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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村 學 究 2021. 7. 6. 07:12
새로 나오는 책, 그러니까 신간(新刊)에 대해 무뎌진지도 꽤 된다. 2014년까지 그나마 명맥 수준이지만, 현직에 있을 적에는 하는 일이 그런 거라 신간을 더러 챙겨보고 했지만, 이제는 그럴 일이 없으니 그에 신경 쓸 일이 없는 것이다. 그래도 습성이라는 게 있다. 해온 게 그 짓이니 그 게 버릇이 된 탓인데, 아직까지도 책을 기웃거린다는 것이다. 다만 그 방식이 좀 달라졌다. 신간은 엄두도 못 낼 뿐더러, 교보서점 등 대형서점에도 이젠 잘 가지질 않는다. 뭔가 압도되고 위축되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대신 지나간 신문쪼가리 등에서 이따금 눈에 들어오는 책이나 혹은 어쩌다 이 동네 저 동네 헌 책방에서 우연히 접하게 되는 책에 관심을 가져보는 정도다. ‘비밀의 요리책(The Book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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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벨트용 케이스村 學 究 2021. 7. 6. 06:40
오늘 아침, 일산 라페스타 거리를 헤매다시피 해 구한 스마트폰 벨트용 케이스다. 거리에 즐비한 가게, 그리고 그 많고 많은 폰케이스들 가운데, 허리에 차는 벨트용은 없었다. 가게에서 물어보니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듣는다. 그런 거, 요즘 없습니다. 왜요? 요즘 누가 벨트에 차고 다닙니까 한다. 하기야 벨트용 케이스에 대한 기억은 2012년이다. 그 때 사무실이 있던 가산디지털단지에서 그걸 샀을 때도 눈총아닌 눈총을 좀 받았다. 나를 완전 구닥다리 쯤으로 여기는 눈치였다. 스마트폰을 새 것으로 바꾸니 마누라가 득달이다. 한 두푼 짜리도 아닌데, 잃어먹을 것이 분명하다며 강구책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하기야 나도 하도 많이 잃어먹어 봤길래, 내 스스로도 우려되던 참이었다. 아침부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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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반려犬misce. 2021. 7. 3. 13:43
독재자들에게는 좀 지엽적이긴 하나 공통점이 하나 있다. 애완 동물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지금 용어로는 반려 동물이다. 히틀러나 스탈린 등 악명높은 독재자들이 대개 그랬다. 특히 히틀러의 경우는 그의 반려견 '블론디(Blondi)'를 끔찍히 아꼈다. 얼마나 살갑게 대했으면, 그가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함께 있었을까. 그만큼 히틀러는 여러 면에서 반려견과의 관계가 깊었다. 지금까지도 히틀러가 생전에 함께 하던 반려견이 가끔씩 화제에 오르기도 한다. 이를테면 유럽의 히틀러 신봉자들이 그들의 반려견을 히틀러의 반려견 모습대로 따르게 하는 여러 퍼포먼스를 벌인다든가 하는 뉴스도 있다. 독재자라고 해서 반려 동물을 좋아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다만 독재자들의 특성상 반려견이 독재자의 이미지 조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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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의 스마트폰 교체 - 갤럭시 S21울트라村 學 究 2021. 7. 1. 07:17
어제 스마트폰 기기 변경 했습니다. 노트5 쓴지가 거의 5년이 돼가니 속도도 느려지고 밧데리도 빨리 닳습디다. 그리고 모든 기능, 예컨대 앱들의 움직임에 오류가 많이 걸렸습니다. 결국 갤럭시 S21Ultra로 교체했는데, 어제 이것 세팅하려 만지작거리다 하루 다 보낸 것 같습니다. 편리한 세상입니다. 노트5 데이타를 삼성의 smartswitch 앱을 이용하니 금방 S21에 옮겨졌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예전 같지 않습니다. '얼리어답터(earlyadopter)'는 아닐지언정, 나름 새로운 기기에 적응하는 순발력이 꽤 있다고 자처해왔는데, 이제 그게 잘 되질 않습니다. 눈도 어둡고 손도 떨리고, 무엇보다 과감하게 시도하는 화이팅이 없어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나이 탓이겠지요.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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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바렌보임 Mozart piano concerto no. 22 3rd movement - rondo, allegro컬 렉 션 2021. 6. 30. 11:02
