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
W.A. Mozart "Abendempfindung an Laura" K.523 - Arleen Auger컬 렉 션 2020. 5. 25. 14:08
"Abendempfindung an Laura" 모짜르트의 가곡으로 작품번호 K. 523입니다. 독일어 제목이 좀 어렵지요. 의역하자면 ’로라에게 황혼의 느낌을’이란 제목입니다. 인생의 죽음을 황혼에 비유하면서 그것을 슬퍼해 흘리는 눈물을 가장 아름다운 진주로 묘사하고 있는 노래입니다.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 아침부터 바빴습니다. 별 하는 일도 없이 그랬으니 그저 마음만 바빴다는 게 맞는 말일 것 같습니다. 전화만 십여 통 주고받았지만, 별로 풀려진 일도 없습니다. 그런 와중에 이 노래가 왜 갑자기 생각났는지 모르겠습니다. 워낙 아름답고 유명한 모짜르트의 가곡이라 엘리자베스 슈워츠코프, 바버라 보니 등 여러 소프라노들이 불렀습니다. 그 중에서도 나는 알린 오거(Arleen Auger)의 것을 좋아합니다..
-
북한산 구기동 '파전'먹 거리 2020. 5. 24. 11:43
북한산에서 구기동으로 하산해 뒤풀이 할 적에 안주로 빠질 수 없는 메뉴가 '파전'이다. 파전 잘 하는 집이 구기동에 있다. 탕춘대성 암문에서 포금정사 터로 오르면 옛 매표소 못미처에 구기동으로 우회하는 산길이 있다. 그 길로 내려가면 구기동 동네로 내려가는 계단 길 곁에 '장독대'라는 주막이 있는데, 그 집 파전이 맛 있다. 그 집 주인은 부산 사람으로 동래고등학교를 나왔는데, 애시당초 살림 집으로 주막으로 열었을 때부터 동래 금정산성 막걸리와 동래파전으로 주 메뉴를 삼았다. 이 집 파전은 동래의 전통적인 파전 그대로인데, 싱싱하게 잘 자란 굵직한 쪽파에 오징어 등 각종 해물이 푸짐해서 금정산성 막걸리에 제 격이다. 또 다른 한 곳은 구기동 동네에 자리한, 우리 북한산 산행팀이 잘 가는 '삼각산'이다. ..
-
충무로 '사랑방 칼국수'의 닭백숙먹 거리 2020. 5. 24. 11:00
충무로에는 옛 맛집이 더러 있다. 꼬리곰탕을 잘 하는 '파주옥'도 있고 돼지갈비 전문의 '뚱보갈비'도 있다. 1980년대를 충무로에서 보낼 때 많이 들락거리던 맛집들이다. 그 가운데 한 집이 '사랑방 칼국수'다. 이 집도 어언 반세기에 가까울 정도로 연륜이 오래 된 집이다. 이 집 칼국수는 특색이 있다. 옛스런 노란 양은냄비에 담겨져 나온다는 것이고, 마늘 양념이 풍부해 그 국물 맛이 진하고 맛깔스럽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집 칼국수는 술 마시고 난 후 해장으로 인기가 높다. 점심 때면 간 밤의 술로 고달퍼 진 속을 달래고자 이 집 칼국수를 먹으려는 충무로 직장인들이 줄을 설 정도다. 칼국수와 함께 이 집의 인기 메뉴로 손 꼽히는 것은 닭 백숙이다. 이 집 특유로 장만하는 닭 백숙이기에 이 집 특유의 맛..
-
마산 聖旨여고 배드민턴내 고향 馬山 2020. 5. 23. 08:25
한국시간으로 1981년 3월29일 밤 10시경, 영국의 런던發 외신은 “동양에서 갑자기 혜성이 나타났다” 고 전 세계에 긴급 타전했고, 이 소식을 접한 우리 국민들은 환호한다. ‘동양에서 갑자기 나타난 혜성’은 누구인가. 그는 한국에서 온 19세의 당시 배드민턴 국가대표선수 황선애(당시 한국체대 2년)였고, 이 표현은 그녀를 가리킨 감탄調의 수사였다. 황선애가 100년의 역사와 함께 세계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전 영국오픈 배드민턴 세계대회(전영오픈)’ 여자단식부분서 정상을 차지했던 것이다. 이는 한국 여자 배드민턴이 1966년 방콕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이래 국제대회 출전 15년 만에 이룬 쾌거로, 한국 배드민턴, 아니 한국 스포츠의 세계적 위상을 높여준 하나의 사건이었다. 한국선수가 전영오픈에 출전한 것..
