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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 나들이세상사는 이야기 2020. 6. 13. 18:39
어제 모처럼의 서울 나들이. 서대문 역 인근의 선배가 하는 음식점에서의 모임 때문이다. 약속시간이 좀 남아 동네를 좀 걸었다. 서소문 아파트. 무척 오래 된 아파트다. 지은지 반세기가 된 아파트다. 70학번으로 서울에 올라왔을 때 이 아파트에서 살뻔 했다. 어떤 연유에서 그랬고 왜 살지 않았는지는 기억이 오락가락한다. 그 때의 새로 지은 이 아파트는 참 이뻤고, 이 아파트 때문에 동네가 번화해져서 괜히 볼 일도 없는데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던 추억이 있다. 지금은 많이 낡았다. 가로지리로 주욱 늘어선 아파트의 모습이 1970년대를 연상시킨다. 일층 상가엔 몇몇 노포들이 있다. 우동집 한 곳은 십수년 전 광화문에서 일할 때 일부러 찾아와 먹던 집이다. 간판도 옛 그대로다. '서대문집.' 선배가 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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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12) 안네 프랭크, 첫 일기를 쓰다(1942)today in world history 2020. 6. 12. 14:49
지금으로부터 58년 전 오늘인 1942년 6월 12일은 나치 독일 홀로코스트의 희생자이자 ‘안네 프랭크의 일기’를 쓴 안네 프랭크가 열 세 살 되는 생일날이었습니다. 이날 안네는 가족들로부터 일기장을 선물 받습니다. 그러니까 ‘안네 프랭크의 일기’가 시작되는 날이었던 것이지요 정확히 그 한 달 후 암스테르담에 살던 안네 프랭크와 그 가족들은 나치의 유태인 검거를 피해 안네 아버지의 사무실 뒤 방으로 은신해 숨습니다. 그로부터 2년 동안 안네를 포함한 4명의 가족은 안네의 비유대인 친구들의 도움으로 숨을 곳을 찾아다니며 은신처와 먹거리 등의 보호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프랭크와 그 가족들은 1944년에 밀고에 의해 나치 비밀경찰 게슈타포에 검거됩니다. 안네와 가족들은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끌려갔으며 그곳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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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rait of Miriam Penansky' by Frida Kahlo, 1929컬 렉 션 2020. 6. 12. 11:35
'미리암 페난스키의 초상화, 1929(Portrait of Miriam Penansky, 1929). 멕시코의 대표적인 화가 프리다 칼로(Frida Kahlo, 1907-1954))의 작품(Oil on Canvas).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킨 프리다 칼로의 초기 초상화 작품으로, 자신의 초상화를 유달리 많이 그린 칼로의 초기 초상화 기법과 유사하다는 평을 받고있는 작품이다. 이 초상화의 주인공인 페난스키(1908-1944)는 칼로의 지인이다. 폴란드의 멕시코 이민자의 딸인 페난스키는 1929년 멕시코 시티를 여행하다 그녀의 형부로, 역시 폴란드 출신 유대인 이민자로 거부인 살로몬 헤일(Salomon Hale)의 집에 거주하면서 칼로와 인연을 맺는다. 페난스키의 이 초상화는 페난스키가 칼로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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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굴다리컬 렉 션 2020. 6. 10. 15:57
집으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나가야 할 굴다리다. 20년을 지나다닌다. 저 굴다리를 지나가려면 어디서 개울음 소리가 들려오는듯 하다. 예전에 굴다리 초입에 개 사육장이 있었다. 산책을 다니면서 좀 친근해진 개 몇몇이 있었다. 나를 어쩌다 알아보기도 해, 갇혀있는 케이지를 지나치려면 끙끙대며 반가워하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인가, 아침 산책을 나갔는데, 그 개들이 보이질 않았다. 사육장 옆에 개천이 있었다. 그 개천가에 어떤 사람이 피투성이 속에서 뭔 짓을 하고 있었다. 못 볼 것을 보고 말았다. 비명에 간 그 개들을 제사 지내주고 싶었다. 祭亡犬, 祭亡犬하며 다녔더니, 그 언제부터인가 개울음 소리가 들려오는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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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가디언(The Guardian)'紙의 어떤 訃告기사(Obituary)obituary 2020. 6. 9. 09:21
오늘짜 영국 가디언(The Guardian)지의 부고기사(obituary) 중의 하나인데, 좀 독특한 부고기사다. 자신의 장애아 딸의 갑작스런 죽음에 대해 어머니가 직접 쓴 부고 글이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즈 등 세계 유수의 신문이 부고기사를 신문의 주요 섹션으로 다루고 있는데, 대개는 유명인사들의 죽음에 관한 사항을 신문사 스탭이 쓴다. 그런 점을 감안할 때 가디언 지의 이러한, 평범한 소시민이 자기의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을 알리는 직접 쓴 부고 글을 게재하는 것은 하나의 새로운 시도로 보여지면서 따뜻한 감을 안긴다. 오늘 아침에 우연히 이 글을 읽으며 가족의 사랑의 힘이 어떤 것인지를 새삼 느낀다. 그녀 생전에 한번도 보지 못했지만, 25세로 짧은 생을 마감한 줄리엣 사운더스의 죽음이 안타깝다. 명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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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곡(陵谷) '대장천 생태습지 공원'컬 렉 션 2020. 6. 9. 07:57
경기도 일산 쪽으로 와 능곡에 산지 20년이다. 지금껏 살면서 이곳에 대한 느낌은 크게 변화가 없다는 점이다. 능곡은 대학 다닐 적에 친구가 자취를 했던 곳이라 그 때 몇번 왔었는데, 그 때나 지금이나 눈에 띄게 변한 건 없다. 능곡시장을 중심으로 아파트만 좀 들어섰다 뿐이지 거리나 골목 등은 예전 그대로다. 그런 점이 사람에 따라 좋거나 나쁠 수 있지만, 나는 전자다. 사는 곳이 큰 변화없이 천년이고 만년이고 그냥 그대로라면 그 속에 사는 나 또한 그렇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다. 농담이다. 어쨌든 능곡은 대부분 예전 그대로의 모습을 지니고 있는 곳인 것만은 사실이다. 그런 이곳이었는데, 근자에 뭔가 좀 바뀌어가고 있는 조짐이 일고있다. 내가 사는 동네만 해도 재개발 바람이 불어 높은 고층 아파트가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