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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겨우 살려냈다. 군데 군데 낡고 닳아 부스러질 정도였는데, 풀로 바르고 테이프로 붙이고 다리미로 누르고 했더니, 그나마 옛 책의 모양은 갖췄다. 이렇게 한 데는 사연이 있다. 좀 오래 전에 전후 일본문학에 관한 글을 올리며, 미시마 유키오, 다자이 오사무 등 일본 작가들의 작품..
젊었을 때 고상한 이탈리아 가곡이나 깐소네를 원어로 부르고 싶어 가사를 외우고 다닌 적이 있었다. 이를테면 카를로 베르곤지가 부른 벨리니의 '바가 루나(Vaga luna che inargenti)'나 니콜라 디 바리의 '마음은 집시(Il Cuore e uno zingaro)'나 '무지개같은 나날들(I giorni dell'arcobaleno)' 등이었다. 공..
라디오를 좋아한다. 그것도 아날로그 식 라디오. 영상과 디지털시대에 웬 아날로그 라디오인가. 세상 살아가면서 세상사를 모르고 지나칠 수는 없는 일이니, 뭔가를 통해 아는 폼이나 내야 할 것인데, 그 매개체로 나는 라디오가 좋다는 말이다. 나이 탓인가, 아무래도 보는 것은 피곤하고..
영화보는 것도 나이에 따라 변해간다. 예전에는 작품성과 예술성 등 이른바 영화의 고상한 품격을 좀 따져서 골라보곤 했는데, 이제는 영화를 그렇게 많이 보는 것도 아니지만, 어쩌다 한 편씩 보는 것도 다소 부화뇌동 적이다. 말하자면 떠들썩하고 소문이 난 영화를 보는 것이다. '기생..
마산서 인근 연안의 돝섬까지의 거리를 정확하게 나타내 주는 자료를 누가 제공했다. 이 지도를 보니 오래 묵은 체증이 내려가듯 속이 시원하다. 며칠 전 유람선을 타고 건널 때 기관사가 알려준대로 1.5 마일이 비교적 정확했다는 걸 나타내 준다. 내가 저 거리의 바다를 타이어 튜브인 '..
말들이 분분했다. 고향 마산에서 연해의 '고래돝섬(猪島) 가는 배 위에서다. 마산에서 돝섬까지 거리가 얼마나 될까. 나는 3km 정도라고 했고, 누구는 5km. 6 킬로라는 주장도 나왔다. 장 박사다. 나름 소요시간 등을 적용해 과학적으로 접근한 수치라 그럴 듯하게 들렸다. 마산서 돝섬까지의 ..
노래가 기억 속에 남아있는 것은 대개 시기와 관련이 있어서다. 오늘 아침, '라일락 꽃'이라는 노래가 맴 돌았다. 1977년 이맘 때 쯤 나온 봄 노래다. 1977년 이 해는 나에게는 희망과 절망이 교차되던 때다. 그 해 초 학교를 졸업하고 첫 직장을 잡았다. 서울과 부모님이 계신 고향 마산을 오..
주디 콜린스와 레너드 코헨이 코헨의 '수잔(Suzanne)'을 함께 부르고 있다. 오늘 유튜브 서핑을 하다 찾은 것인데, 1976년 콜린스의 미국 PBS TV 콘서트에서다. 둘 간에 음악적인 교류가 많았는데, 화면으로 보기는 처음이다. 콜린스의 1966년 앨범인 'In My Life'에 코헨의 노래가 다수 실려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