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 렉 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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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초상(work portrait)'컬 렉 션 2021. 9. 13. 12:34
발전소(Powerhouse)의 증기 터빈을 돌리는 노동자. 아동들의 노동 현장을 고발하는 사진으로 유명했던, 미국의 사회학자이자 사진가 루이스 위크스 하인(Lewin Wickes Hein)의 1921년 작품으로, 미국의 아동노동 착취를 고발한 그의 유명한 사진 다큐멘터리 '노동의 초상(work portraits)' 작품들 중의 하나이다. 사진 타이틀은 '발전소 기계 및 스팀 펌프(Power Mechanical and Steam Pump).' 하지만, 하인은 실상 격렬한 노동현장의 노동자의 모습을 나타내려한 작품이다. 이 사진에서 느껴지는 건 또다른 의미의 이른바 '노동의 가치'에 관한 것이 아닌가 싶다. 기계의 한 부품처럼 일하는 노동자의 모습에서 한편으로 어떤 쾌락의 단면이 느껴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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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살스런 야생동물의 표정과 행태 - '2021 Comedy Wildlife Awards' 최종 결선진출 작품들컬 렉 션 2021. 9. 10. 16:24
킥킥 웃고있는 물개, 노래하는 개코원숭이, 매우 화난 표정의 찌르레기 등... 영국의 BBC는 올해 '코미디야생동물상(Comedy Wildlife Awards)' 최종 결선에 오른 42개 작품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전문사진가들이 찍은 이 사진들은 야생동물들의 순간적인 익살스런 표정과 행태들을 포착, 이들 야생동물들의 의인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Comedy Wildife Awards'는 2017년 폴 조인슨-힉스(Paul Joynson-Hicks)와 탐 슐란(Tom Sullan) 등 전문사진작가와 열정적인 환경보호운동가들에 의해 설립돼 올해로 4년을 맞고 있습니다. 수상자는 10월 22일 발표됩니다. 아래는 예선을 통과한 42개 결선진출 작품들 가운데 몇 점을 추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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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생의 경주 남산에 관한 '小詩集'컬 렉 션 2021. 9. 7. 10:24
얼마 전 대구 내려갔을 때, 동생이 경주 남산 얘기를 잔뜩 하더니 경주 남산에 관한 글을 잔뜩 보내왔다. 동생은 그런 계획이 있었던 것이다. 술잔을 기울이며 동생이 남산 얘기를 할 적에 나도 덩달아 남산에 얽힌 추억담을 늘어 놓았다. 1991년 가을, 하루 종일 남산을 오르내리며 한바퀴 돈 적이 있다. 그 때 금오봉 아래 김시습이 '금오신화'를 쓰며 은거했던 용장사지터에 한참을 머물며 김시습의 흔적을 찾으려 애썼던 기억이 있다. 동생의 글에 용장사지터에 관한 게 있는지 모르겠다. 그건 그렇고 동생 글이 게재된 의 편집스타일이 독특하다. '시와 반시 소시집'이라는 항목으로 동생의 시를 시집처럼 꾸려놓은 것이다. 나로서는 이런 스타일의 편집과 시집을 처음 본다. 동생은 의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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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 그리고 'Sophie's Choice'컬 렉 션 2021. 8. 5. 10:45
한 때는 시방처럼 무더운 여름날을 책과 함께 보낸 적이 있다. 그 중 생각나는 게 윌리엄 스타이런(William Styron)의 ‘소피의 선택(Sophie’s Choice)’이다. 1983년인가, 그 해 여름은 무척 더웠다. 그 때 무슨 생각에서였던지 이 책을 구입해 일주일 휴가기간 내내 집안에서 뒹굴며 읽었다. 그때 교보문고에 페이퍼백의 이 책이 있었다. 한 7-8백 페이지 쯤 됐을 것이다. 이 책에 꼽힌 건, 그 해 초에 본 이 소설을 토대로 한 영화 때문이었다. 메릴 스트립이 소피로 나온 이 영화에 푹 빠져 두 세번을 보다 결국 원작까지 읽게 된 것이다. 두꺼운 문고판 페이퍼백 책을 읽기 쉽게 찢어 분할해 읽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본 책인대, 읽고 난 후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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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카메라 손질하기컬 렉 션 2021. 7. 26. 11:45
