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 렉 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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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투 퍼디션(Road to Perdition)'컬 렉 션 2021. 5. 15. 06:18
'로두 투 퍼디션(Road to Perdition).' 2002년에 나온 '퍼디션으로 가는 길'이라는 이 영화를 엊저녁에 다시 넷플릭스에서 본 것은, 아무래도 자식의 혼사를 앞두고 있어서 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피아가 나오고 폭력이 난무하는 이 영화는 내가 보기엔 아버지와 자식의 얘기다.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하지만 좀 애매모호한 측면이 많다. 아버지와 자식은 최악의 국면에서 서로 어떻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점이다. 그걸 부자유친이나 사필귀정이라는 공자 가운데 토막같은 측면 만으로 볼 것인가 하는 의문을 던져주는 점에서 그렇다. 2007년에 좀 황당한 사건이 하나 있었다. 자기 아들이 맞았다고 양아치들을 동원해 폭행한 어느 재벌회장의 얘기다. 참, 그 아들에 그 아버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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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Reporter 250' being listed on eBay컬 렉 션 2021. 5. 1. 06:48
라이카(Leica) 카메라 컬렉터들의 군침을 돋우게 하는 물건이 어제 이베이(eBay)에 하나 나왔다. 'Leica Reporter 250.' 롤필름으로 250판을 찍게 만들어진 랜지파인더 카메라로 1930년 대 독일 '거리의 사진사(street photographer)'들이 사용하던 것으로, 지금은 라이카 수집의 희귀 아이템이다. 정확한 모델 명칭은 Leica Reporter GG이고 시리얼 넘버는 353880. 렌즈는 시리얼 넘버와 매칭되는 Elmar 5cm f. 3.5. 저속 셔터를 약간 개조한 것으로 description에서 설명하고 있는데,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사진으로 보아 카메라는 매우 깨끗해 보인다. 기능적으로도 문제가 없다고 적혀있다. 저 카메라를 2000에 하나 구입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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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이준익의 영화 '玆山魚譜'컬 렉 션 2021. 4. 24. 07:24
영화가 끝나고 좀 앉아 있었다. 한편의 묵직한 수묵화를 보듯, 영화에 푹 빠져들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도대체 이 영화를 어떻게 봐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기 전에 궁금했다. '자산어보(玆山魚譜)'라는 타이틀과 정약전이라는 인물로써 대강의 내용은 점쳐졌지만, 어찌보면 해양생물학의 일종의 도감일 수 있는 그 내용을 영화적으로 어떻게 풀어나갈 것이고 어떻게 결말을 지을 것인가가 궁금했던 것이다. 내 느낌은 이런 것이다. 이 영화는 '자산어보'를 바탕으로 그 안에 '장창대'라는 인물을 모티브로 한 이준익 감독의 창작물이라는 것. 영화를 내내 보면서 언뜻 신동엽 시인의 장시 '금강'이 떠올려진 것도 어찌보면 같은 맥락이다. '금강'에 申하늬라는 가공의 인물이 역사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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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玆山魚譜', 혹은 '현산어보'컬 렉 션 2021. 4. 21. 11:02
금요일, 영화보러 간다. 요즘 많이 회자되는 '자산어보(玆山魚譜)'를 보러가자고 오늘 아침에 선영 선배로부터 전화가 와 그날 대한극장 앞에서 만날 약속을 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를 '현산어보'라고도 하는데, 한자어로는 같다. 김훈의 소설 '흑산(黑산)'에 그에 관한 설명이 나와있는데, 아무튼 자산, 현산, 그리고 黑山은 검을 玄, 검을 黑, 그러니까 모두 검다는 점에서 같은 의미의 말이다. 자산어보를 굳이 현산어보로 고집해 부르는 한 사람이 생각난다. 이태원이라는 분이다. 고등학교 생물교사를 한 이 분은 정약전의 '자산어보'를 바탕으로 흑산도에서 수년 간 생활하면서 우리 연.근해안 해양생물의 상세한 생태를 다각도로 연구해 2002년 다섯 권의 책으로 펴냈다. 그 책이 이름하여 '현산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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鷺山 이은상 선생과 '可人山'컬 렉 션 2021. 4. 7. 07:57
