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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리아핀, 샬리아핀컬 렉 션 2020. 5. 30. 06:50
러시아 관련 책은 역시 어렵다. 읽기는 읽는데, 내용이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러시아 역사와 문화에 워낙 과문한 탓일 것이다. 수 많은 인물들이 나오지만, 그 많은 이름들은 대부분 생소하다. 그러니 아는 이름이라도 나오면 반갑다. 그러나 몇 안 된다. 톨스토이, 푸쉬킨이니 투르케네프, 체홉, 고리키, 도스토예프스키 등 세상에 널리 잘 알려진 사람들이다. 음악 쪽에서 알만한 인물은 겨우 한 두 명이다. 무소르그스키와 림스키 코르사코프. 역사 쪽으로 오면 더 그렇다. 그 유명하다는 '러시아 국가의 역사'를 쓴 카람친도, 그 책을 본 적이 없으니 나에긴 생소할 수 밖에. 보리스 고두노프도 그렇고 네크라소프도 그렇다. 책을 반 쯤 읽은 상태에서, 어제 한 인물이 읽는 재미를 더해줬다. 좀 아는 사람이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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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꾼' 이애주 선생(2014)사람 2020. 5. 30. 06:34
춤꾼 이애주 선생을 인터뷰했다. 잘 알려진 분인데 물을 게 뭐 더 있겠는가. '神氣'에 관해 물었다. 춤출 적에 그런 감이 없지 않는가 하는. 왜 없겠어요 한다. 무슨 뜻? 살풀이를 출 때 집중을 하고 들어가면 보는 사람들이 울기도 눈물도 흘리기도 한다. 그들에게 감춰진 인간의 본성을 자극하는 것이다. 춤의 기운이 보는 이의 본성과 그를 둘러싼 번뇌와 괴로움, 슬픔의 '살'을 때리면서 맞아 떨어져 우리는 하나가 되어 버린다. 그 때 나는 몸주신이 된다. 번뇌와 슬픔은 눈물과 함께 살아져 버린다. 나는 구름 위에서 춤을 춘다. 내가 이름을 붙였지. 구름사위라고.구름사위를 할 때 신기를 느끼지. 아니 신성 그 자체지. 그러나 그렇게 초월된 상태로 가면서도 중심은 잡지. 중심을 못 잡아, 넘어가버리면 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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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짜르트의 모짜르트', 클라라 하스킬(Clara Haskil)사람 2020. 5. 28. 17:22
클래식 음악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다. 그러나 좋아하는 연주가는 있다. 그 중에서도 클라라 하스킬(1895-1960)을 제일 좋아한다. 그녀는 인생과 음악이 모두 극적이다. 역정으로 점철된 인생도 그렇지만, 모짤트, 브람스, 쇼팽을 넘나든 과정도 그렇다. 개인적으로 하스킬을 좋아하게 된 연유가 있다. 윌리엄 스타이런(William Styron)의 소설인 '소피의 선택(Sophie's Choice)'에는 모짤트 음악이 많이 등장한다. 소설 속 시련의 화신인 소피와 모짜르트의 음악이 어울리기 때문이었기 때문일까. 소피와 그녀의 연인인 네이단(Nathan)은 모짤트 피아노 협주곡 24번 2악장 라르케토(larghetto)를 특히 좋아한다. 그 소설, 그리고 영화에 빠지면서 나도 그 2악장 라르게토를 좋아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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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村 學 究 2020. 5. 28. 10:46
130. 오늘 우체국 갔다오는 길에 동네 병원에서 재어 본 수축 혈압지수다. 처음 재었을 때 147이었는데, 잠시 숨을 고르고 측정했더니 130으로 나왔다. 근래들어 가장 낮은 지수다. 며칠 전에는 137이었다. 혈압에 신경을 쓰게된 건, 두어달 전 아내와 함께 아산병원에 갔을 때 아내따라 재어 본 게 계기가 됐다. 그 때 155였다. 나는 그 때까지 혈압은 모르고 살았다. 그냥 120 선일 것이라는 나름의 자신감에 찬 생각 때문이었다. 그 이후로 혈압에 신경을 쓰고 노력을 기울였다. 운동과 식습관 변화다. 라면, 햄버거, 소시지 등 가공식품은 일체 끊었다. 그리고 매일 아침 당근. 사과. 아로니아. 케일. 토마토 등과 함께 갈아 마시는 비트는 두달이 지났다. 나는 비트 덕이라 여기고 있다. 아내 혈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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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이 많은 나에게'村 學 究 2020. 5. 28. 08:21
어제 중앙일보에 혜민스님이 쓴 칼럼의 제목이다. 걱정없는 사람이 어디 없을까마는, 하지만 그에 덧붙여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혜민스님은 그걸 심리학적인 용어인 '부정의 편향성(negativity bias)'으로 설명하고 있다. 인간이 진화해 오면서 좋은 것 보다는 안 좋은 쪽으로 생각하면서 모든 걸 어둡게 보는 경향에서 비롯된 일종의 '마음의 병'으로 진단하고 있다. 맞는 말이다. 생각이라는 게 단편적인 것이기도 하면서 그게 모아지고 어떤 경향으로 자리잡아 가면 생각의 '버릇'이 된다는 차원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걱정이라는 게 그냥 막연하게 마음의 어둔 곳에서 생겨나는 아지랭이 같은 것이라면 그럴 것이지만, 그 걱정의 실체가 존재한다면 그 양상은 달라질 수 있는 것이 아니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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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of of Heaven' by Eben Alexander - 하버드 의대교수가 본 '천국'컬 렉 션 2020. 5. 27. 07:57
'프루프 오브 헤븐(Proof of Heaven)'. 책 제목부터가 좀 거창하다. 말하자면 천국을 증명한다는 의미인데, 언뜻 보아 종교서적 같은 냄새를 풍긴다. 그러나 그런 류의 책은 아닌 것 같다. 천국은 죽어야 갈 수 있는 곳이다. 죽은 후의 일을 이승의 사람들은 알 수가 없다. 그런데 천국을 증명하고 있다? 책의 부제를 보면 그 내용을 알 수 있다. '사후세계로의 여행(A Journey into the afterlife). 그러니 이 책은 죽어 사후세계(afterlife)를 경험한 후 살아난 이른바 '임사(臨死)체험(near-death experience)'의 기록이다. 죽었다 살아난 사람들은 꽤 있다. 그리고 이들의 각양각색의 얘기들도 많이 있다. 그러니 이런 체험담은 좀 진부하게 받아들여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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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아잎 된장찌게먹 거리 2020. 5. 26. 08:30
오늘 아침처럼 꾸무적하고 비라도 올 듯한 날, 밥상 국물거리로 된장찌게 만한 게 있을까 싶다. 대파와 양파, 호박과 감자를 듬성듬성 썰어넣어 된장을 되직하게 풀어 끓인 된장찌게는, 끓는 소리와 냄새 만으로도 마음과 속이 풍성해진다. 여기에 특별한 그 무엇을 하나 추가한다. 방아잎이다. 마누라는 또 그 것 넣는다고 한 소리다. 방아를 서울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남도 마산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어릴 적부터 많이 먹어 입에 익숙해진 맛깔스런 조미와 香辛의 잎이 아니던가. 장어국하면 생각나는 게 방아잎이고, 방아 안 들어간 장어국은 생각할 수도 없다. 또 정구지전 - 서울서는 부추전이라고 하는 - 에 청양고추와 함께 넣으면 그 맛이 확 달라진다. 추어탕은 또 어떤가. 방아를 넣어야 특유의 제 맛이 난다고들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