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 야월(半夜月). 우리나라 대중가요계의 '화석'같은 존재이다. 1917년 생이니 올해 우리 나이로 95세다. 칠십수년 간 무려 5천여곡의 노래를 만들었으니 '화석'이라는 칭호가 무색하지 않을 것이다. '울고넘는 박달재''불효자는 웁니다''한 많은 미아리고개' 등 지난 세월, 그리고 지금도 우리의 심금을 ..
마음에 든 영화는 몇 번씩 본다. 볼 때마다 느낌이라든가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다르기 때문이다. 스토리 전개나 결말이 변할 수 없다. 하지만 볼 때마다 그 내용이 헷갈려지고 혼돈스럽다. 그러한 혼돈과 헷갈림이 나는 좋다. 그래서 같은 영화보기를 즐기는지도 모르겠다. 처음 볼 적에는 이런 저런 ..
어제 콘탁스 원(Contax I)이 수중에 들어 왔다. 이른 아침, 우체국에서 그 걸 찾아 배낭에 넣고 추운 북한산을 올랐다. 친구들은 몰랐을 것이다. 내 배낭 속에 그 게 들어있을 줄이야. 혹여 술 탓으로 배낭을 잃어버릴까봐 산행 뒷풀이도 조심스럽게 했다. 이번에 들어온 콘탁스는 말하자면 '보충용'이다. ..
詩, 잘 알 것 같기도 하면서 잘 모르는 것. 멀리 있는, 나하고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듯 하지만, 어느 때, 골육에 사무친 그리움으로 다가오는 것. 아침 밥상머리. 간밤의 헝클어진 생각들은 그대로다. 허기? 좀 유치 찬란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때, 눈에 들어오는 한편의 詩, 가슴을 때린다. 삶은 유..
오늘 텔리비전을 보다가 문득 가슴 아픈 소식을 들었습니다. 경북 봉화에 사시던 權 헌조 옹이 별세했다는 것입니다. 그 분의 별세 소식은 마지막 선비로서의 그 분의 일생을 전하는 텔리비전의 다큐멘터리 속에서 전해진 것으로, 지난 12월 13일 83세를 일기로 돌아가셨다는 것입니다. 그 프로를 중간..
군인, 혹은 군 출신들에 대한 선입관이 있을 것이다. '민간인'들과는 무엇이 달라도 다를 것이란 생각도 그 중의 하나일터. 하여 이런 좁은 선입관으로 군인, 혹은 군출신이 하는 일이나 영역을 한정시킨다. 대한민국 남자들은 대부분 군 출신이다. 그런데도 굳이 군 출신을 운위하는 것은, 군 출신이더..
하산 길이 좀 심란했습니다. 상명대 쪽에서 탕춘대 능선을 오르기 시작하면서 시작된 상념들의 후과였지요. 사람들에 대한 생각들이었습니다. 며칠 전 타계한 리 영희, 사형에서 무기로 감형된 김 길태, 민들레국수집 아저씨 서 영남, 이런 사람들에 대한 생각이었습니다. 나만 그런가요. 악마적인 근..
그저께 선배님 사무실에서 귀중한 글을 하나 보았다. 태조 이 성계의 친필이다. 무슨 글인가 싶어 한번 훑어 봤는데, 그 내용을 잘 모르겠다. 한문도 잘 모르고 또 그 방면에 워낙 과문한 탓이라, 어떤 글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가 없었다. 선배님의 설명을 들으며 대충 내용을 알 수가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