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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의 이색적인 맛집, ‘짬뽕드실분…’먹 거리 2022. 7. 12. 12:48
가게 이름이 좀 길다. 서술형에 가깝다. 이름하여 ’짬뽕드실 분 & 자장면도.’ 어제 아내랑 양평 사는 친구에게 갔다가 들린 집인데, 가게 이름만큼이나 이색적인 중국식당이다. 이른바 중국집이라는 데서 서리태 콩국수를 주 메뉴로 내걸고있는 것도 그렇고. 많이 와봤던 친구내외가 꼽고 주문한 음식은 3가지, 짱뽕과 콩국수, 그리고 탕수육. 탕수육은 이를테면 소주 안주로 시킨 것인데, 지금껏 먹어본 탕수육과는 맛이 전혀 딴판이다. 우선 고기가 크고 굵직하고 부드럽다. 찰흑미와 생고기를 재료로 한 것인데, 튀긴 것 같지가 않고 버무린 느낌이라 그런지 식감이 아주 부드러웠고, 씹을 때 입안이 찰 정도의 포만감을 준다. 게다가 소스 맛도 내 입에는 좋다. 군더더기가 없는 상큼한 맛이라, 고기와 잘 어우러진다. 이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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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트 어웨이(Cast Away)’컬 렉 션 2022. 7. 10. 09:41
태평양 푸른바다의 절해고도에 꼼짝없이 홀로 갇힌 상황은 상상 만으로도 아찔하지만, 더운 날씨 하나 만은 쿨하게 식혀줄 아찔함일 것이다. ‘캐스트 어웨이(Cast Away)’ 나는 무더운 여름이면 항상 이 영화를 떠 올리며 보곤 한다. 더위를 식혀줄 시원한 태평양 바다, 그리고 그 망망대해의 무인도에 갇혀버린 조난자(cast away)의 절망과 아찔함, 허무감을 만끽시켜 주는 여름에 들어맞는 영화다. 올 여름에도 나는 이 영화를 볼 것이지만, 여느 해와는 그 느낌이 사뭇 다르게 다가온다. 2000년 영화가 나온지 22년 만에, 나로서는 색다른 재미와 패러다임의 상상을 추가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무인도에 홀로 추락한 주인공 척(Chuck), 그리고 함께 추락한 수하물과 그 잔해들. 척은 정신을 가다듬은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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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답답하다時事 터치 2022. 7. 4. 07:05
이제 두달 남짓 되었으니 아직은 좀 더 지켜보겠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초심을 잃은 게 아닌가 하는 우려심이 제기된다. 대통령 짓, 그거 좀 해보니까 그냥 적당히 개기고, 적당히 대중영합적이고, 적당히 부화뇌동하면 되는 것 아닌가하는 자만심의 여지를 자천타천으로 재보고있지 않은가 하는 것이다. 자신이 왜, 어떻게 대통령이 됐는가 하는 동기의 초심이 엷어져 간다면 그 또한 문재인과 다를 게 뭐가 있을까. 취임사에서 그토록 강조하던 자유, 그 자유를 토대로 한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강화 의지는 시방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지지도 만져지지도 않는다. 시장경제의 요체는 자유와 자율성이라는 것은 문재인 정권 5년의 실정을 통해 뼈저리게 체득한 실증적 경험이다. 그거 하라고 뽑아줬는데, 어디 마땅하고 시급한 곳의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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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용(軍用) 라이카(Military Leicas)'컬 렉 션 2022. 7. 1. 14:21
