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
정원식 전 총리 別世obituary 2020. 4. 12. 16:39
정원식 전 총리께서 별세했다. 막상 부음을 접하니 막연하나마 송구스런 마음이 앞선다. 그냥 잊고 지낸 것에 대한 죄송함 때문이다. 정 총리와는 한 때 출입기자로서 인연이 있다. 정 총리는 내 장인어른의 서울대사범대 동기다. 1991년 총리실 출입할 적에 어떻게 이 사실이 알려졌나보다. 어느 날 저녁 총리공관에서 출입기자들과 저녁을 먹는데, 맨 끝자리에 앉아있는 나를 불렀다. 그 자리에는 사모님도 계셨다. 사모님에게 장인어른 얘기를 하더니 다들 들으라고 그랬는지는 모르겠으나 큰 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허범이 사위면 내 사위나 마찬가지지." 장인의 함자가 범자다. 풀기자로 옥천 방문을 수행했다. 일 끝내고 숙소로 돌아 왔는데, 야심한 시간에 비서실에서 연락이 왔다. 총리 방으로 오라는 것이다. 총리 방에는..
-
'김지하가 토(吐)할 것 같다'는 譚詩curiosity 2020. 4. 12. 13:56
어제 어느 지인이 보내 준 메시지에 김지하 시인이 썼다는 '김지하가 토(吐)할 것 같다'는 담시 한 편이 담겨 있었다. 언뜻 보고 대충 읽었을 때, 김 시인이 1970년대 박정희 독재정권 시대 때 군사독재와 권력층의 부정부패, 비리를 해학과 익살을 통해 통렬히 비판하며 써 많은 사람들의 환호를 받았던 '五賊'이라는 담시를 연상케 했다. 지인이 보내 준 그 시의 출처 또한 어떤 일간신문이었다. 그래서 그 시를 SNS에 올렸더니 시원하다는 반응도 많았지만, 더러는 그 시가 김지하 시인이 쓴 게 아니라는 지직도 있었다. 그래서 한번 찾아 보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제목은 같지만, 시의 연결이 다른 두 가지 버전이 떠돌고 있었다. 둘은 문재인 주사파 정권을 비난하는 내용은 다르지 않았지만, 도입부라든가 시 연의 ..
-
삼송역 인근의 맛있는 삼겹살 집먹 거리 2020. 4. 11. 12:42
고기집을 일부러 다시 찾아가서 먹기는 처음이다. 두 주일 전 후배들과 간 삼송역 인근의 고기집인데, 그 후 그 집을 칭송하면서 다시 가보자는 말들이 많이 나왔다. 그래서 어제 그 집을 다시 찾은 것이다. 다른 건 모르겠고 삼겹살 하나는 정말 좋다. 그닥 고기를 즐기지 않아 이 방면에는 좀 알지를 못하지만, 여지껏 먹어 본 삼겹살 중에서는 단연 최고의 맛이라는 생각이다. 고기가 우선 싱싱하고 깨끗하다. 때깔 좋은 게 맛도 좋을 것이지만, 우선 도마에 내 놓는 고기가 보기에 좋다.그냥 생으로 먹고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먹음직스럽다. 주인 말로는 '촌돼지'라서 그렇다고 한다. 벽제 쪽의 돼지를 사육하는 농가에서 직접 고기를 제공받는다고 했다. 맛도 그렇지만 양도 푸짐하다. 그리고 값도 싸다. 300g 당 13..
-
마산 오동동 '복쟁이 골목'내 고향 馬山 2020. 4. 9. 14:54
기억에 남아있는, 어릴 적 마산 선창가를 떠돌던 어두운 이야기들 중의 하나. 선창가에서 사람들이 자주 죽는다는 것인데, 그 게 생선을 먹고 죽었다는 것이다. 이런 얘기들은 당시 매스컴이 그다지 발달하지 않을 때라 주로 입소문을 타고 흉흉하게 들렸기에 아직도 기억 속에 어둡게 자리잡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 생선이 바로 복어, 마산 말로 '복쟁이'다. 내남없이 가난하던 시절, 굶주린 사람들이 선창가를 뒤지고 다니다 버려진 복쟁이를 먹고 죽는 것이다. 통통한 생김새에 볼룩한 배하며, 아무리 버려진 생선이지만 주린 배에 복쟁이는 참 먹음직스러웠을 것이다. 복쟁이는 알과 내장에 사람에게 치명적인 강한 독을 지니고 있다. 독성이 강한 먹 거리가 맛은 뛰어나다. 아마도 복쟁이를 먹고 죽은 사람은, 말같지는 않지만, ..
