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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on 10. 15세상사는 이야기 2020. 10. 15. 17:48
스마트폰 사진의 특징이 하나 있다. 사진을 찍어놓고는 그걸 잊어먹는 때가 왕왕있다는 것이다. 이 사진도 그렇다. 매일 나가는 새벽 산책 길에 찍은 것인데, 오늘 새벽에 찍은 이 사진을 저녁이 다 돼 가는 조금 전에서야 발견한 것이다. 한참 시간이 지난 사진을 보며 호기심을 갖는다. 내가 이 순간 왜 이걸 찍었지 하는 것인데, 그게 때때로 짜릿한 호기심일 수도 있다. 이 사진을 찍을 때의 생각은 이런 것이었다. 절기와 대기의 변화는 참 순식간이로구나 하는 것이고, 그걸 또 새삼 부지불식 간에 깨닫고 있구나 하는 것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새벽 6시면 대기가 어슴푸레 하지만 그래도 밝았다. 5시 반 정도에 집을 나서면 미명이지만, 얼마 간 걸으면 바로 밝아졌다. 그런 날씨가 며칠 사이로 완전히 바뀌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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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틱 리버(Mystic River)'(2003)컬 렉 션 2020. 10. 14. 09:28
마음에 들었던 영화는 몇 번씩 본다. 매번 볼 때마다 느낌이라든가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다르기 때문이다. 스토리 전개나 결말이 변할 수 없다. 하지만 볼 때마다 그것들이 헷갈려지고 혼돈스럽다. 그러한 혼돈과 헷갈림이 나는 좋다. 그래서 같은 영화보기를 즐기는지도 모르겠다. 처음 볼 적에는 이런 저런 내용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다음에 볼 때는 그게 아니다. 왜 그럴까. 나의 경우 같은 영화라도 볼 때마다, 어떤 선입관적인 이미지나 메시지가 있고 그에 몰두되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데드 맨 워킹(Dead Man Walking)’도 그렇다. 처음 볼 때 느껴진 것은 아무리 악한 사람이라도 같은 사람에 의해 처단되는 사형만은 있을 수 없는 것이라는 이 영화가 던져주는 메시지의 선입관으로, 생존에 처절하게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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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雨中의 여인'추억 속으로 2020. 10. 13. 13:38
어릴 적부터 유행가를 많이 듣고 자랐다. 아버지가 노래를 참 좋아하셨다. 1960년대 초반 당시로는 귀한 제니스 전축이 집에 있었다. 아버지는 서성동 주차장에서 퇴근해 집에 오시면 그 전축을 거의 끼고 살다시피 했다. 심연옥의 ‘한강’을 참 좋아하셨고 그 밖에 한정무의 '꿈에 본 내 고향' 등 향수를 주제로 한 노래들을 많이 들으셨기 때문에 내 귀에도 이런 노래들은 지금껏 아주 익숙하다. 그 당시는 동네마다 ‘노래자랑 대회’가 많이 열렸다. 중학교에 다니던 지산동 살 적에는 무학국민학교에서 많이 열렸다. 그 학교 뒷문이 우리 집에서 멀지 않았기에 자주 보러갔었다. 어느 날인 가에 열린 노래자랑 대회에 우리 동네 살던 학춘이라는 얘가 나왔다. 또래 동네 동무들 누구도 예상 못한 일이었다. 무엇보다 대중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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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녕만의 장사익 사진展 - '당신은 찔레꽃'컬 렉 션 2020. 10. 9. 07:49
소리꾼 장사익 선생이 김녕만의 흑백사진 속에서 '찔레꽃'을 부르고 있다. 이 시대 걸출한 사진작가와 소리꾼이 사진을 매개로 만났다. 장사익은 노래를 부르고 있고, 김녕만은 장사익과 그의 노래를 사진에 담은 것이다. 사진전의 타이틀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잘 만들어진 사진첩은 이름하여 '당신은 찔레꽃'이다. 찔레꽃은 장사익의 이미지와 연결되는 일종의 아이콘이다. 장사익 하면 찔레꽃이고, 찔레꽃하면 장사익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다. 장사익이 노래하는 곳마다에서 부르는 노래가 '찔레꽃'이다. 속칭으로 말하자면 그의 '십팔번'인 셈이다. "하이얀 찔레꽃/순박한 꽃 찔레꽃/별처럼 슬픈 찔레꽃/달처럼 서러운 찔레꽃..." '찔레꽃' 노래의 가사는 장사익이 직접 썼다. 장사익의 친구인 김녕만은 장사익의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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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북한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時事 터치 2020. 10. 8. 08:06
“... 북한은 아마도 문재인 대통령도 퇴임 후 2-3년 내에 감옥에 간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이 문장 하나로 오늘짜 조선일보에 게재된 마이클 브린의 이 칼럼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저자세 및 그로써 비롯되고 있는 오늘의 남북관계를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 말하자면 문재인 대통령의 김정은에 대한 추종의 양태와 김정은이 문 대통령을 어떻게 보고있는가를 재미있고 속 시원하게 지적하며 비판하고 있는데, 칼럼 제목에 들어간 '바보'는 누구를 가리키고 있는 것일까. 한국의 어떤 언필칭 저널리스트나 지식인들에게서도 볼 수 없는 글이다. 일독을 권한다. 오피니언 [朝鮮칼럼 The Column] 바보! 북한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 서해 어업지도원 비극적 죽음… 현 정부 대북정책 맹점 폭로 北은 아무 관심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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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의 어떤 조합, 혹은 '완성'컬 렉 션 2020. 10. 6. 08:42
드디어 조합을 이뤘다. 나름 내 라이카의 하나의 '완성'이라 해도 되겠다. 옛 라이카 멀티 프레임 파인더인 비후(VIOOH)에 2.8cm 프레임용의 투부(TUVOO)를 붙인 것이다. VIOOH는 표준인 5cm를 비롯해 3.5, 8.5, 9, 13.5cm의 프레임을 갖고 있는데, 2.8은 없다. 그래서 라이카에서 별도로 TUVOO를 만든 것이다. 조합을 해놓고 IId 카메라에 꽂아놓고 보니, 역시 라이카라는 생각이다. 여기에 맞는 렌즈를 구하는 일이 남았다. Summaron이나 Hektor 중 하나를 구해야 한다. 마음이 급해진다. 라이카에 대한 이 집착을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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羅 勳 兒사람 2020. 10. 5. 08:59
나훈아가 누구 들으라며 일갈한 사이다 발언이 암울한 추석 연휴를 그나마 좀 다독거려 주었다. 나훈아더러 나훈아 이상의 그 무엇을 바라는 마음들은 이해한다. 하지만 나훈아는 누가 뭐라든 지나 온 반세기 나라와 국민의 애환을 함께 한 걸출한 대중가요 가수다. 그러니 그냥 그 자리에 나훈아를 놓아 두자. 국민가수 운운으로 추켜 세우지도 말자. 나훈아에게 무슨 타이틀이 필요할 것인가. 그저 우리 모두의 심금을 달래주는 '도롯도 뽕짝 가수'라는 네이밍이 오히려 우리들 정서에 더 와 닿는 것이지 않겠는가. 즐거웠지만 한편으로 지루하기도 했던 추석 연휴도 지나갔다. 나훈아의 옛 고향 노래를 들으며 그 며칠 간 연휴의 시름를 달래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