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 렉 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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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백두산 등정기록, <아아! 천지다>컬 렉 션 2021. 3. 26. 08:25
백두산에도 봄이 왔을 것이고, 금낭화 등 백두산 야생화들이 한창 꽃을 피우고 있겠습니다. 지금 한국(남한) 사람으로서 백두산을 등반하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특히 남북관계가 경색되어있는 현금의 처지로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많이들 갔었습니다. 코스는 중국 길림성을 들어가 오르는 방식으로, 모두들 으레 그렇게 여기고 있습니다. 민족의 성산이라는 백두산을 중국을 통해 들어간다는 게 분단민족의 서러움입니다. 저의 바램은 우리 땅을 밟아 백두산을 오르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껏 중국 쪽에서 오르는 백두산을 가보지 않겠다는 고집을 갖고 았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1936년 캐라반 형식으로 북한으로 오른 백두산 등정기록인 , 이 책은 백두산을 동경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읽을만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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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 흰 당나귀컬 렉 션 2021. 3. 12. 14:14
기억이 자꾸 어두워진다. 술이 좀 과도해졌다하면 그게 촉매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오늘 아침에 고등학교 카페에 시를 쓰는 동기가 백석 시인에 관한 글을 올렸다. 그 글을 보니 아차, 생각이 났다. 백석의 흰 당나귀를 보러 거기를 갔었지 하는 기억. 지난 주 금요일, 광화문에서 후배들이랑 낮술을 곁들인 점심을 먹고는 한 후배를 꼬드겨 간 곳이 서촌 누하동의 '백석, 흰 당나귀'라는 곳이다. 페이스북에 좋은 글을 쓰고 계시는 박미산 시인이 주인장으로 있는 곳이다. 낮술에 취해서였을 것이다. 호기롭게 압술루트 보드카 한 병을 시켜 후배랑 둘이서 마셨다. 그 기억이 오늘 아침 친구의 백석 시인에 관한 글을 보고 비로소 생각난 것이다. 박 시인과 몇마디를 주고받은 기억도 나는데, 백석에 관한 얘기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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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ily Dickinson - 'I taste a liquor never brewed'(술)컬 렉 션 2021. 3. 3. 09:03
오늘날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시인 에밀리 디킨슨(Emily Dickinson, 1830-1886)의 시들은 전적으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어려우면서도 쉽습니다. 낭만풍의 아주 쉽게 잃혀지는 시들이 있는가 하면 까다로운 메타포를 사용한 현학적인 시들도 많습니다. 디킨슨 시의 특징 중 하나는 제목(詩題)이 없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그녀 시들의 제목은 숫자로 표기되고 있습니다만, 그 또한 그녀의 의지와는 상관이 없는 것입니다. 디킨슨은 생전 2000여 편의 주옥같은 시들을 썼습니다. 엄숙한 청교도의 가풍 속에 평생을 독신으로 은둔의 생활을 보낸 그녀는 그런 환경 속에서도 고향 뉴잉글랜드 시골의 새, 동물, 식물과 계절의 변화 등에서 얻은 깊은 영감을 바탕으로 한 시들을 많이 썼습니다. 에밀리 디킨슨의 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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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디지털 라이카, Leica V-Lux 4컬 렉 션 2021. 2. 19. 10:45
옛날 필름카메라를 좋아하는 편이었다. 이십 여년 동안 수집도 하고 '클래식카메라 딜러'로서 거래도 꽤 했다. 물론 사진도 적지잖게 찍었지만, 아무래도 수집과 딜링 쪽에 기운 측면이 많다. 그러나 지금은 필름카메라 시대가 아니다. 디지털이라는 시대의 추세를 무시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스마트폰을 포함해 디지털 카메라로서 사진도 찍었다. 지금까지 써던 디지털 카메라는 라이카 D-Lux 4 였다. 콤팩트한 카메라로 렌즈는 즈미크론(Summicron). 이 카메라를 2015년에 구입해 5, 6년 간 잘 썼다. 사진이 좋았다. 하지만 역시 오래 쓰면 지겨움이 생긴다. 그리고 무엇보다 라이카의 다른 디지털 카메라에 대한 호기심을 어쩔 수 없었다. 결국 D-Lux 4를 처분했다. 이즈음 '당근시장'이나 '번개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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名作소설을 얘기하는 名畵들컬 렉 션 2021. 2. 15. 06:01
