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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使徒의 鐘(Apostle Bell)' from Germany컬 렉 션 2021. 2. 10. 11:52
그저께 독일에서 보내 온 '황동 종(brass bell).' 이베이(eBay) 경매품목에 올라와 있는 타이틀에 'massive'라고 적혀있어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는데, 막상 받아보니 생각보다 크고 묵직하다. 독일 판매자는 나름 이 종에 관해 설명을 하고 있지만, 그다지 구체적이지 않다. 종의 역사와 만들어진 배경에 관한 언급이 없는 걸로 보아 판매자도 잘 모르는 것 같다. 종체 표면에 마태(Mathew), 요한(Johannes), 마르코(Marcus), 루까(Lucas) 등의 몇몇 이름이 새겨져 있는데, 예수의 12 사도들 중 네 사도들의 이름이다. 그리고 그 아래는 사슴과 나무, 그리고 새들이 부조돼 있다. 사도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종이 카톨릭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여지기는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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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속버스터미널, 그리고 그 옥상의 맛집, '포석정'세상사는 이야기 2021. 2. 9. 13:09
서울 반포의 고속버스터미널은 서울역과 함께 누구나에게 애환이 서려있는 곳이다. 떠나고 보내는 곳이기 때문이다. 고향을 지방에 둔 출향민의 처지에서는 더 그렇다. 타향살이의 울적한 심사들이 모아져 고향으로 보내지는 곳이다. 1970년 공부하러 서울에 처음 올라왔을 땐, 서울역 한 곳이 올라오고 내려가는 플랫폼이었다. 그 때 경부선 밤차로 '은하호'가 있었다. 서울시내에서 한 잔을 걸치고 이슥해지는 밤, 취기가 오르면 뭔가 말로는 표현 못할 향수가 등을 서울역으로 떠민다. 밤 10시 '은하호'를 무작정 탄다. 다음 날 새벽이면 삼랑진을 경유해 넓직한 바다가 보이는 고향 마산에 도착한다. 1970년에 고속버스가 운행되면서는 서울역에서 고속버스터미널로 갈아탔다. 기호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로서는 버스가 어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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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 오브 뮤직'의 크리스토퍼 플러머(Christopher Plummer) 別世 at 91obituary 2021. 2. 8. 07:35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The Sound of Music)'(1965)에서 폰 트랩 대령 역을 맡아 깊은 인상을 남겼던 크리스토퍼 플러머(Arthur Christopher Orme Plummer)가 91세를 일기로 지난 5일 미국 커넥티컷 웨스턴의 그의 자택에서 별세했다. 사인은 낙상으로 인한 두부후유증. 1929년 캐나다 토론토 출생인 플러머의 집안은 명문가로, 그의 외증조부가 존 애벗 캐나다 전 총리다. 플러머는 평생 10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했고 ‘비기너스’(2010년작)에서 아내와 사별한 뒤 뒤늦게 동성애자임을 고백하는 아버지 역할을 맡아 2012년 84회 아카데미상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1965년 개봉한 ‘사운드 오브 뮤직(The Sound of Music)’은 그의 이른바 출세작이다.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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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산 緣木求魚?즐거운 세상 2021. 2. 7. 11:01
좀 성급해졌다. 어제 모처럼 오른 청계산에서 봄이 이미왔다고 단정해버린 것이다. 포일리 '주현미 집' 인근에서 오른 청계산 산길은 겨울의 그것이 아니었다. 얼음이 녹아내려 질펀해진 초봄의 산길이었다. 질펀거리는 산길은 분명 봄의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매봉 쪽으로 이어지는 정상 능선 길에 부는 바람도 그랬다. 겨울이 녹아내리는 선선한 봄바람이었다. 봄이 왔구나 생각들하니 게으름이 솔솔 피어난다. 게다가 모두들 아침을 거른 탓인지 어디서 자리잡아 뭘 먹자고들 한다. 결국 매봉 쪽에서 꺽어 청계사 쪽으로 내려와 양지바른 곳에 자리를 잡았다. 평촌 사는 후배의 배낭이 좀 무겁게 보인다 했더니, 뭘 바리바리 싸왔다. 문어가 나왔다. 후배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 또 꺼내놓는 건, 어라, 다름이 아니라 물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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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트롯' 유감misce. 2021. 2. 7. 09:08