노산 이은상 선생은 고향 마산이 낳은 시인이면서 또 마산이 버린 시인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좀 잠잠해졌다는 소리를 듣기는 합니다만, 여전히 마산에서는 노산 선생을 무슨 친일이니, 독재정권 비호니 해서 매도하고 거부하는 분위기가 좌파일색의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있다고 합니다. 참 몹쓸 것들이지요. 마산의 좌파들은 대부분 마산 출신, 그러니까 마산 본토배기들이 아닌 특성이 있습니다. 그들이 노산 선생을 비롯해 이원수, 조두남 등 마산의 문화 원로들을 그런 식으로 매도하는 것은 마산을 어떤 식으로든 장악하기 위한 일환이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별 연고도 없는 마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존경받는 토박이 문화 원로들을 포함해 마산의 전통적인 문화를 말살하는 것으로 그 방향을 잡았던 것이었지요. 그들의 이런 시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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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상용 황동 종 한 쌍(brass table bells)' from Germany컬 렉 션 2021. 4. 7. 07:52
어제 독일로부터 도착한 황동 탁상용 종(brass table bell) 한 쌍. 받아보는데 거의 두달 걸렸다. 이런 소소한 물건을 해외에서 구입하고 있는 것은, 팬데믹 코로나 시대에서의 변화를 측정해보는 일종의 테스트다. 글로벌 역병 상황에서 그나마 국제우편의 숨통은 어떠한가 하는... 지난 번 '사도의 종(Apostle Bell)'을 구입한, 독일의 같은 판매자로부터 샀다. 독일우편(Deutsche Post)으로 독일서 부치면 한 보름쯤 걸리는 걸 감안하면, 이번의 경우 근 네배 정도 오래 소요된 것이다. 한달 쯤 지났을 때 이베이 쪽에서 통보가 왔다. 팬데믹 코로나로 배송이 늦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고도 한달이나 더 걸려 도착한 것이다. 종은 한 쌍으로 앙증맞다. 크기는 테이블 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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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카메라'가 어느 날 내게로 왔다컬 렉 션 2021. 4. 4. 16:28
옛날 카메라 수집을 한 20년 했습니다. 그러니까 그 시절 동안 '늙은 카메라'들에 푹 파묻혀 왔다는 얘기이지요. 지금은 이도 저도 아닌 처지가 되어있지만, 그래도 아직 그것에서 완전히 빠져 나오지는 못하고 어정쩡해 하고 있습니다. 클래식카메라에 푹 빠져있을 무렵인 2000년인가에 그때까지의 심경을 적어놓은 글이 있었습니다. 꽤 긴 글이었는데, 그걸 써 놓고는 까먹고 있었습니다. 그게 어제 옛 USB에 들어있길래 꺼내 보았습니다. 지금 읽어보니 낮이 좀 화끈거립니다. 그리 절실했던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치기도 아니고 어쩌다 저쩌다 클래식카메라에 빠져들게 된, 말하자면 하나의 입문기인 셈인데, 혹시 이 방면에 취미를 가지신 분들께는 참고가 될 것 같아 게재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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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馬山> 책 한권에 얽힌 사연컬 렉 션 2021. 3. 28. 08:16
앞 표지 안쪽에 적혀진 글로 보아 1970년대 박종규 씨가 박정희대통령 경호실장 때 그에게 보내진 책으로, 이런 글이 적힌 이런 저런 책들이 가끔씩 헌 책방에 보인다고 한다. 이런 짐작이 든다. 책을 포함해 박종규 씨 소장 유품들이 어떤 이유와 경로인지는 몰라도 시중에 무더기로 흘러나와 떠돌아 다닌다는 것인데, 박정희대통령 시대 권력실세였던 박종규 씨의 처지를 감안하면 새삼 권력의 무상을 실감케 한다. 이 글이 적혀진 책은 옛 마산출신의 걸출한 언론인이었던 이진순(1917-1994) 선생이 1970년에 쓴 으로, 이 선생의 장남인 이상규 사장이 어렵게 구해 소장하고 있는 것을 이번 마산 길에 이 사장을 만나 직접 보게 된 것이다. 이 사장이 이 책을 구해 소장하고 있는 과정이 좀 극적이면서도 애틋한 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