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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년 1월 겨울의 어느 날, 매새추세츠 뉴 베드포드의 안개 낀 밤 풍경입니다. 잭 딜라노(Jack Delano)라는 포토그래퍼가 아세테이트 네거티브 필름으로 찍은 중형 포맷 사진인데, 역시 아날로그 사진이 깊이가 있습니다. 올드 사진 사이트인 '쇼르피 닷컴(www.shorpy.com)에서 퍼 온 것으로, 사진 ..
사진 한 장이 역사를 바꾼다. 사례가 많다. 멀리까지 갈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획기적 전기를 마련한 '6.10 항쟁'의 도화선이 된 것은 한 장의 사진이다. 연세대 이 한열 군이 최루탄에 맞아 숨져가는 보도사진 한 장의 폭발력은 컸다. 이 사진으로 민주화 시위는 폭풍처럼 번졌..
어제 청파동을 걷다가, 옛 선배의 집이 2층 집의 옛 모습 그대로 그 자리에 있는 걸 보았다. 선배는 약대를 다녔는데, 노래를 잘 했다. 마산서 올라 온 나를 꼬드겼다. 같이 노래를 하자며 숙명대학 아래 우리 하숙집을 자주 찾았다. 함께 듀오를 이뤄 노래를 했지만,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
어제 소개한 R. 크로스먼의 '환상을 깨다'를 다시 읽어볼 요량으로 펼쳐보니 책이 너무 낡았다. 너덜거리면서 종이가 제 스스로 사그라지는 상태라 도저히 읽을 수가 없다. 국회도서관에 있겠지 하는 생각으로 어제 아침 도서관에 와 검색을 통해 찾아보니 있다. 그런데 대출불가로 나와있..
'幻想을 깨다.' 옛날 책이다. 오늘 재활용 수거하는 날에 맞춰 갖다버릴 책 더미 속에서 나왔다. 표지에 책 주인으로 보이는 이름이 적혀있는데, 그 때문에 일부러 꺼내 들춰본다. 이렇게 적혀있다. '제 8 전차대대 본부중대 盧柱錫.' 아마 이 책의 원래 주인이 軍복무 시절에 읽던 책인 것 ..
어제 밤, 잠이 안 와 뒤척이면서 텔리비전 채널을 여기 저기 돌리고 있는데, 이 영화가 나온다.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 원제가 아마 'Play Misty for Me'였을 것이다. 1971년 대학 2학년 때 단성사에서 봤으니 벌써 거의 반세기가 흘러간 추억의 영화다. 나에겐 이 영화가 남다른 의미가 있다. ..
아침 도서관 가는 길에 이 노래가 나온다. '월칭 마틸다(Waltzing Matilda).' 호주 민요로, 많은 가수들이 불러 여러 버전이 있는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슬림 더스티(Slim Dusty)의 것이다. 이 노래를 들으면 떠 오르는 영화가 'On the Beach'다 우리 말 제목으로 '그날이 오면'이다. 미. 소 핵 전쟁으로 ..
나는 발효되지 않은 술을 맛 본다진주로부터 퍼 올려진 큰 잔으로어떤 라인 강변의 큰 술통도이와 같은 술을 빚지 못하리라나는 공기에 취하는이슬의 난봉자끝 없는 여름 날을 술 취해 비틀거리며 걷는푸른 빛깔 녹아내린 여인숙으로부터주인이 취한 꿀벌을 현삼(디기탈리스)의 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