Old Leica는 아직도 나에게는 로망이다. 현재는 손을 거의 놓고있는 상태이지만, 그래도 희귀한 라이카 카메라를 접하면 가슴이 울렁거린다. 어제 페이스북 ’Leica Collectors Group’에 소개된 두 대의 라이카 카메라. 2차대전 당시 나치독일에서 사용했던 군용(軍用) 라이카 카메라들이다. 3십만 단위의 시리얼 넘버로 보아 Leica III(f) 모델인데, 얼추 같은 시리얼 넘버 대의 크롬과 블랙이 한 쌍을 이루고 있기에 더욱 탐이 난다. 위 크롬 모델의 백커버에 적혀있는 글씨는 ‘공군소유(Luftwaffen Eigentum)’라는 뜻으로, 나치독일 공군에서 사용하던 카메라라는 뜻이다. 아래 블랙 모델의 백커버에도 저 글씨가 새겨져있을 것인데, 렌즈는 공히 둘다 필시 엘마(Elmar)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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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하게 글쓰기村 學 究 2022. 6. 30. 16:36
편한 것만 추구한다. 집에 있을 때도 그렇고 어딜 갈 때도 그렇고, 먹을 때도 그렇고, 누구랑 얘기 나눌 때도 그렇고. 그럴만한 나이라는 것을 익스큐스로 삼는다. 무슨 전가의 보도처럼. 글 쓸 때도 그렇다. 편한 자리와 편한 글쓰기 도구가 있어야 한다. 나름의 이런 ‘수작’은 나이를 먹을 수록 점점 진화돼 왔다. 예전에는 글쓰기에 있어 이런 것들에 그리 집착하지 않았다. 어디 기대 서서든, 앉아서든, 엎드려서든 자세도 그렇고, 연필이든, 볼펜이든, 만년필이든, 자판이든, 그리고 원고지든, 종이쪼가리이든, 컴퓨터이건 도구를 가리지 않았다. 그저 뭘 어떻게 쓸 것인가에만 신경을 기울였다. 그러던 게 언제부터인가 오로지 편하게 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지금은 어떤가. 책상에 앉아 글을 쓰는 일은 드물다. 특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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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25' 72주년時事 터치 2022. 6. 25. 17:50
“평화는 굴복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닌 강력한 힘으로 지키는 것.” 오늘 6.25 72주년을 맞아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한 이 말, 나로서는 흡사 박정희 대통령의 현신, 그리고 육성을 접하는 듯 강렬한 느낌을 안기는 메시지다. 1973년 6.25 23주년을 나는 DMZ 1사단 송악OP에서 맞았다. 오늘처럼 무척 더운 날이었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비오 듯 해 포대런닝을 통째로 짜면, 거짓말 좀 보태 땀이 한 바케스 넘쳐 담길 정도였다. 그날 박정희 대통령의 6.25 기념사를 비상이 걸린 OP의 정상에서 통신망을 설치하면서 들었다. 대북방송 대형 스피커에서 흘러 나오는 박 대통령의 육성은 유난히 힘차고 또렷했고, 메시지는 명료하고 강렬했다. “평화는 오로지 강력한 힘으로 지켜지는 것. 국민여러분 우리 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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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이면 생각나는 '용치(龍齒)'misce. 2022. 6. 24. 14:19
'용치(龍齒)'라는 게 있다. 한문 그대로 용의 이빨, 영어로는 dragon teeth다. 6월은 한국전쟁이 일어난 달이라, 유달리 전쟁이 많이 생각나는 달이기도 하다. 전쟁은 직접 못 겪어봤고 또 못 봤기 때문에, 나의 전쟁에 관한 기억은 영화 속의 전쟁이다. 개인적으로 전쟁영화 중에 가장 기억나는 영화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라이언일병 구하기(Saving Private Ryan)’다. 열 번 이상은 본 것같다. 첫 장면이 압권이다. 오마하 해변에서의 상륙작전, 바로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첫날, 즉 D-day 장면이다. 내리 쏟아지는 총탄과 포화 속에 해변과 바다는, 말 그대로 血海屍邊이 된다. 쏟아지는 총탄과 포탄 속의 피비릿내 나는 전장, 그리고 아귀다툼의 비명과 신음. 지옥이 따로 없다. 이 상륙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