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제동이 말하는 게 뭔가 메시지를 담으려 하고는 있지만, 어째 좀 매가리가 없고 시들하다. 어딘지 모르게 그들 부류에 의해 마지못해 끌려 나와 하는 말 같은 느낌인데, 말하자면 단말마적인 기승의 편린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어쩌면 문재인 정권의 종말이 보이고 있다는 것과 같은 맥..
90 넘긴 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대구 동생들에게서 갑자기 밤에 전화가 오면 가슴이 덜컹 내려 앉는다. 어제 밤 대구 남동생으로부터의 전화. 좀 늦게 받았더니 전화가 끊어졌다. 그 때부터 가슴은 쿵쾅거린다. 무슨 불길한 생각에 동생에게 도저히 전화를 할 수가 없다. 대신 우회..
정범태 선생이 별세하셨다는 소식을 접했다. 향년 91세. 선생은 우리나라 보도사진에 있어 역사적으로 큰 획을 그으신 분이다. 1960년 4월 18일, 이승만 정권의 사주를 받은 폭력배에 의한 고려대생 기습사건을, 선생은 당시 조선일보 기자로 목숨을 걸고 현장에서 찍었고, 이 사진이 국민의 ..
먹는 일은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것이지만, 한편으로 삼시세끼를 그때 그때 챙겨 먹기란 번거로운 일이기도 하다. 나이가 들면서는 그 번거로움이 더 하다. 하여 끼니를 귀찮아서 일부러, 혹은 부지불식간에 건너 뛰기도 한다. 딴에는 그걸 좀 고상한 차원에서 연부역강(年富力强), 그러니..
'행복한 책 읽기' '행복한 글 쓰기'를 운위하던, 말 그대로 행복한 시절이 나에게도 한 때 있기는 있었다. 지금도 그러하고, 지금도 그게 나에게 들어맞는 것인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책 읽기는 특히 그렇다. 책을 보다가 지금 내가 무슨 책을 읽고있는지 하는 막연함에 퍼뜩 책..
청문회와 딸 문제 등으로 만신창이가 된 채 법무장관이 된 조국은 그래도 언제 그랬냐는 듯 굳건하고 씩씩해 보인다. 청문회 등의 몇 날, 표정이나 어투가 좀 수세적으로 망가지는가 싶었는데, 언제 그랬냐 싶게 얼굴도 다시 곱상하게 돌아왔고 걸음걸이도 씩씩하다. 상대방과 악수 나누..
추석은 나에겐 하나의 그림으로 다가온다. 기억에 붙박이 처럼 붙어있는 정물화(靜物畵) 같은 풍경이다. 냉장고 옆, 기대 앉을 수 있는 너른 벽 한켠은 어머니 자리다. 그 맞은 편은 제수 씨다. 그 옆으로 여동생들이 앉았다. 아내는 딱히 정해진 자리가 없이 부엌에서 왔다갔다 한다. 추석 ..
어제 '작은 추석' 날의 편린들. 영등포 '고흥골'에서 시작된 낮술은 결국 영등포 바닥 이 술집 저 술집을 헤매는 것으로 귀결됐다. 나 까지 세명이었는데, J 선배는 약속이 있다며 먼저 자리를 떴고, B 선배랑 둘이서 '끝'을 보았다. B 선배는 마시다, 마시다 어느 술집에서 덥다며 우통을 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