옛날 카메라들은 손질이 중요하다. 매만지고 다듬어줘야 한다. 그 맛에 옛날 카메라 좋아한다는 말도 있으니. 특히 여름 장마철에는 신경을 써 보살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탈이 난다. 올 여름, 나는 그러하질 못했다. 예전보다 카메라들이 기울기는 마음이 시들해진 탓도 있을 것이다. 오늘 아침, 사연이 좀 있는 카메라가 문득 눈에 띄길래 꺼내 만져보다 어라, 싶었다. 셔터 작동이 되질 않는 것이다. 하기야 만져본 게 기억에 없을 정도이니 그리 되는 건 당연하다 할 것이다. 올드 카메라 셔터문제는 당연히 카메라 수리전문 기술자가 봐야한다. 그렇지 않고 잘못 손을 대면 오히려 망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기술자가 아니어도 수십년 간 카메라를 만져온 처지에서는 나름 기본적인 응급처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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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컬 렉 션 2021. 7. 8. 07:58
동네에 대장천이라는 하천이 있다. 그곳을 자주 간다. 아침에도 가고 낮에도 간다. 운동을 겸한 산책삼아 가는데, 이즈음은 좀 바뀌었다. 쑥쓰러운 말이지만 꽃을 보러 가는 것이다. 자연습지가 있는 곳엔 갖가지 꽃들이 피어있다. 개망초가 흐드러지게 피어있고, 이름 모를 여름 야생화도 지천이다. 모르는 꽃 이름을 하나씩 알아가는 것도 재미있다. 달맞이꽃, 접시꽃, 개양귀비 등등. 지금까지 꽃을 모르고 살았다. 그저 꽃이라 하니까 꽃인줄 알았지,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질 않았다. 그러니 꽃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다. 그 꽃이 이즈음 눈에 들어오는 것이다. 어떻게 설명하고 받아들여야 할까. 내 느낌으로는 이렇다. 나이가 들어가니 비로소 꽃이 보여진다는 것. 그러니까 나에게 꽃은 '나이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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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바렌보임 Mozart piano concerto no. 22 3rd movement - rondo, allegro컬 렉 션 2021. 6. 30. 11:02
모짤트 피아노협주곡 22번 3악장. 안단테에 이어지는 론도 알레그로는, 안단테에서 느껴지는 무거운 죽음의 관념을 털어버리게 하는 밝고 천진난만함을 안기며 뭔가 희망과 행복감에 젖게 한다. 안단테는 무겁고 좀 축축하고 복합적인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듣는 처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여러 어두운 감정이 서로 어우러진다. 올리비에 메시앙(Olivier Messiaen)이 안단테 이 부분에 대해 한 말이 생각난다. "이 악장은 불꽃의 죽음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치 죽음에 대한 모든 관념을 연상시키는 감정, 즉 절망, 반항, 의기소침, 천상의 위로, 그리고 부활에 대한 확신 등 넓은 감정을 아우르고 있다." 이어지는 론도 알레그로는 그러니까 말하자면 무거운 상념을 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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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zart piano concerto No. 23, Maria Yudina, Joseph Stalin and...컬 렉 션 2021. 6. 26. 08:21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23번을 모처럼 들어본다. 갑작스런 감상이다. 뿌옇든 시야가 밝아지고 잊혀졌던 어떤 기억들이 되살아나는 듯 하다. O...아파트 윗층에 젊은 부부가 산다. 그 집 어린 아이가 뛰어다니면서 생기는 층간 소음으로 알게 된 사이다. 어느 날 미안하다면서 과일 한 바구니를 사들고 아이와 함께 우리 집을 찾아 와 사과했다. 부부는 과할 정도로 인사성이 밝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면 꼭 인사를 한다. 아이도 허리를 구부려 인사를 한다. O...오늘 그 집에서 모차르트 음악이 들려왔다. 내가 좋아하는 피아노협주곡 23번이다. 나부끼듯 들릴락말락 하는 선율에 나도 모르게 빠져들었다. 흡사 나 들어라고 틀어주는 것 같았다. 누구의 연주일까. 마우리지오 폴리니, 아니면 클라라 하스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