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끔씩 내 기억의 혼미해져감에 스스로 놀랄 때가 있다. 나이 탓이라 기억의 망각곡선이 점차 가팔라져가고 있다는 자위 정도를 썪어 얼렁뚱땅 넘기려 하지만, 그것이 어떤 사람과 관계된 경우 미안하고 죄송스런 마음을 금할 수 없을 때도 있다. 그저께 신문을 보다 그런 경우를 또 한번 ..
서촌마을 체부동 시장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며 소줏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좁은 곱창집에 옹기종기 앉은 사람들은 이내 가까워졌다. 문재인 비판이 그런 친밀감의 최고의 안주였다. 부천에서 왔다는 곁 자리의 50대들은 우리보다 젊어서 그런지 훨씬 격양돼 있었다. 청와대 진입이 ..
1941년 1월 겨울의 어느 날, 매새추세츠 뉴 베드포드의 안개 낀 밤 풍경입니다. 잭 딜라노(Jack Delano)라는 포토그래퍼가 아세테이트 네거티브 필름으로 찍은 중형 포맷 사진인데, 역시 아날로그 사진이 깊이가 있습니다. 올드 사진 사이트인 '쇼르피 닷컴(www.shorpy.com)에서 퍼 온 것으로, 사진 ..
하루 종일 외할머니 곁을 지키다시피 했다. 혹여 나 혼자만을 두고 가실까하는 조바심 때문에서다. 대구 외갓집에서 할머니와 함께 마산 집에 온지 이틀도 채 안 됐다. 나는 대구에서 할머니 품에서 자랐다. 부모님은 나를 낳자마자 나를 두고 마산으로 떠났다. 아버지 직장 때문이다. 초..
나라 돌아가는 형세와 관련한 보수우파 쪽의 분석과 전망이 극명한 양단의 것이어서 혼란스럽다. 어떤 것은 지금 문재인 대통령 정권의 과도한 종북성향 등 나라가 불과 2년 여 만에 처한 여러 현실을 자각한 국민들이 문재인을 조금만 더 밀어 붙이면, 문재인 정권은 급전직하로 나락에 ..
사진 한 장이 역사를 바꾼다. 사례가 많다. 멀리까지 갈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획기적 전기를 마련한 '6.10 항쟁'의 도화선이 된 것은 한 장의 사진이다. 연세대 이 한열 군이 최루탄에 맞아 숨져가는 보도사진 한 장의 폭발력은 컸다. 이 사진으로 민주화 시위는 폭풍처럼 번졌..
공지영은 올해 우리 나이로 57세다. 耳順을 바라보는, 결코 적지않은 나이인데, 왜 그런지 정신은 뒤로 내 빼고 있는 것 같다. 이즈음의 공지영은 뭔가에 집착해 한참 빠져있는 모습인데, 바로 조국이다. 조국 문제에 끼지 않는데가 없이 속된 말로 천방지축이다. 정의가 어떻고 공정이 어..
어제 양재동 더케이 호텔 가든에서 열린 재경 마산고등학교 동문 체육대회. 우리 29회는 열 여남은 명이 참석했는데, 매년 참가 인원이 줄어드는 추세다.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난 해에는 스무 명 이상이 나왔는데, 일년 사이에 자리가 많이 비었다. 우리 29회도 어느 듯 원로 기수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