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暴炎, 하늘, 구름볼 거 리 2021. 7. 15. 15:59
덥다. 덥다. 무척 덥다. 이 더운 날, 그 중에서도 제일 무덥다는 한낮, 하늘은 어떤 모습일까. 더위를 품고있을 듯한 하늘이어야 했다. 하지만 하늘은 푸르고 높다. 더위와는 무관하다는 표정마저 짓고 있다. 내가 보고 느끼는 더위. 그러면 카메라의 눈에 더위는 어떤 모습일까, 사진을 찍었다. 이상하다. 사진 속엔 더위는 없다. 오히려 가을이 기웃거리고 있는 모숩이다. 마음이 성급하면 사진도 그러는 것일까. 푸른 하늘의 뭉게구름. 하늘에 걸렸고, 아파트에도 걸렸다. 태양을 머금은 구름은 뭉게스럽지 않다. 그로테스크한 느낌을 안긴다. 문득 박두진 선생의 싯귀가 떠오른다. "하늘이 내게로 온다. 여릿 여릿 내게로 온다..." 이 무더운 날, 찌는 듯한 대기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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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그막의 간식꺼리, 乾紅蛤, 건멸치먹 거리 2021. 7. 15. 08:25
나이가 들면 입맛도 시원찮다. 그저 세끼 밥만 잘 챙겨먹어도 그게 어딘가고 스스로 여길 때가 많다. 그렇지만 가끔씩 주전부리가 당겨질 때도 있다. 주전부리야 뭐 별게 있겠는가. 제 철에 나오는, 이를테면 시방이 여름이니 옥수수 정도를 갖고 입에서 우물거린다. 어쩌다 달콤한 게 먹고 싶을 때면 초코파이 같은 것 하나 먹는 정도다. 물론 먹고싶은 게 있기는 있다. 어릴 적부터 입에 당겨지던 것인데, 예컨대 말린 홍합이니 오징어같은 것들이다. 어쩌다 마른 오징어를 먹기도 하는데, 그건 정말 언감생심 조심해서 먹어야 한다. 이빨 때문이다. 그 맛에 호기를 부리며 먹다가 이빨로 낭패를 당한 경우가 허다하다. 말린 홍합, 그러니까 건홍합은 맛도 좋고 먹기도 좋은데 구하기가 쉽지 않다. 동네시장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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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사업가,' 리즈 위더스푼(Reese Witherspoon)사람 2021. 7. 13. 10:48
영화 '워크 더 라인(Walked the Line)'의 리즈 위드스푼(Reese Witherspoon)'이 오랜 만에 뉴스를 탔다. 월스트리터저널(WSJ)의 지난 6일(현지보도)자 보도인데, 위더스푼의 잘 나가는 할리우드 연기자로서의 뉴스가 아닌 게 눈길을 끌었다. 다름이 아니라 위더스푼이 사업가로 주목을 받고있다는 것이다. 위더스푼이 설립한 미디어 회사가 최근 애플 등으로부터 관심을 받으면서 높은 몸값으로 인수. 합병(M&A)시장에 나올 것이라는 관측을 더한 기사인데, 회사의 가치가 10억 달러(1조138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추산이다. https://www.wsj.com/articles/reese-witherspoons-media-company-hello-sunshine-is-ex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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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산책村 學 究 2021. 7. 13. 07:51
이른 아침 산책길. 하늘엔 조개구름이 가득하고 대기는 그런대로 맑으나, 후텁지근한 게 한낮의 더위를 예고하고 있다. 대구를 갔다오는 등 한 이틀간 찌들고 시달린 몸이 흐늘거린다. 한동안 마시지 않던 술도 이틀 간 마셨다. 속이 부대끼고 정신도 맑지 않다. 그런 상태에서 몸과 마음의 자세를 추스리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매일 하는 묵주기도를 새로운 마음으로 바치자. 그리고 한참을 걷자. 그런 마음으로 걷고 있지만, 마음이 밝아지지 않는다. 묵주기도도 어느 부분에서 생각이 나질 않는다. 이런 경우가 드물게 있기는 하지만 당황스럽다. 오늘 화요일은 '고통의 신비' 기도 날인데, 3단이 기억이 나질 않는 것이다. 한참을 더듬다가 겨우 생각이 나 그 부분을 되새김질 해 기도를 드렸다.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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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 오징어 회먹 거리 2021. 7. 12. 10:56
한동안 잘 잡히지 않았던 동해 오징어 많이 잡힌다고 한다. 그래서 동해안 항.포구가 활기를 띠고 있다는 소식을 며칠 전 들었다. 어제 대구에서 여동생 차를 타고 올라오다 평촌역에서 이 동네 사는 후배를 만났다. 여동생은 산본에 사는데, 후배 만난다니까 나를 금정역에서 내려주었고, 거기서 두 정거장 거리의 평촌역에서 후배를 만난 것이다. 딴에는 평촌 부근까지 왔는데, 후배 얼굴 안 보고 가면 섭섭해 할 것이라는 핑계였지만, 사실 그저께 대구에서 마신 술의 여파가 해장술을 당긴 측면이 있다. 후배랑 적당히 한잔하고 싶었던 것이다. 평촌역에서 후배랑 어디를 갈까를 놓고 뜸을 들이다 문득 골목 어귀, 눈에 들어오는 한 간판이 눈에 띄었다. 크게 '오징어'라고 써 붙인 플래가드다. 그걸 보며 문득 오징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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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外秀사람 2021. 7. 9. 12:15
살려고 안간 힘을 다하는 사람이 업수이 여겨지며 조롱 당하는 세태, 새삼 인간 존재에 대한 회의가 든다. 뇌출혈로 사경을 헤매며 일년 넘게 투병을 하고있는 이외수 작가의 근황을 알리는 보도에 폄훼와 조롱의 댓글이 무수히 달렸다. 몇몇 유력 언론사 측에서도 좀 심하다 느꼈는지, 시방은 댓글이 모두 삭제된 상태다. 인간이 사회적 존재라는 건 결국 뒷감당을 남긴다. 남다른 필력과 기행, 그리고 화려한 입담이 어떤 정치적, 이념적 진영의 유불리에 작용했던 뒷감당이 아닐까 싶다. 그걸 상대적 진영의 사람들은 간단히 업보라고 치부하며 오히려 즐거워 한다. 생로병사로써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자연적 존재로서의 한 인간으로 그냥 봐 줄 수는 없는 것일까. 흐미한 의식 속에서 이외수 작가가 눈물을 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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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컬 렉 션 2021. 7. 8. 07:58
동네에 대장천이라는 하천이 있다. 그곳을 자주 간다. 아침에도 가고 낮에도 간다. 운동을 겸한 산책삼아 가는데, 이즈음은 좀 바뀌었다. 쑥쓰러운 말이지만 꽃을 보러 가는 것이다. 자연습지가 있는 곳엔 갖가지 꽃들이 피어있다. 개망초가 흐드러지게 피어있고, 이름 모를 여름 야생화도 지천이다. 모르는 꽃 이름을 하나씩 알아가는 것도 재미있다. 달맞이꽃, 접시꽃, 개양귀비 등등. 지금까지 꽃을 모르고 살았다. 그저 꽃이라 하니까 꽃인줄 알았지,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질 않았다. 그러니 꽃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다. 그 꽃이 이즈음 눈에 들어오는 것이다. 어떻게 설명하고 받아들여야 할까. 내 느낌으로는 이렇다. 나이가 들어가니 비로소 꽃이 보여진다는 것. 그러니까 나에게 꽃은 '나이듦..