村 學 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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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뱅이 '얼리 어답터'村 學 究 2020. 9. 18. 09:22
왕년에는 이른바 '얼리 어답터'라는 소리도 듣고 또 스스로도 자부하기도 했다. 뭘 이론적으로는 잘 몰라도 기계를 만지고 적응시켜 나가는 건 곧 잘 했다. 예컨대 매킨토시 파워북 145-B를 쓸 때가 1992년이다. BH기자실에서 나 빼고 그 노트북 쓰는 기자가 없었다. 외국 출장 갔을 때 그 빼어난 성능에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는 완전 잼뱅이다. 가정을 꾸린 큰 아이가 제 방 정리를 하다 나더러 쓰라고 iPad를 줬다. air 3 모델이다. 근데 그 아이패드을 갖고 어제 하루 종일을 보냈다. 아이패드2를 써 봤기에 자신만만해 했는데, 막상 만져보니 그게 아니다. 앱을 깔고 가동시키는데도 잘 되질 않는다. 애플 아이디와 PW가 기존의 것과 중복이 되니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짜증나게 했다. 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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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村 學 究 2020. 9. 1. 08:25
나와 어떤 별다른 인연이 없는 사람이 뜬금없이 내 생각 속에 들어 와 그 사람에게 집착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어제와 오늘 새벽이 그랬다. 박 아무개라고,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이종환, 최동욱과 같은 반열의 유명한 디스크 자키다. 엊저녁 잠자리에서 비몽사몽 간에 그 분이 자신의 라이카 M3 카메라를 유튜브에 소개하고 있는 영상이 머리 속에 자리를 잡으면서 떠나질 않는 것이다. 그러는 와중에 나는 아, 그 분도 라이카 매니아여셨구나 하고 생각을 하면서, 뭔가 라이카와 관련한 글꺼리 소재로 삼을 만하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 새벽까지도 그 분과 그 영상이 따라 다녔다. 필시 무슨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새벽에 일어나 그 분에 관한 자료를 뒤적였다. 1940-2017. 짐작은 했었지만, 그 분은 몇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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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eBay) 해킹村 學 究 2020. 8. 27. 11:05
오늘 이른바 해킹이라는 걸 당했다. 이베이(eBay) 내 원래 계정이 사라져버리고 다른 유저(user)로 된 계정이 나타나는 것이다. 오늘 아침에 캐나다에 물건을 보내고 메시지를 보내려는데, 내가 아닌 다른 유저의 창이 뜨는 것이다. 유저 ID도 내 영문 이름 이니셜을 어설프게 조합한 것이었다. 로그아웃을 하고 원래 내 계정 ID로 접속을 시도했으나 계속 에러로 나왔다. 새로 뜬 내 계정의 이메일도 원래의 네이버 것이 아니다. 네이트 이메일인데, 그 또한 나의 것이다. 해킹이라는 걸 직감했으나, 처음 당하는 일이라 난감했다. 로그아웃 상태에서 어떻게 어떻게 뒤져갔더니 어느 구석에 원래 내 내이버 메일 주소가 나와있다. 내 계정 확인을 위한 이메일 주소다. 그것을 클릭하고 네이버로 갔더니 계정확인 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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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검사村 學 究 2020. 8. 21. 08:05
8월 15일 광화문에 나갔다가 아내로부터 적잖은 구박을 받았다. 내 나름으로 그 이유와 변명 아닌 변명을 했지만, 그놈의 코로나 앞에서는 별 쓸모가 없었다. 아내는 걱정이 많았다. 광화문에 나간 사람들, 모두 코로나에 걸린다는 것이고, 검사를 받지 않으면 벌금까지 부과된다는 보도 때문이다. 아내는 어디서 보았는지 전화를 추적해 광화문 간 사람들 모두 잡아낸다는 말까지 보탠다. 그저께, 아내로부터 으름짱 썩인 '당부'가 있었다. 자기 몸이 전날 저녁부터 이상하다는 것이고, 만일 내가 코로나로 확진된다면 그에 따르는 후과가 감당을 못할 정도일 것이라는 것. 그러니 그 전이라도 수습할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보건소로 가 검사를 받으라는 것이다. 다른 이유 제쳐두고 아내 몸이 그렇다는 것에 군말없이 그러겠노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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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에 대한 단상 하나村 學 究 2020. 7. 25. 06:29