모짤트 피아노협주곡 22번 3악장. 안단테에 이어지는 론도 알레그로는, 안단테에서 느껴지는 무거운 죽음의 관념을 털어버리게 하는 밝고 천진난만함을 안기며 뭔가 희망과 행복감에 젖게 한다. 안단테는 무겁고 좀 축축하고 복합적인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듣는 처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여러 어두운 감정이 서로 어우러진다. 올리비에 메시앙(Olivier Messiaen)이 안단테 이 부분에 대해 한 말이 생각난다. "이 악장은 불꽃의 죽음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치 죽음에 대한 모든 관념을 연상시키는 감정, 즉 절망, 반항, 의기소침, 천상의 위로, 그리고 부활에 대한 확신 등 넓은 감정을 아우르고 있다." 이어지는 론도 알레그로는 그러니까 말하자면 무거운 상념을 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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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죽음, 그리고 걷다村 學 究 2021. 6. 30. 08:36
죽은 친구가 꿈에 나타났다. 모자를 썼는데, 표정이 어두웠다. 반가웠다. 내가 친구 보고 이름을 불렀다. 친구는 나의 부름에 나를 보더니 아무런 말도 없이 무표정으로 내 앞으로 걸어오더니, 곁의 문이 있는 출입구 쪽에 섰다. 내가 다시 이름을 불렀다. 그랬더니 친구는 나를 언뜻 쳐다보더니 문으로 그냥 나가 버린다. 그런데 나가는 모습이 그랬다. 귀신이 아무런 물리적 행위없이 그냥 쑥 문을 관통해 연기처럼 나가는 것 같이 친구는 그렇게 그 문을 통해 사라졌다. 꿈이었지만, 나는 속으로 아, 저런 짓은 귀신이 하는 것인데 하며 두렵고 안타까워 했다. 친구의 꿈에서의 그런 모습이 오늘 많이 걸리적 거렸다. 무슨 꿈이 이런가 싶은. 며칠 전 본 죽음에 관한 한 유튜브 방송 때문일까. 사실 그 방송은 기존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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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山과 마재, 그리고 능소화볼 거 리 2021. 6. 28. 08:22
함안에 사는 한 후배가 보내 준 꽃 사진을 보고있다. 여름의 꽃이라는 능소화다. 대구 달성군 화원 땅의 남평 문 씨 집과 그 주변에 탐소롭게 피어있는 능소화다. 나는 능소화를 보면 다산 정약용 선생이 떠올려진다. 다산의 생가터가 있는 남양주 능내리 마재에는 다산이 살던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여름이면 능소화가 만발한다. 지금쯤 달성 화원에서 처럼 마재에도 능소화가 한창 꽃을 피우고 있을 것이다. 다산은 능소화를 자기가 태어나서 자라고 18년의 유배생활 후 만년을 보낸 향리 마재의 꽃으로 여겼다. 다산의 글들 중에도 능소화를 언급한 대목이 여럿 나온다. 다산과 진솔과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엮은 최문희의 소설에도 다산과, 다산이 유배지인 강진 땅에서 맺은 진솔과의 사랑이 깃들여진 듯한 능소화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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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의 신림 땅 '용소막 성당'추억 속으로 2021. 6. 27. 07:18
원주 신림의 용소막 성당. 2011년 와 봤으니까 10년 만의 발길이다. 오기가 쉽지 않았다. 중앙선 신림 역이 폐쇄된 탓이다. 고양에서 버스를 타고 원주터미널에 내려서도 두 번 버스를 갈아타고 도착할 수 있었다. 금대리, 치악재 등 원주에서 용소막 성당 가는 길, 풍광은 예전 그대로인데도, 예전에 가던 그 맛이 나질 않았다. 아무래도 연륜과 나이 탓일 것이다. 1980년대 초, 여기를 자주 왔었다. 장모님의 몸이 안 좋았다. 장인 어른이 어디 요양할 데를 구하다가 찾은 곳이 신림 땅이다. 그곳의 한 농가를 세로 구입했다. 윗채와 아랫채가 있는 자그마한 시골 촌집이었다. 윗채를 쓰고 아랫채는 집을 관리할 젊은 부부가 살았다. 장인께서 신림을 요양처로 구한 것은 장모님의 생각을 반영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