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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村 學 究 2020. 5. 4. 07:55
집 저수조 맑은 물에 싱싱한 각종 물고기가 퍼덕거리며 활발히 득실거리고 있었다. 엄청 많은 물고기들이었다. 나는 그 물고기들에게 두부를 먹이로 주고 있었다. 간 밤에 꾼 꿈이다. 무슨 꿈일까. SNS에 올렸더니, 각종 해석이 나왔다. 태몽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나이 70줄에 태몽이라니? 했더니, 자식이나 손자에 해당된다고 했다. 손자도 없을 뿐더러, 더구나 결혼한 자식도 없으니 이 또한 해당되지 않는 것 아닌가. 좋은 꿈은 남에게 얘기하면 길몽의 효력이 없어진다고 하는데, 나는 SNS에까지 까발리고, 아내에게도 말했으니 효력은 달아난 것이나 진배없다. 결국 하룻밤의 허망한 꿈인 것이려니 한다. 그건 그렇다치고 꿈 속의 그 물고기들은 정말 싱싱하고 활기찼다. 물 속에서의 그 자유로운 몸놀림, 그리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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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부르고수 대성당과 엘 시드(El Cid)컬 렉 션 2020. 5. 3. 21:35
엘 시드(El Cid)는 스페인에서 숭앙받고 있는 전쟁영웅이다. 11세기 스페인 왕위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스페인의 기독교왕국으로서의 통일의 기틀을 마련한 명장이다. 그의 무덤은 산티아고 순례길의 관문 도시인 부르고스의 대성당에 있다. 어제 북한산 산행 후 가진 뒤풀이에서 산티아고를 걷고 온 한 친구가 그 얘기를 해 알게됐다. 우리들은 찰턴 헤스턴이 나온 영화 '엘 시드'를 떠 올리며 재미있게 그 얘기를 들었다. 영화가 1964년 한국에서 개봉됐으니, 그 때 우리들은 중학교 1학년이었다. 학교에서 단체관람을 주선해 새벽밥 먹고 이 영화를 보러 강남극장으로 몰려가던 그 때가 기억난다. 엘 시드의 부인인 히메나 역은 소피아 로렌이었다. 엘 시드가 큰 부상으로 끝내 사망하자, 병사들의 사기를 고려해 죽음을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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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노래추억 속으로 2020. 5. 1. 08:37
아버지 생전에 흥흥거리며 즐겨 부르는 노래가 몇 있었다. 아버지, 어릴 적 조실부모하시고 자수성가를 위해 일찍 고향을 떠나서일까, 모다 고향을 그리는 노래였던 것 같다. 하나는 "고향이 그리워도 못- 가는 신세..."로 시작되는 '꿈에 본 내 고향'이라는 노래였고, 또 하나는 '흘러가는 구름과 떠도는...'으로 시작되는 어떤 노래였다. 옛날 마산 집에 미제 제니스 전축이 있었는데, 어쩌다 한번씩 거기다 양판을 걸어놓고 흥얼거리시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어릴 적부터 내 귀에 익은 노래다. 앞의 '꿈에 본 내 고향' 노래는 익히 많이 알려진 노래다. 그러나 뒤의 노래는 잘 알려지지 않은 노래다. 제목도 모르겠고, 누가 불렀는지도 모른다. 이즈음 나도 한번씩 나도 모르게 그 노래의 멜로디를 흥얼거릴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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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有故'와 북한의 태도時事 터치 2020. 4. 30. 11:35
죽었는지 살았는지를 놓고 전 세계의 이목을 쓸데없이(?) 집중시키고 있는 김정은의 공식적인 영어식 표기명은 Kim Jong-un이다. 통상 북한 지도자의 영어 명은 북한의 공식 영어일간지인 'The Pyongyang Times'에서 쓰여지는 걸 기본으로 하는데, 외신도 이를 바탕으로 한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현재 김정은의 상태와 관련하여 서방세계를 마치 조롱하고 있는듯 연막을 피우고 있는데, 김정은의 또렷한 공식 영문이름을 보니 예전에 북한이 영문이름을 갖고도 장난질을 쳤던 기억이 떠오른다. 1980년도 초반에 이런 일이 있었다. 그 무렵은 김정일이 김일성의 후계자로 대두되면서 그의 일거수 일투족에 서방세계의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을 때다. 그런 김정일이 갑자기 꽤 긴 시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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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잎 클로버misce. 2020. 4. 29. 08:20
매일 걷는 산책 길은 이른 아침이라 사람들이 거의 없다. 어쩌다 드문 드문 지나치는 몇몇이 있을 뿐이다. 그 분들은 대개 대곡 역의 이른 전철을 타기위한 사람들이다. 오늘도 그랬다. 그런데 오늘은 나처럼 길을 오가는 한 사람을 만났다. 산책 나온 것 같은데, 여인이다. 검은 옷에 검은 마스크를 쓴 젊은 여성이다. 두번 마주쳤을 때 눈 인사를 주고 받았던가, 아닌가. 세번 마주치려 했을 때, 그 여인은 길섶에 주저앉아 뭔가를 보고 있었다. 내가 길을 돌아올 때까지도 그 여인은 길섶에 주저앉아 있었다. 마침내 그 여인을 지나치려는데, 그 여인이 일어서면서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뭔가를 건넨다. 네잎 클로버였다. "가지세요." 나는 엉겁결에 받으며 한 마디 했을 것이다. "고맙습니다." 길을 걸으며 뒤를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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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톨릭신자의 단식, 그리고 죽음사람 2020. 4. 28. 11:01
나이 지긋하신 한 독실한 가톨릭 신자가 죽었다. 그냥 죽은 게 아니다. 신앙을 토대로 한 신념에 따라 스스로 결정한 단식 끝에 스스로 택한 죽음이다. 보수의 참패로 끝난 4. 15 총선 후 그의 단식과 죽음에 이르게까지의 연유가 반짝 사회적 관심을 끈다 싶었지만, 진보의 환호작약 속에 파묻혀 그냥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귀결돼 가고있는 형국이다. 그가 다녔던 동네 성당을 비롯해 가톨릭 교계에서도 그렇고 특히 사회적으로도 그렇게 흐르고 있는 분위기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냉랭함'이라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니 그 분의 죽음이 좀 속된 말로 '쓸데없는 죽음'이 돼버린 것이다. 하지만 그 분의 그런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 분이 단식과 죽음을 택한 이유는 분명하다. 자신이 다니는 성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