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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찰나 포착의 예술볼 거 리 2020. 10. 28. 11:15
오늘 새벽 동네 대장천 천변 산책 길. 아파트 숲 사이로 붉은 해가 뜨고있는 광경에 빠져 바라보며 걷고 있는데, 어디서 새소리가 지저귄다. 하늘을 보니 희뿌연 대기 속을 이름 모를 새들이 더러는 떼를 지어, 더러는 각개적으로 창공을 오르내리며 날고 있었다. 그 광경이 흡사 하루의 시작을 새들이 인도하는 의식(ritual)처럼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재빠르게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었다. 보기에는 아름답고 장엄한 광경이었으나, 찍고보니 그저 그렇다. 사진은 역시 찰나 포착의 예술이라는 걸 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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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주년 ‘10. 26’과 나村 學 究 2020. 10. 26. 18:29
오늘이 ‘10. 26’ 41주기 되는 날이다. 그냥 모르고 지나칠 뻔 했다. 하도 험하고 거칠게 돌아가는 세상 탓일 것이다. 유튜브에서 광화문 박정희 대통령 추모 분향소 실황을 보고 오늘이 그 날인 걸 알았다. 이 충격적인 사건을 잊을 수가 있을까. 10. 26 다음 날 새벽 직장예비군 비상소집이 걸렸다. 예비군복을 입고 종로 5가 옛 전매청 맞은 편 골목식당에 앉아 무슨 일인가며 서로들 수군거렸지만, 누구 하나 비상소집의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잠시 비원 앞에 있던 회사에 들렀을 때 상황을 알았다. 모스크바 한국어 방송에서 나왔다. 그 방송에서 박정희 대통령 시해 소식을 들었을 때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정신을 차리고 듣자니 논평이 나온다. 모스크바 방송은 김재규와 미국이 합작한 사건으로 보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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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이건희 회장의 이 한장의 사진obituary 2020. 10. 26. 15:16
이건희 회장을 한번도 실제로 본 적이 없다. 그저 보편적인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알고있는 그 수준 만큼 나도 아는 정도다. 삼성과 이 회장에 대한 好惡도 그렇다. 그런데 이 회장 별세하고 이틀 째가 지나가고 있는 오늘 한 장의 사진을 접하고 문득 아, 이 회장이 이제 이 세상 사람이 아니구나 하는 이 회장 별세의 현실감이 들면서 이 회장을 새삼 생각나게 했다. 이 회장이 누이동생 명희 씨의 손을 잡고 우는 모습이다. 지난 2010년 故이병철 회장 탄생 100주기 때다. 뭣 때문에 남매가 두 손을 맞잡고 우는지 그 사연은 알 수가 없으나, 이 회장이 저런 표정으로 서럽게 울고있는 사진은 나로서는 처음이다. 이 회장의 이런 모습을 보고 든 느낌은 이렇다. "아, 그도 사람이었구나" 하는 것.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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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행복하게 죽어가기(Well-dying)obituary 2020. 10. 24. 12:52
“그리하여 나는 죽음을 수락함으로써 더욱 풍부해진 삶에 대하여 놀라운 체험을 하게 되었다.” 독일의 저명한 사회복지연구자로, 가족의 臨終심리학을 연구한 릴리 핑커스(Lily Pincus, 1898-1981)가 남편의 존엄사를 체험하며 쓴 기록의 한 대목이다. ‘웰-다잉법’(호스피스 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이 국회를 통과한 게 지난 2016년이다. 이를 계기로 ‘잘 죽는 것,’ 즉 웰 다잉(well-dying)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공감을 얻고 있는데, 최근들어 코로나 때문인지 그 관심도가 더 높아져가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릴리 핑커스의 글에서 보듯 인간의 죽음과 관련해 '웰 다잉'이 갑작스레 대두된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미 한 세기 전에 이런 방편의 죽음이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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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윤석열?사람 2020. 10. 22. 06:07
추미애에 의해 만신창이가 되고있는 윤석열이는 지금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별 생각이 다 든다. 그는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국민들 다수가 생각하듯, 그는 정말 과연 정의로운 사람일까. 하여 진정 자유와 민주를 원하는 국민들과 뜻을 함께 할 사람인가. 아니면 시류에 편승해 기회를 엿보는 기회주의자일까. 추미애에게 저리 당하고도 묵묵히 있는 걸 보면 어쩌면 바보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어떤 경지에 이른 도사 같아 보이기도 한다. 국민의 관심이 그의 일거수 일투족에 쏠리고 있는 것은, 결국 문재인 독재에 대한 한 돌파구로서의 그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일종의 쏠림 현상이다. 그러면 그같은 국민적 현상에 가튼 부튼 어떤 반응을 내 놓아야 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묵묵부답이다. 애시당초 그에 대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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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데일리 비스트(Daily Beast), 한국의 4.15 부정선거 의혹 보도misce. 2020. 10. 20. 11:39
미국 유수의 뉴스 웹사이트인 '데일리비스트(www.thedailybeast.com)가 한국의 4. 15 부정선거 의혹을 보도하고 있어 주목을 끌게 합니다. 데일리비스트는 지난 13일짜에서 미국의 원로 저널리스트인 도널드 커크(Donald Kirk)의 기고문을 인용, 한국의 4. 15총선이, 중국이 화웨이를 통해 개입한 부정선거 의혹이 짙고,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가 저하됨에 따라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South Korean Activists Accuse China of Using Huawei to Hack Their Election FREE AND FAIR? Conspiracy theories about Chinese influence and interference in 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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惡 夢村 學 究 2020. 10. 20. 11:34
예전에 설악산 대청봉에 올랐다가 화채봉(華彩峰) 쪽으로 하산하다 죽을 뻔한 적이 있다. 초가을 비가 오락가락한 날씨였는데, 화채봉에 올라 권금성 쪽으로 내려가는데,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했다. 우의의 후드를 앞으로 바짝 당긴 상태에서 한참을 허겁지겁 가는데, 아무리 가도 권금성 쪽이 아닌 느낌이 드는 것이다. 그러다 어느 지점에 멈췄다. 지친 것이다. 그 상태에서 빗물 머금은 눈으로 주변을 바라보는데, 머얼리 설악의 여러 계곡들에 있는 수많은 폭포들에서 물을 쏟아내고 있는 광경이 흐릿한 안개 속에서 나타났다. 문득 정신을 가다듬어 주변을 보니 바로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운무 속에 내가 서 있었고, 도무지 방향을 알 수가 없었다. 나는 바로 죽음의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로 접어들고 있었던 것이다. 후드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