조선일보 문화부 곽아람 기자의 글을 근자에 자주 본다. 한 동안 볼 수 없었는데, 요즘 지면에서 자주 만난다. 주로 책에 관한 글을 많이 쓰는데, 아니나 다를까 직책이 문화부 Books 팀장이다. 책에 관한 글 뿐 아니라 그림에 대한 글도 잘 쓴다. 얼마 전 김진욱 초대공수처장과의 인연을 그림으로 연결시켜 쓴 글을 잘 읽었다. 곽 기자의 글을 보다 뭔가 생각이 나서 책장을 뒤졌더니 나왔다. 그녀가 10년 전에 냈던 책이다. 역시 책에 관한 책인데, 타이틀이 다. 그 책의 곽 기자 글을 이즈음 그녀의 글과 대비해 다시 읽으니 재미있다. 초짜 기자시절에 쓴 글이 말랑말랑한 것이었다면, 이즈음의 글에는 뭐랄까, 연륜이 묻어난다. 그 책을 요 며칠 간 다시 '읽었다 말았다' 한다. '읽었다 말았다'라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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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안퀴(A. Coanqui)의 '아기 예수를 등에 업은 성모마리아'컬 렉 션 2021. 2. 13. 09:39
가톨릭은 오래 된 그 역사 만큼이나, 예수와 성모마리아를 묘사한 그림이나 조각, 동상들이 많다. 멀게는 천년 이상된 것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카톨릭에 대한 믿음의 상징물로서 많이 만들어졌다. 이들은 예수와 마리아를 각각의 모습으로 구현한 작품들도 더러 있으나, 대개는 두 분을 함께 표현해 놓은 게 대부분이다. 예수와 마리아를 함께 표현한 이들 그림이나 조각, 동상들의 특징이 있다. 이 작품들이 대개 예수의 어린 아기시절, 그러니까 아기예수를 나타내고 있는 것인데, 마리아는 예수의 어머니로서의 모성이 주된 포인트이다. 하지만 주안점은 그 모성의 신성적인 것으로의 승화된 이미지를 부각하고자 하는데 있다. 물론 이런 특징에 예외적인 것도 있다. 예수가 십자가 죽음을 당한 후 죽은 아들을 무릎 위에 뉘여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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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使徒의 鐘(Apostle Bell)' from Germany컬 렉 션 2021. 2. 10. 11:52
그저께 독일에서 보내 온 '황동 종(brass bell).' 이베이(eBay) 경매품목에 올라와 있는 타이틀에 'massive'라고 적혀있어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는데, 막상 받아보니 생각보다 크고 묵직하다. 독일 판매자는 나름 이 종에 관해 설명을 하고 있지만, 그다지 구체적이지 않다. 종의 역사와 만들어진 배경에 관한 언급이 없는 걸로 보아 판매자도 잘 모르는 것 같다. 종체 표면에 마태(Mathew), 요한(Johannes), 마르코(Marcus), 루까(Lucas) 등의 몇몇 이름이 새겨져 있는데, 예수의 12 사도들 중 네 사도들의 이름이다. 그리고 그 아래는 사슴과 나무, 그리고 새들이 부조돼 있다. 사도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종이 카톨릭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여지기는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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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의 <프라하의 묘지>컬 렉 션 2021. 2. 5. 08:50
지금은 고인이 된 움베르토 에코(1932-2016)의 글은 재미있다. 난해한 기호학의 대가이기도 한 에코의 글이 재미있다는 건 그의 소설들에 한한다. 재미도 있지만 물론 어렵기도 하다.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장미의 이름'도 그 중의 하나다. '장미의 이름'을 읽다가 포기한 기억이 있다. 아주 오래 전이다. 소설은 재미있었지만 어려웠다. 그리고 번역이 문제였다. 번역을 한 고 이윤기 선생도 그걸 인정했다. 아울러 자신의 번역의 '오류'를 솔직하게 인정했다. 그리고 새롭게 번역한 책을 재발간하기도 했다. 우리 출판 사장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그 후에도 에코의 책이 나올 적 마다 나는 그런 기억의 포로가 되어 읽기가 사실 좀 저어했다. 그러다 이번에 다시 마주 한 책이 '프라하의 묘지'라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