村 學 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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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村 學 究 2020. 5. 28. 10:46
130. 오늘 우체국 갔다오는 길에 동네 병원에서 재어 본 수축 혈압지수다. 처음 재었을 때 147이었는데, 잠시 숨을 고르고 측정했더니 130으로 나왔다. 근래들어 가장 낮은 지수다. 며칠 전에는 137이었다. 혈압에 신경을 쓰게된 건, 두어달 전 아내와 함께 아산병원에 갔을 때 아내따라 재어 본 게 계기가 됐다. 그 때 155였다. 나는 그 때까지 혈압은 모르고 살았다. 그냥 120 선일 것이라는 나름의 자신감에 찬 생각 때문이었다. 그 이후로 혈압에 신경을 쓰고 노력을 기울였다. 운동과 식습관 변화다. 라면, 햄버거, 소시지 등 가공식품은 일체 끊었다. 그리고 매일 아침 당근. 사과. 아로니아. 케일. 토마토 등과 함께 갈아 마시는 비트는 두달이 지났다. 나는 비트 덕이라 여기고 있다. 아내 혈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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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이 많은 나에게'村 學 究 2020. 5. 28. 08:21
어제 중앙일보에 혜민스님이 쓴 칼럼의 제목이다. 걱정없는 사람이 어디 없을까마는, 하지만 그에 덧붙여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혜민스님은 그걸 심리학적인 용어인 '부정의 편향성(negativity bias)'으로 설명하고 있다. 인간이 진화해 오면서 좋은 것 보다는 안 좋은 쪽으로 생각하면서 모든 걸 어둡게 보는 경향에서 비롯된 일종의 '마음의 병'으로 진단하고 있다. 맞는 말이다. 생각이라는 게 단편적인 것이기도 하면서 그게 모아지고 어떤 경향으로 자리잡아 가면 생각의 '버릇'이 된다는 차원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걱정이라는 게 그냥 막연하게 마음의 어둔 곳에서 생겨나는 아지랭이 같은 것이라면 그럴 것이지만, 그 걱정의 실체가 존재한다면 그 양상은 달라질 수 있는 것이 아니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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醉 中 理 髮村 學 究 2020. 5. 22. 17:27
엊저녁에 좀 마셨는데도 아침이 거뜬하다. 동네 편의점에서 마셨고 후배들과도 잘 헤어졌을 것이다. 말짱한 기분으로 책상에 앉아 PC를 켜고 메일 답신을 하는데, 뭔가 머리 쪽이 좀 허전하다. 손으로 머리칼을 쓸어 만져 보았다. 어라, 머리카락이 짤막하니 손에 잡힌다. 머리카락이 웬지 어디 달아난 느낌이다. 이발한지 오래돼 머리칼이 그동안 많이 자라있었다. 그런데 그 머리칼이 없어진 듯 한 것이다. 거울을 보았다. 웬일인가? 머리칼이 짤막하게 이발이 돼 있었다. 엊저녁부터 아침까지 이발 한 기억이 없는데 이발이 돼 있으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순간적으로 좀 멍해지는 듯 했다. 그리고는 생각이 혼돈스러워 지면서 한편으로 누군가를 몽중에서 만난 듯한 생각이 흐물거렸다. 누구? 동네 단골 이발소 사장님이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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血壓 낮추기村 學 究 2020. 5. 16. 17:20
133. 그저께 동네병원에서 재 본 수축 혈압수치다. 지난 주 144에서 10 이상 떨어졌다. 지극히 정상이던 혈압이 몇달 전부터 치솟아 올랐다. 160까지 올랐다. 한 보름 전에 병원엘 갔더니, 나의 평소 건강을 잘 아는 주치의가 갸우뚱한다. 140 이상이면 약을 먹어야 한다는 점을 주지시키면서도 한 2-3개월 더 두고보자고 했다. 운동과 식습관 조절을 당부했다. 주치의 말에 따랐다. 한 가지 빼고. 그 한 가지는 술이다. 그랬더니 133까지 떨어진 것이다. 그 동안 뭘 어떻게 했는가. 우선 운동. 매일 새벽 5-6km를 걷는다. 그리고 발 뒤꿈치 들기와 팔굽혀펴기를 수시로 한다. 라면과 햄버거를 끊었다. 좋아하던 햄, 소시지 등 가공육도 일체 입에 대질 않는다. 비트라는 붉은 무우를 갈아 매일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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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새벽 길 '묵주기도'村 學 究 2020. 5. 9. 16:41