-
醉 中 理 髮村 學 究 2020. 5. 22. 17:27
엊저녁에 좀 마셨는데도 아침이 거뜬하다. 동네 편의점에서 마셨고 후배들과도 잘 헤어졌을 것이다. 말짱한 기분으로 책상에 앉아 PC를 켜고 메일 답신을 하는데, 뭔가 머리 쪽이 좀 허전하다. 손으로 머리칼을 쓸어 만져 보았다. 어라, 머리카락이 짤막하니 손에 잡힌다. 머리카락이 웬지 어디 달아난 느낌이다. 이발한지 오래돼 머리칼이 그동안 많이 자라있었다. 그런데 그 머리칼이 없어진 듯 한 것이다. 거울을 보았다. 웬일인가? 머리칼이 짤막하게 이발이 돼 있었다. 엊저녁부터 아침까지 이발 한 기억이 없는데 이발이 돼 있으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순간적으로 좀 멍해지는 듯 했다. 그리고는 생각이 혼돈스러워 지면서 한편으로 누군가를 몽중에서 만난 듯한 생각이 흐물거렸다. 누구? 동네 단골 이발소 사장님이다. 그..
-
'뒷고기'라는 것먹 거리 2020. 5. 22. 16:42
동네 고깃집을 지나치면서 호기심으로 갸우뚱해지는 메뉴가 있었다. '뒷고기'라는 것인데, 사진으로 찍어 가게 문에 내걸어 선전하고있는 것이 퍽 싱싱하고 맛 있어 보였다. 그저께 잃산 사는 후배가 나에게서 뭘 가지려 왔다가 꿍짝이 맞아 마실 곳을 찾다가 그 집으로 갔다. '뒷고기'라는 걸 한번 먹어보자는 것이었다. '뒷고기'라는 게 어떤 부위의 돼지고기인가. 주인에게 물었다. 주인 말이 좀 묘했다. 말하자면 '뒷고기'라는 부위는 없다는 것인데, '뒷고기'라는 것은 말 그대로 돼지고기를 해체해 선호부위를 잘라내고 남은 상품성이 낮은 고기들을 통칭해 그렇게 부른다고 했다. 그러니까 여러 부위들 이를테면 눈살, 볼살, 코살, 턱밑살, 껍데기 등 여러 부위의 남은 고기들을 한데 모아 양념으로 버무린 것을 '뒷고기'..
-
老姑山 산행즐거운 세상 2020. 5. 22. 08:02
어제 고등학교 후배들과의 노고산 산행. 북한산의 삼각봉이 한 눈에 들어오는 지점에서 찍은 사진인데, 시원하다. 삼각봉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지점이 북한산에서 그리 흔치 않다. 숨은 벽에서 인수봉 쪽으로 연해있는 '키스바위'와 ' 진달래 능선' 등 몇 곳이 안 되는데, 노고산도 그 중의 한 곳이다. 우리들은 노고산 정산 못 미처에서 자리를 잡았다. 후배들이 먹을 것들을 바리바리 싸 왔다. 이상협 후배는 용인 집 텃밭에서 키운 상추와 오갈피, 고수, 방아 등 각종 야채를 푸짐하게 준비했다. 어원해 후배는 묵은지 등을 갖고 왔고, 용준이 등 40회 후배는 고기와 술을 가져왔다. 나는 입만 가지고 갔다. 노고산은 백패킹과 취사가 가능하기에 버너 불을 피우고 고기를 구워 맛있게 먹고 마셨다. 하산은 백화사 ..
-
4. 15총선, 스탈린의 '警句'가 맞아지는가時事 터치 2020. 5. 20. 08:17
'1945'라는 책을 읽었다. 마이클 돕스(Michael Dobbs)라는 영국출신의 미국 저널리스트가 쓴 책으로, 2차대전 종료를 앞두고 미국과 소련, 영국의 지도자들인 루즈벨트, 스탈린, 처칠이 얄타와 포츠담에서 만나 전후 세계질서를 논의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2차대전 후 세계의 항구적 평화 기반을 마련키 위한다는 명분의 정상회담이었지만, 실제로는 패전에 직면한 독일을 포함해 폴란드 등 유럽을 각국의 이익에 맞게 어떻게 나눠 먹을 것인가를 저마다의 갖은 외교기법으로 밀고 당기는 회담 과정과 세 정상들의 진면목 등을 스토리텔링적으로 그리고 있어 재미가 있다. 이 회담들은 세 정치적 거물들이 밀고 당기는 과정에서 궁극적으로 냉전(cold war)의 서막을 열었고, 그것은 한반도도 남과 북으로 분단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