-
4월 7일 '新聞의 날'추억 속으로 2020. 4. 7. 18:52
오늘 7일이 '신문의 날'이라는 걸 조금 전에야 어느 보도를 보고 알았다. 이제 그만큼 세상 돌아가는 시류에 둔감해졌다는 얘기다. 현직에 있을 때는 이 날이 이른바 '신문쟁이'로서 타 직종 종사자들과 달리 하루를 유일하게 쉴 수 있는 휴일이었다. 과천 살 적이었던 어느 해인가, 이 날을 맞아 혼자 관악산을 올랐는데, 산에서 같은 처지로 산에 온 안면깨나 좀 있는 '쟁이'들을 만나 서로들 겸연쩍해 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도 어떻든 내 직업의 끄트머리를 종이신문의 '쟁이'로 마감할 수 있었던 것은 내 적성 상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 직장에서의 어느 해 이 날을 맞아 칼럼을 썼는데, 지금 읽어보니 나의 종이신문에 대한 나름의 애정이 묻어난다. 그 글을 조선일보 사보에서 받아서 게재했다.
-
비타민C '메가도스(megadose)'세상사는 이야기 2020. 4. 7. 11:49
비타민C 고용량 요법인 '메가도스(megadose)'가 나에겐 어떨런지 모르겠다. 메가도스를 둘러싸고 이런 저런 논란이 없잖아 있는 건 알고있어 궁리가 좀 있었다. 하지만 비타민C가 사람 몸에 좋고 거의 부작용이 없다는 점에서 해 봐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생각난 김에 어제 낙성대 친구 약국에서 구입을 했다. 1000mg 비타민C와 비타민B. 이 요법을 생각한 건 나와 아내의 혈압 때문이다. 둘 다 지금껏 혈압에 관해서는 모르고 살아오다 근자에 혈압에 이상 신호가 와 대처를 하던 중에 비타민C 메가도스 요법을 들었다. 혈관을 깨끗하게 하면 혈압이 떨어진다는 전제 하에 비타민C 메가도스가 혈관을 청소한다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일단 하루에 3000mg을 복용키로 계획을 잡았다. 비타..
-
조선일보 김대중 고문 퇴사사람 2020. 4. 6. 09:55
조선일보 김대중 고문이 4월 1일부로 조선일보를 퇴사한지를 이 글을 보고 알았다. 신문을 구독하면서도 요 며칠 간 보지를 않았는데, 그 사이에 퇴임을 한 것이다. 아무튼 55년 간을 한 신문사에서 신문언론인으로 있었다니 대단한 기록이다. 지금은 세상이 하도 변하고 어수선해서 잘 모르겠지만, 김 고문이 한국에서 가장 신뢰받는 언론인 중의 한 분이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김 고문 55년의 신문언론인 생활은 영욕의 세월이었다. 김 고문의 글은 좌파진보 진영에서 수시로 공격을 받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런 한편으로 보수 쪽은 김 고문의 글을 거든다. 그러니 이른바 진보진영에서는 김 고문의 글이 천편일률적으로 보수 쪽 옹호에 있다고 못을 박는 것이다. 시류의 측면에서 김 고문의 글을 그런 식으로..
-
淸明(4일)에 죽으나, 寒食(5일)에 죽으나유익한 정보 2020. 4. 4. 17:28
4일은 淸明, 5일은 寒食입니다. 봄의 이 두 절기를 둘러싸고 속담이 있지요. 바로 "청명에 죽으나, 한식에 죽으나"라는 속담입니다. 이 속담이 생겨난 배경과 유래입니다. 割肉奉君盡丹心(할육봉군진단심) 但愿主公常淸明(단원주공상청명) 柳下作鬼終不見(유하작귀종불견) 强似伴君作諫臣(강사반군작간신) 倘若主公心有我(당약주공심유아) 億我之時常自省(억아지시상자성) 臣在九泉心無愧(신재구천심무괴) 勤政淸明復淸明(근정청명부청명) = 介子推(개자추)의 衷情詩(충정시) - "허벅지 살(肉은股)을 베어 국을 끓여 주군에게 드리는 등 섬김에 충심을 다했으니, (이제는)단지 주공께서 언제나 청렴하시길 원할 뿐입니다. 버드나무 아래에서 귀신이 되어도 누가 마지막까지 알겠습니까마는, 주군을 섬김보다 잘못을 간하는 신하가 되도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