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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자 강인욱 교수는 글도 잘 쓴다. 그가 펴낸 '강인욱의 고고학 여행'을 보고 있는데, 고고학이라는 전문분야를 떠나 일단 재미있다. 음악도 나오고 미술도 나오고 술도 나오고 하여튼 인간에 관련된 모든 것을 고고학에 연결지어 얘기를 만들고 있다. 이런 얘기도 있다. 1974년 에티오..
문산. 아침에 일산 오일장 가려다 내친 김에 왔다. 문산은 나의 군 시절의 고달픔과 추억이 담겨있는 곳이다. 1973년 10월, DMZ에서 어떻게 임진강 건너, 그러니까 군대용어로 페바(FEBA)로 전출이 됐다. 그 때 문산으로 나와 광탄의 1사단 보충대로 갔다. 문산까지 나를 인솔해준 15연대 인사계 ..
내 나이 쯤에서는 도서관에서 아는 사람 만나기가 좀 거시기하다. 도서관 식당에서는 더 그렇다. 왜 그런지는 딱히 모르겠는데, 어쨌든 나는 그렇다. 어제 국회도서관 식당 점심 메뉴는 돈가스였다. 평소 구내식당을 잘 이용하지 않는데, 나에게는 돈가스가 별식이라 그거로 점심을 삼았..
초기 조선왕조실록을 잃다보면 자주 접하는 말이 있다. 敢爲此事(감위차사). 풀이하면 "감히 이 일을 한다"는 뜻이다. 임금이 얼토당토한 일을 한, 혹은 할 경우 중신이 따져 묻는 말에 나오기도 한다. 가령 ... 敢爲此事 何也... 이런 식이다. 말하자면 "감히 이런 일을 하시는 것은 무슨 이..
어제 일산 오일장. 후배들의 호출에 여의도에서 달려갔더니, 천막집에 오들오들 떨며 앉아 막걸리를 마시고 있다. 뜨뜻한 데로 가자. 갯가 출신들이 어물전을 그냥 지나칠리가 없다. '딱새' 1 kg. 딱새는 갯가재로 마산에서는 까재, 또는 딱새라고 부른다. 가재 스스로 구부려 몸을 부닥칠 ..
'I'm Spain.' 책 제목이 좀 밋밋하다. '나는 스페인이다'로 해석하기가 그렇다는 말이다. 그러나 아무튼 'I Am Spain'은 스페인 내전에 참전한 조지 오웰 등 당대 유명 지식인들의 기록을 바탕으로 한 책이다. 그들의 개인적인 편지와 일기, 그리고 회고록 등을 통해 이 책은 그들이 참전당시 느낀..
언젠가 민노총이 어느 기업의 간부를 전치 12주의 중상에 이르게 집단 폭행한 것을 보고, 좌파세력에 의한 적색 테러가 이제 본격적으로 기승을 부리게 될 전조라는 느낌을 갖게 됐다. 이는 좌파들의 하나의 전략이기 때문이다. 현 문재인 좌파정권이 추진하는 개혁을 빌미로 한 전반적인 ..
이촌역에서 4호선으로 갈아타고 대야미로 가는 길, 경로석에 앉았다. 사당역 쯤 왔을까, 한 40대 쯤으로 보이는 남자 소경 한 분이 내 옆 가운데 자리에 앉았다. 편안한 자세로 앉았는 게 아니고 허리를 곧추 세운 상태에서 지팡이로 위치 등을 이리저리 가늠질하는 등 좀 부산스런 모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