매일 새벽 길을 걷는 게 습관처럼 됐다. 거의 한 달이 넘어간다. 일어나 집을 나가는 시간도 점점 빨라진다. 5시 30분 정도이던 것이 5시 전후로 앞당겨지고 있다. 오늘은 5시 10분에 집을 나섰다. 운동삼아 걷기 시작한 새벽 길이다. 그러다 그게 좀 달라졌다. 걷는 길에 생각을 정리하고 챙기는 사색이 가미됐다. 그러다 어느 날부터 사색에 바람을 담아 간구하는 기도가 보태졌다. 자연스럽게 그리 됐다. 그래서 이제는 새벽기도 길이 됐다. 한 시간 이상을 걸으며 생각을 하고 기도를 하는 것이다. 기도를 잊고 살아온지가 꽤 된다. 그러니 쑥쓰런 감도 없잖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좀 당당해졌다. 기도와 관련해 모르는 것도 많다. 모르는 건 물어보기도 한다. 그저께는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한 신부님에게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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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村 學 究 2020. 5. 4. 07:55
집 저수조 맑은 물에 싱싱한 각종 물고기가 퍼덕거리며 활발히 득실거리고 있었다. 엄청 많은 물고기들이었다. 나는 그 물고기들에게 두부를 먹이로 주고 있었다. 간 밤에 꾼 꿈이다. 무슨 꿈일까. SNS에 올렸더니, 각종 해석이 나왔다. 태몽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나이 70줄에 태몽이라니? 했더니, 자식이나 손자에 해당된다고 했다. 손자도 없을 뿐더러, 더구나 결혼한 자식도 없으니 이 또한 해당되지 않는 것 아닌가. 좋은 꿈은 남에게 얘기하면 길몽의 효력이 없어진다고 하는데, 나는 SNS에까지 까발리고, 아내에게도 말했으니 효력은 달아난 것이나 진배없다. 결국 하룻밤의 허망한 꿈인 것이려니 한다. 그건 그렇다치고 꿈 속의 그 물고기들은 정말 싱싱하고 활기찼다. 물 속에서의 그 자유로운 몸놀림, 그리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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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매일 걷는다村 學 究 2020. 4. 24. 10:44
매일 이른 아침 걷기가 일상화된지 한 달 쯤 돼 간다. 뭐 특별한 운동이 아니고 그저 단순한 걷기다. 평상복 차림에 동네 아파트 뒤, 내가 '마리안 로드(marian road)'로 명명해 놓은 농로를 걷는 것이다. 그 날 그 날 날씨에 따른 옷차림으로 걷는데, 아무리 4월의 날씨라지만, 이즈음의 이른 아침은 좀 쌀쌀하기도 하다. 그래서 겨울 재킷을 입고 걷는다. 걷는 코스는 직선의 길이다. 20년을 다닌 길이니 눈 감고도 걸을 수 있는 길이다. 대곡 전철 역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길의 끝나는 지점인데, 이 곳에서 되돌아 와 다시 걷는다. 대략 한 번 왕복하면 1km 정도 된다. 편도로 10번, 그러니까 왕복 5번이니 거의 5km를 매일 걷는 셈이다. 이 길 아니고도 많이 걷는다. 근자에 이 길을 매일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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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마리안 로드(Marian Road)'村 學 究 2020. 4. 17. 08:50
이른 아침, 걷기운동 하는 집 뒤 농로 길. 한번 오가면 대략 1km 된다. 다섯번을 오가니 5km다. 걸으면서 무념무상일 수 없다. 이런 저런 생각, 그 중에서도 잡상들이 많다. 그래서 그럴 바에야 이걸 하자 생각했다. 묵주기도다. 묵주기도 한 단에 성모송 53번 바치면 거의 다섯 바퀴 쯤에 맞다. 15일 선거 날엔 묵주기도를 바치면서 빌었다. 그러나 선거결과는 나의 기도와는 딴판이었다. 아무래도 하늘의 뜻이 그러했는가 보다. 오늘 아침엔 바람이 세차고 비가 좀 내렸다. 꾸무적한 흐린 하늘 아래 후드를 바짝 조이고 비를 맞고 걷는데, 문득 마음이 아늑하면서 편해졌고 길이 다감하게 다가왔다. 이 길에 이름을 지어주자는 생각이 들었다. '마리안 로드(marian road)'로 명명했다. My 'mari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