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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토요일즐거운 세상 2020. 4. 26. 07:37
어제 많이 걷고 올랐다. 통계로 보니 거의 18Km다. 아침 일찍 동네 농로인 'my marian road'를 걷고는 불광동 둘렛길을 걸어 탕춘대 암문에서 친구들과 합류했다. 포금정사 터를 경유해 비봉능선에 붙어 사모바위까지를 올랐다. 구기동으로 내려와서는 정해진 코스다. '삼각산'에서 흑돼지구이와 두부김치로 1차를 하고 '코만도'에서 맥주 한 잔. 술을 내겠다는 친구가 많았다. 한 친구는 작은 아들이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다는 것, 또 한 친구는 아들이 7년 만에 손자를 안겨주었다는 것, 또 한 친구는 주식 배당금을 받았다는 것. 아무튼 친구들 덕분에 잘 얻어 먹고 마셨다. 로스쿨 교수로 정년을 한 하삼주 박사의, 자신의 역저인 '중국의 법률'을 토대로 한 중국의 법 체계에 관해 많은 얘기를 들었다. 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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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수와 최순애내 고향 馬山 2020. 4. 24. 16:59
문학과 글이 매개가 되어 쌍을 이룬 문인들은 많다. 파인 김동인과 최정희도 그렇고, 만년의 김동리와 서영은도 그렇다. 조정래와 김초혜 또한 소설과 시인으로 만난 커플이다. 문학가들이 만나 이룬 가정은 그들의 본태 그대로 문학적일까. 이들의 전해지는 얘기들로 보면 소설적이고 극적인 요소도 있어 다소 그런 부분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보통 사람들의 그것 마냥 평범한 것이다. 극적인 것도 물론 있다. 마산을 인연으로 맺어진 지하련과 임화의 결혼은 월북 후 둘의 결말에서 보듯 비극적인 결혼으로 꼽혀진다. 마산의 아름다움이 깃든, 온 국민의 노래 '고향의 봄'을 쓴 이원수도 그 일생의 반려가 같은 동요시인인 최순애다. "뜸북뜸북 뜸북새/논에서 울고..."로 시작되는 '오빠생각'으로 이원수보다 먼저 文才를 세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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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매일 걷는다村 學 究 2020. 4. 24. 10:44
매일 이른 아침 걷기가 일상화된지 한 달 쯤 돼 간다. 뭐 특별한 운동이 아니고 그저 단순한 걷기다. 평상복 차림에 동네 아파트 뒤, 내가 '마리안 로드(marian road)'로 명명해 놓은 농로를 걷는 것이다. 그 날 그 날 날씨에 따른 옷차림으로 걷는데, 아무리 4월의 날씨라지만, 이즈음의 이른 아침은 좀 쌀쌀하기도 하다. 그래서 겨울 재킷을 입고 걷는다. 걷는 코스는 직선의 길이다. 20년을 다닌 길이니 눈 감고도 걸을 수 있는 길이다. 대곡 전철 역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길의 끝나는 지점인데, 이 곳에서 되돌아 와 다시 걷는다. 대략 한 번 왕복하면 1km 정도 된다. 편도로 10번, 그러니까 왕복 5번이니 거의 5km를 매일 걷는 셈이다. 이 길 아니고도 많이 걷는다. 근자에 이 길을 매일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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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마산역(北馬山驛)'추억 속으로 2020. 4. 21. 11:39
몇 해를 짠 무명을 팔아 손주놈 장가를 보낸다고 그저 좋아서 혼자서 중얼거리는 함안댁이랑 딸년 자미사 저고리를 사서 몹시도 장한 듯이 껴안고 버젓이 웃음짓는 의령 할아버지랑 모를 사람들끼리 알 수 없는 사람들끼리 호젓이 타오르는 초담배 연기 속에서 막차를 기다리는 북마산역(北馬山驛) (김세익, '북마산역') 김세익(1924~1995) 선생은 함경북도에서 출생. 연희대학교 영문과를 거쳐 1949년 3월부터 1960년 12월까지 약 10년간 마산여자고등학교 영어교사로 재직했다. 1960년 9월에는 필자와 더불어 마산문학인협회 창설에 주도적으로 참여. 김춘수 회장을 중심으로 김수돈 정진업 등과 마산문단의 기초를 다지는데 밑거름 역할을 했다. 중학교 4학년 때 전국 글짓기 현상모집에 장원으로 뽑힌 게 인연이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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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遺品obituary 2020. 4. 21. 10:46
작년에 세상을 뜬 친구로부터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 홀로 남겨진 부인이 나에게 간직하라며 보낸 것이다. 그저께 메시지를 받았다. 남편 유품을 정리하다 친구 이름 이니셜이 새겨진 필기구들이 나왔다. 그걸 어떻게 할까를 궁리했다고 한다. 부인인 보영 씨가 나에게 메시지를 보낸 것은 그에 대한 결론이다. 생전에 친했던 친구와 선배에게 주는 게 고인의 뜻이 아닌가 한다면서 택배로 보내겠다고 했다. 그 대상이 나와 마산에 계시는 한석태 선배다. 슬프기도 했고 당황스럽기도 했다. 황망이라는 표현이 적절하겠다. 석태 선배에게 그 얘기를 드렸더니, 선배가 먼저 주소를 보영 씨에게 보냈다. 나도 선배를 따라 주소를 보냈다. 친구가 보낸 '선물'은 몽블랑 롤러 볼(roller ball)펜이다. 케이스 그대로인 것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