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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정리를 하다 나왔다. 故 심건식(1947-1989) 형이 나에게 준 에베레스트 일출 사진이다. 사진이 크고 액자가 무거워 그냥 창고에 쳐 박아 놓았던 것인데, 오늘 사진과 형에 대한 미안함이 생겨 거실 벽에 걸었다. 이 사진은 형이 죽은 해인 1989년 히말라야에 가서 찍은 것으로, 아침 해에 반..
다시 서오릉(西五陵)이다. 미리 작정하고 간 게 아니다. 새벽에 눈을 떴을 때 문득 서오릉 생각이 난 것이다. 집에서 가깝다. 9701 버스를 타면 한 30분이면 서오릉 입구다. 좀 일찍 집을 나서 둘러보니 사람들도 별로 없이 한적하니 좋다. 지난 번에 왔을 때에는 명릉 등 숙종과 그의 여인들..
며칠 전 7년 전 여의도 삼중빌딩 지하에 있던 '순천집'을 추억삼아 SNS에 쓴 적 있는데, 예상 외로 '순천집'을 아는 지인들이 꽤 있었다. 그 글 속에는 내가 그 집을 그리워하는 느낌이 담겼던 모양인지 그와 관련하여 몇몇 '제보'가 있었다. 한 후배는 몇년 전 빌딩 지하를 갔는데, 구조가 많..
독일 가곡 중에 제일 좋아하는 노래로 나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모르겐(Morgen)'을 서스럼없이 꼽는다. 이 노래는 제목과도 연관이 있듯, 아침에 들으면 좋다. Morgen이라는 단어는 두 가지 뜻이 있다. 내일이라는 것과 아침이다. 구분은 관사에 있다. Der Morgen이라고 쓰면 아침이라는 의미..
영화를 좋아한다. 그러나 아무 영화를 다 좋아하는 것은 아니고 가려보는 편이다. 일종의 편식인 셈이다. 가려보는 기준은 영화를 연출한 감독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알란 파큘라, 로만 폴란스키, 마틴 스콜세지 등을 좋아한다. 이들 감독이 만든 작품 중 특히 홀로코스트와 마피아 영화..
서울 서쪽 고양에 자리잡은 서오릉은 조선 왕조의 5개 왕릉들이 자리하고 있다. 경(敬)릉, 창(昌)릉, 익(翼)릉, 명(明)릉, 홍(弘)릉이 그것이다. 서울 인근에 자리잡은 조선 왕족 묘원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하지만 5개 왕릉들이라고 하지만, 그 모두가 조선의 임금 무덤들이 아니다. 터를 ..
양평은 '물의 고장'입니다. 남한강이 흐르고 북한강이 흐릅니다. 이 두 물이 만나는 지점이 있습니다. 일컬어 '두물머리'라 하지요. 이렇게 이름지은 이 땅 사람들의 부드러운 마음이 느껴집니다. 두 물이 만나는 것은 자연의 흐름이요, 이치일진대 굳이 이를 이렇게 이름지은 것은 이를 통..
오늘 빈티지 사진 사이트인 '쇼르피; www.shorpy.com)'에서 발견한 소프라노 니나 코세츠(1891-1965)의, 좀 희귀한 1924년 사진입니다. 미국 뉴욕의 집에서 그녀의 딸인 마리나 슈베르트(Marina Shubert)와 찍은 사진으로, '디바의 인형(The Diva's Dolls)'라는 표제를 달고 있습니다. 코세츠는 우크라이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