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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파香 가득한 '김훈 식' 라면 끓이기먹 거리 2021. 8. 13. 19:37
책 제목에 이끌리어 가끔씩 보게되는 책이 더러 있다. 소설가 김훈의 라는 책도 그 중의 하나다. 라면은 나에게는 극복의 대상이다. ‘망설임의 먹거리’라는 얘기다. 라면은 맛 있다. 그 맛은 중독성이 강하다. 그래서 때때로 먹기도 하지만, 먹고나면 또한 후회되는 게 또한 라면이다. 속이 더부룩한 것도 그렇지만, 일반 건강상식에서 라면의 부정적인 측면 자주 건드리는 게 신경 쓰이기도 한다. 그래서 라면을 좀 더 건강하게 또는 맛 있게 끓이는 방법을 좀 찾아보기도 하는데, 김훈의 라는 책도 그런 과정에서 흥미를 갖고 보게 된 것이다. 김훈의 이 책은 타이틀을 라면으로 하고 있지만, 정작 책 내용에 있어서 라면에 관한 글은 딱 한 꼭지고 나머지는 일반 먹거리에 대한 김훈의 단상을 적고 있다. 그래서 읽으며 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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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belief 2021. 8. 10. 15:03
9일 대구 길. 어머니 보러갔다. 어머니는 병원에 입원해 계신다. 십여일 전, 낙상으로 얼굴 쪽에 타박상을 입었는데, 그거 뿐만이 아니었다. 낙상의 원인이 빈혈 때문이었고, 그 빈혈이 위장 쪽의 내출혈이라는 진단이 나왔기 때문이다. 한달 전, 어머니 생신 때는 건강하신 모습이었다. 그게 좋아 어머니 앞에서 술을 거나하게 마셨는데, 한달 후 어머니는 병원에 누워계시는 것이다. 대구 가톨릭대병원. 어머니가 입원해 계신 곳이다, 이 병원에서 어머니는 스텔라 관에 계신다. 딱 7년 만이다. 그 때도 어머니는 스텔라 관에 계셨다. 어머니는 그 때 큰 수술을 받았다. 대장암. 병원에서는 고령이라 수술에 난색을 표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그 큰 수술을 이겨내셨다. 그리고 어머니는 거의 기적적으로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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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금散調의 名人, 김평부사람 2021. 8. 8. 08:55
금요일 저녁, 낮술로 얼큰해진 가운데 '흰당나귀'를 나서려는데 귀한 분을 만났다. 내가 그 분을 알아봤는지, 그 분이 나를 먼저 알아봤는지 모르겠다. 김평부라는 분. 대금산조의 名人이다. 얼마 전 어디선가 우연히 이 분에 관한 글을 본적이 있다. 서울시내로 나와 인사동에 거처를 마련했다는 소식이었다. 그걸 아마 그날 만난 자리에서 확인했을 것이다. 김평부라는 이름보다 '숨'으로 잘려진 이 분의 원래 거처는 북한산 산속이었다. 흥국사 쪽 깊숙한 산골에서 홀로 대금을 불고있던 이 분을 지난 2013년에 만났다. 한나절 '숨 산방'에서 대금을 듣고 이야기를 들었다. 그 때 쓴 글을 찾아보니 나온다. 이 분이 북한산을 떠나 다른 곳으로 옮겼다는 얘기는 훨씬 전에 들었다. 2013년 만나 얘기를 나눌 때, 북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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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 그리고 'Sophie's Choice'컬 렉 션 2021. 8. 5. 10:45
한 때는 시방처럼 무더운 여름날을 책과 함께 보낸 적이 있다. 그 중 생각나는 게 윌리엄 스타이런(William Styron)의 ‘소피의 선택(Sophie’s Choice)’이다. 1983년인가, 그 해 여름은 무척 더웠다. 그 때 무슨 생각에서였던지 이 책을 구입해 일주일 휴가기간 내내 집안에서 뒹굴며 읽었다. 그때 교보문고에 페이퍼백의 이 책이 있었다. 한 7-8백 페이지 쯤 됐을 것이다. 이 책에 꼽힌 건, 그 해 초에 본 이 소설을 토대로 한 영화 때문이었다. 메릴 스트립이 소피로 나온 이 영화에 푹 빠져 두 세번을 보다 결국 원작까지 읽게 된 것이다. 두꺼운 문고판 페이퍼백 책을 읽기 쉽게 찢어 분할해 읽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본 책인대, 읽고 난 후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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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세상사는 이야기 2021. 8. 2. 07:21
졸지에 꽃 화분이 많이 생겼다. 난을 많이 키우는 친구가 준 것이다. 물론 내가 달라했다. 기억은 뚜렷하지 않은데, 얼마 전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그 친구에게 그런 것 같다. 친구가 그걸 기억하고는 어제 연락을 보내온 것이다. 나에게 꽃은 좀 가당찮은 측면이 있다. 우선 꽃을 가꿀 줄 모른다는 것이다. 이 말에는 전제가 붙는다. 딴에는 잘 피우게 하려고 노력을 한다는 것. 그런데도 꽃은 나몰라라하며 그냥 저대로 나가버리는 것이다. 나 뿐만 아니라 아내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이제껏 집에 꽃은 드물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집에 꽃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내가 어디서 한 두어개 꽃 화분을 구해온 것이다. 아내는 화분을 베란다 창 앞에다 두고 나름 열심히 가꾸는 모습이었는데, 글세, 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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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사촌'의 情세상사는 이야기 2021. 8. 2. 07:12
얼마 전부터 이른 아침, 누군가 우리 아파트 현관문 고리에 상추, 고추, 호박 등 푸성귀를 정성스럽게 봉지에 담아 살짝 걸어놓고 가시는 분이 있다. 한 두번은 그러려니 했는데, 그게 이어지니까 대체 어떤 고마운 분일까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어제는 깨끗히 손질한 많은 양의 대파를 걸어놓더니 오늘은 싱싱한 고추다. 아내로부터 그 분이 누구신지 대략 얘기는 들었다. 아파트 아래 층 아주머니라고 했다. 아주머니라니까, 여자는 여자들끼리 얘기하라며 나는 뒤로 빠지려 했다. 그랬더니 아내 하는 말이 그 집 바깥양반이 나를 잘 안다고 한다. 누굴까? 오늘 그 바깥양반 분이 누군지 알게됐다. 1997년, 지금 살고있는 아파트 분양당시 시공업체의 사기사건이 있었다. 큰 사건이었다. 분양받은 처지에서는 입주여부를 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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暴炎, 일산 호수공원landscape 2021. 8. 1. 08:41
일산 호수공원, 아침부터 더위가 가득하다. 메타쉐콰이어 길은 그래도 좀 났다. 그 길을 숨어 걷듯 하면서 왕복 두 차례. 그리고 도보길로 다시 나서니 숨이 턱턱 막힌다. 연꽃도 아직 피지를 않았는지, 아니면 더위를 타는지(?), 납짝 업드렸다. 수면 위로 내민 꽃들이 거의 없다. 붉은 배롱나무 꽃도 더위에 더 발개진 게 지친 모습이다. 모든 것들이 덥다, 덥다며 땀을 찔찔 흘리며 돌아 앉았다. 사람들은 다리 아래 넓직한 그늘에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