장미는 군계일학 마냥 그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언제 어디선가 마주치고 보았을 꽃들이겠지만, 장미꽃을 제하고 이들은 원래 내가 알던 꽃들이 아니다. 그러니 꽃이름을 알리도 없었을 것이다. 꽃이름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알아지고 있다. 꽃 좋아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마는, 나로서는 근자에 꽃이 새롭게 느껴지는 느낌을 갖는다. 꽃이 눈과 마음에 들어오면서, 그것을 유심히 살펴보는 게 습관처럼 돼 버린 것이다. 그 이유는 별로 새로운 게 아니다. 나이를 먹어가니 그럴 것으로 여기고 있다. 이상한 것도 아니니 자연스런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