트롯 열풍이 거세다. TV조선의 공로가 지대하다. 거액의 상금을 건 오디션 격인 방송이 전국몰이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트롯, 트롯하지만 사실 나이까지 든 사람들에게 트롯이라는 영어식 발언은 좀 어색하다. 그보다는 ‘도로또’라는 게 훨씬 더 익숙하다. ‘도로또’는 한때 왜색이라는 이유로 지탄을 받은 대중가요 장르다. 그 도로또가 이즈음 선풍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는 게 도로또를 좋아하는 처지들에게는 좀 신기할 것이다. 며칠 전 목요일 저녁에 미스트롯 경연 방송이 있었다. 차순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몇 단계를 거친 후의 막바지 경연이라 아내와 함께 관심을 갖고 보았다. 화려하고 신바람 나게하는 경연이었다. 재미있고 신바람나는 생중계방송이었지만 한편으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방송사 트롯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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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의 <프라하의 묘지>컬 렉 션 2021. 2. 5. 08:50
지금은 고인이 된 움베르토 에코(1932-2016)의 글은 재미있다. 난해한 기호학의 대가이기도 한 에코의 글이 재미있다는 건 그의 소설들에 한한다. 재미도 있지만 물론 어렵기도 하다.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장미의 이름'도 그 중의 하나다. '장미의 이름'을 읽다가 포기한 기억이 있다. 아주 오래 전이다. 소설은 재미있었지만 어려웠다. 그리고 번역이 문제였다. 번역을 한 고 이윤기 선생도 그걸 인정했다. 아울러 자신의 번역의 '오류'를 솔직하게 인정했다. 그리고 새롭게 번역한 책을 재발간하기도 했다. 우리 출판 사장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그 후에도 에코의 책이 나올 적 마다 나는 그런 기억의 포로가 되어 읽기가 사실 좀 저어했다. 그러다 이번에 다시 마주 한 책이 '프라하의 묘지'라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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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冊)村 學 究 2021. 2. 4. 12:27
제목만 봐도 머리와 눈이 뻐근해 진다. 지난 주말 친구들과의 북한산 산행 후 가진 뒤풀이 자리에서 한 친구가 내게 준 책이다. 교보문고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다 들린 책방에서 내 생각이 나서 샀다는 책이다. 고마운 마음으로 받은 후 집에 와서 언뜻 보고는 그저 책상에 얹어 만 두고 몇날이 흘렀는데, 그게 오늘 아침 눈에 들어왔다. 그날 저녁 술에 절어 집에 와서는 친구의 성의가 고마워 책을 펼쳤다. 읽어 볼 요량이었다. 하지만 이내 닫았다. 쇼펜하우어의 의지의 철학이 어떻고 저떻고 하는 책인데, ‘物自體’ 등 칸트의 관념 철학이 어떻고 저떻고 하는 되살린 기억 속에 호기심은 앞선다마는, 그것 뿐이다. 글을 읽고는 있지만 맹글맹글 머리에 만 맴돌 뿐 도시 그 내용에 대한 개괄이나 인식이 생기지 않았다. 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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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馬山할머니내 고향 馬山 2021. 2. 3. 13:28
지금 있는 아파트에 21년 째 산다. 세상 인심이 어쩌다 그리 됐는지는 모르겠으나, 같은 아파트에 살고있는 이웃들을 서로들이 잘 모른다. 내 관점에서 보자면, 나의 잘못이 기중 크겠지만 익스큐스를 보태자면 아무래도 상대성을 무시하지 않을 수 없다. 앞집, 옆집 이웃들이 본체 만체 하는데야 어쩌겠는가. 그런 걸 무릅쓰고 먼저 인사를 건네기는 좀 그렇다. 더구나 그런 이웃들이 젊은 세대라면 더욱 그렇지 않겠는가. 엘리베이터에서 자주 마주치는 할머니 한 분이 계신다. 참 정갈하고 야무지게 보이는 할머니다. 십년 넘게 같은 동의 아파트에 살지만, 엘리베이터에서 그저 눈 인사 정도 만 드린다. 아침 산책을 마치고 귀가하는 엘리베이터에서 그 할머니를 만났다. 어디 시장엘 갔다 오시는 모양이다. 두어마디 주고 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