지인으로부터 받은 책을 읽지않고 그냥 방치해 두는 경우가 많다. 그럴려고 그러기야 하겠는가. 깜빡하는 것이다. 그러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받았던 책이 눈에 들어오면 책을 준 지인에게 송구스럽기 짝이 없다. 이 경우 말고 역시 얼마 간의 세월이 지난 후 책을 준 지인과의 대화에서 나에게 준 책이 언급될 때가 있다. 기억나는 책일 수도 있고 없는 책일 수도 있다. 기억나지 않는 책이면 진땀을 뺀다. 대충 얼머부리며 화제를 다른 곳으로 유도해 넘어가 버린다. 기억에 있는 책도 대충 표지 정도만 훑어 봤던가 아예 읽지않은 것도 더러 있다. 이런 경우도 난감하기는 매일반이다. 그냥 대충대충 넘어가려 애를 쓴다. 그저께 모처럼 전화를 걸어온 한 후배와도 그랬다. 이런 저런 얘기 끝에 후배가 자기가 쓴 책 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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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9일 묵주기도'村 學 究 2020. 7. 23. 08:27
'9일 묵주기도'를 다시 바친다. 지난 6월 29일 첫 기도를 끝낸 후 24일 만이다. 내 생애 첫 56일 간의 '9일 묵주기도'는 힘이 들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어느 정도 마음이 평안한 상태였는데, 기도 바치는 날이 더해 갈 수록 힘이 들었다. 나는 그 연유를 이렇게 생각했다. 기도를 바치면 바칠 수록 나의 죄와 잘못이 부각되고 두드러짐을 느끼는 죄의식 때문에 그렇지 않은가 하는. 내 생각대로라면, 처음의 그런 경험이 두번 째의 '9일 묵주기도'와 관련하여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드릴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나는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첫 '9일 묵주기도'를 바친 후 나의 마음을 강하게 때리며 계시처럼 다가온 것은, 내가 예수님께 바라는 청원이 내 뜻대로가 아닌 예수님의 뜻대로 이뤄진다는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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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책 다시 읽어보기村 學 究 2020. 7. 22. 13:44
코로나 역병으로 인한 답답함 등, 하여튼 무슨 생각에서였는지 옛날 책들을 다시 꺼내 보고있다. 1998년에 읽었던 괴테의 '이탈리아 여행'은 새롭게 다가오긴 하는데, 자꾸 예전의 기억이 되살려지면서 지명이나 괴테의 관련 행적 등을 확인하는 게 읽는 것 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 아무래도 '나이 먹어감'의 불편한 것들 중 하나는 책읽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비단 나이 먹어감 때문이겠는가. 음주에 의한 영향 등도 있을 것이지만, 뭉떵거려 그 걸로 치부하고자 한다. 책을 보는데, 우선 자세부터가 나에게 맞는 게 없다. 반듯하게 앉아서 읽건, 업드려서 읽건 도시 마땅치가 않다. 베개에 비스듬히 기대 읽는 방법이 그래도 其中 시간으로 치면 오래가는데 그래봐야 10여분이다. 사이먼 시백 몬티피오리의 '예루살렘 전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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感吾生之行休...村 學 究 2020. 7. 19. 15:00
感吾生之行休... 陶潛의 歸去來辭의 한 대목인데, 이즈음 가끔씩 되뇌여지는 말이다. 내 생이 갈수록 시들어지고 휴폐화돼 가고있는 걸 느낀다는. 나이가 들어가니 갈 수록 기력이 떨어진다. 그에 비례하는 건지는 몰라도 생각은 많아지고. 기력이 떨어져가는데 생각이 많아진다는 건 삶이 전반적으로 생각 쪽으로만 지우친다는 뜻일 게다. 그 생각이라는 것도 쓸데없는 것들, 이를테면 잡념 같은 것들인데, 이런 것들이 오히려 걱정을 키우면서 더 무기력하게 만든다. 늘그막의 삶이 악순환적인 것이라는 말이다. 어제 북한산 산행은 힘들었다. 날도 더웠지만, 그나마 없는 체력이 바닥이 날 정도였다. 친구들과 만나는 장소인 탕춘대 암문으로 붙는 불광동 둘렛길 초입부터 숨이 차 올랐다. 첫 쉼터인 정자에 도착했을 때는 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