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 렉 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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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로 피카소의 삽화 '리시스트라타(Lysistrata)'컬 렉 션 2020. 7. 4. 14:35
불세출의 화가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1881-1973)는 생전에 책 속에 들어가는 삽화(illustration)도 많이 그렸다. 그가 그린 삽화가 들어간 책만 해도 모두 156권이나 된다. '리시스트라타(Lysistrata)'는 피카소가 1934년에 그린 것으로, 고대 그리스 희극시인 아리스트파네스의 희극 '리시스트라타'의 특별본에 삽입된 삽화다. 피카소 삽화는 인물의 다양한 심리를 단 몇 개의 선으로 매우 간단하게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인물들의 표정이 특별하게 심각하다거나 엄격하지 않다. 그저 덤덤하다. '리시스트라타'는 '여자의 평화'라는 뜻으로, BC 411년 아테네에서 공연된 아리스트파네스의 희극이다.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들 간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여성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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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山 정약용과 與猶堂컬 렉 션 2020. 7. 3. 08:32
다산 정약용의 생애는 크게 20년 안팍을 기준으로 세등분해 볼 수 있다. 22세 때 小科인 초시에 합격, 진사가 되고 이로부터 28세 때인 1789년 大科에 급제해 초계문신으로 벼슬길에 오른 이래 18년간을 나라와 그의 후견인이었던 정조를 위해 봉사를 한 게 첫 시기다. 39세 때 정조가 승하하면서 그의 천주교 이력과 활동이 문제가 되고 급기야 1801년 대규모 천주교 박해사건인 신유사옥에 연루되면서 18년간의 유배생활을 하게 된 게 두번 째 시기. 그리고 유배생활이 해제된 1818년 고향인 馬峴마을로 돌아와 생을 마치기까지 17년 간의 만년생활이 마지막 시기다. 이런 인생 곡절에 함께하는 다산의 動線은 크게 나누어 그가 태어나 유년과 소년시절을 보낸 마재 마을, 그리고 벼슬에 있었던 서울과 유배생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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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경 할머니의 햇볕(Sunshine in the Blind Woman's Room)' by 아나 앙케르(Anna K. Ancher),1885컬 렉 션 2020. 6. 29. 08:57
'소경 할머니와 햇볕(Sunshine in the Blind Woman's Room).' 덴마크 출신의 여류화가 아나 크리스티네 앙케르(Anna Kristine Ancher, 1859-1935)의 1885년 작품(Oil on Canvas). 햇빛이 따스하게 어둔 방을 비추고 있고, 그 방에 묵묵히 앉아있는 할머니를 그린 그림이다. 할머니는 앞을 볼 수 없는 소경이지만, 따뜻한 햇볕을 느끼고 있는 표정이다. 사실주의와 인상주의파로 분류되고 있는 앙케르는 빛을 잘 처리하는 화가로서의 명망이 높다. 말하자면 빛과 색을 시각적인 차원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결합했던 화가였다. 따라서 그녀의 그림들 중에는 이런 주제의 그림이 많은데, '소경 할머니 방의 햇볕'도 그들 중의 하나다. 아나 앙케르는 그녀의 남편인 미카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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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해성사를 기다리며(before confession)' by Alexei Korzukhin, 1877컬 렉 션 2020. 6. 15. 06:58
'고해성사를 기다리며(before confession).' 19세기 제정 러시아 때 초상화와 종교화를 많이 그렸던 알렉세이 이바노비치 코르주킨(Alexei Ivanovich Korzukhin, 1835-1894)의 1877년 작품(Oil on Canvas). 가톨릭 신자라면 누구나 해야하는 고행성사지만 대개는 이걸 좀 부담스러워 한다. 140여년 전의 러시아 사람들도 그랬었고 지금의 가톨릭신자들도 그럴 것이라는 건 이 그림을 통해서도 짐작해볼 수가 있다. 고백실 앞에서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얼굴이 저마다의 그런 표정을 담고 있다. 어린 손자에게 고해성사와 관련해 뭔가를 말해주고 있는 듯한 할머니의 표정은 퍽 심각해 보인다. 지금 코로나 때문에 전 세계의 가톨릭 교인들의 고해성사는 올스톱되고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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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rait of Artist Ivan Shishkin' by Ivan Kramskoi, 1873컬 렉 션 2020. 6. 14. 07:43
요즈음 페이스북을 통해 19세기 서구 미술의 이른바 황금시대(golden age)의 그림 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 'The Golden Age: Paintings & Illustration 1850-1950'이라는 그룹은 그 시대를 그린 유. 무명작가들의 미술작품을 매일 서너 편씩 올리고있다. 오늘은 19세기 중반 러시아의 풍경화가 이반 시시킨(Ivan Shishkin, 1832-1898)의 모습을 그린 'Portrait of Artist Ivan Shishkin'이라는 작품이다(Oil on Canvas). 시시킨과 동시대의 작가인 이반 크람스코이(Ivan Kramskoi, 1837-1887)가 1873년에 그렸다. 크람스코이와 시시킨은 절친한 사이였으며, 시시킨은 크람스코이가 이끌던 러시아 미술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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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rait of Miriam Penansky' by Frida Kahlo, 1929컬 렉 션 2020. 6. 12. 11:35
'미리암 페난스키의 초상화, 1929(Portrait of Miriam Penansky, 1929). 멕시코의 대표적인 화가 프리다 칼로(Frida Kahlo, 1907-1954))의 작품(Oil on Canvas).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킨 프리다 칼로의 초기 초상화 작품으로, 자신의 초상화를 유달리 많이 그린 칼로의 초기 초상화 기법과 유사하다는 평을 받고있는 작품이다. 이 초상화의 주인공인 페난스키(1908-1944)는 칼로의 지인이다. 폴란드의 멕시코 이민자의 딸인 페난스키는 1929년 멕시코 시티를 여행하다 그녀의 형부로, 역시 폴란드 출신 유대인 이민자로 거부인 살로몬 헤일(Salomon Hale)의 집에 거주하면서 칼로와 인연을 맺는다. 페난스키의 이 초상화는 페난스키가 칼로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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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굴다리컬 렉 션 2020. 6. 10. 15:57
집으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나가야 할 굴다리다. 20년을 지나다닌다. 저 굴다리를 지나가려면 어디서 개울음 소리가 들려오는듯 하다. 예전에 굴다리 초입에 개 사육장이 있었다. 산책을 다니면서 좀 친근해진 개 몇몇이 있었다. 나를 어쩌다 알아보기도 해, 갇혀있는 케이지를 지나치려면 끙끙대며 반가워하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인가, 아침 산책을 나갔는데, 그 개들이 보이질 않았다. 사육장 옆에 개천이 있었다. 그 개천가에 어떤 사람이 피투성이 속에서 뭔 짓을 하고 있었다. 못 볼 것을 보고 말았다. 비명에 간 그 개들을 제사 지내주고 싶었다. 祭亡犬, 祭亡犬하며 다녔더니, 그 언제부터인가 개울음 소리가 들려오는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