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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사'에 대한 한 所懷時事 터치 2020. 12. 9. 18:24
陽川 許 씨 처가는 대대로 가톨릭 집안이다. 이미 고인이 되신 장인 어른은 소신학교인 지금의 동성고를 나오셨다. 장인 뿐 아니라 그 형님도 그 학교 출신이다. 나는 그 집안의 아내를 만나는 바람에 가톨릭에 입문했던 것이고. 결혼을 한 후 느낀 것이지만, 장인은 신앙이 그리 깊지는 않았다. 나는 그게 좀 이상했고 왜 그럴까하고 생각했다. 그 즈음에 처가식구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장인이 누굴 비난하는 걸 들었다. 비난을 넘어 거의 욕설에 가까웠다. 함세웅이었다. 장인은 신부라는 타이틀도 아예 붙이지 않고 그 이름 석자 만으로 그 사람을 비난하고 욕을 했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내가 저 놈 때문에 교회를 나가지 않는다...” 며칠 전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정구사) 신부. 수녀들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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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들러 리스트'의 아몬 괴트(Amon Goeth)사람 2020. 12. 7. 07:57
코로나로 인한 집콕 때문에 졸지에 영화를 많이 본다. 어제 일요일은 ‘쉰들러 리스트’였다. 이 영화를 대여섯 번은 봤다. 한정판으로 잘 만들어진 소장용 VCD도 가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에 남는 캐릭터는 나치독일의 크라코프 수용소 소장인 아몬 괴트(Amon Goeth) 소령이다. 몇 번씩 이 영화를 볼 적마다 아몬 괴트 이 캐릭터를 통해 인간의 악에 대한 근원이 무엇인가를 생각한다. 하지만 그 답은 찾아지지 않는다. 지금껏 그랬다. 어제도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 이 영화를 접하면서 떠 올린 건 아몬 괴트였다. ‘유태인 도살자’라는 별명이 붙은 아몬 괴트는 크라코프 수용소장을 하면서 500여명의 유태인을 권총이나 라이플로 직접 사살했다. 죽이는 이유도 딱히 없다. 그저 너무 솔직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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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亨錫 선생의 칼럼 - '내 누울 자리를 정하고 나서'사람 2020. 12. 6. 12:31
'내 누울 자리를 정하고 나서" 이번 주 김형석 선생의 글 제목인데, 일견 좀 우울해 보인다. 죽음을 떠올리게 한다. 누구든 죽게 마련이니 그에 따른 대비 또한 각각이면서도 공통적인 것인데, 선생은 그걸 죽어 누울 자리에 맞춰 얘기하고 있다. 그런데 그게 재미있다. 친구따라 강남가는 격으로 죽어서 묻힐 묏자리를 정해가고 있는 것이다. 강원도 양구라는 특정지역을 강조하고 있지만, 보기에 그것보다는 친구인 고 안병욱 선생과 같이 눕고싶은 뜻을 차분히 얘기하고있는 것으로 읽혀진다. 이미 고인이 된 모친과 아내도 함께 하는 묏자리인데, 양 고인으로부터 이미 ‘암묵적인 동의’를 얻어 놓은 듯 하다. 선생의 글은 맛깔스럽다. 죽음. 철학. 신앙 등 묵직한 주제도 선생은 일상적인 삶의 한 조각으로 재미있게 풀어 나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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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카툰(cartoon)misce. 2020. 12. 3. 18:09
‘화백’이라고들 하니 나도 그리 부르기로 하자. 박재동 화백의 일련의 희화적인 카툰이 논란거리다. 추미애와 싸우고 있는 윤석열을 풍자하고 있는 만화인데 보기에 섬뜩하다. 첫날은 추미애에 의해 목이 잘린 윤석열의 애처로운 모습의 것이다. 이게 논란이 되니까 그 다음 날은 목이 붙어있는 윤석열을 그리고 있다. 보기에 두번 째 것이 더 섬뜩하다. 이를테면 잘라진 목을 덕지덕지 땜빵식으로 기워 붙여진 목이라서 그렇다. 아무리 카툰이라지만 멀쩡히 살아있는 남의 생목을 잘랐다가 붙이고 그런다. 하루 사이에 이런다는 건 이런 류의 카툰 그리기를 즐긴다는 것인데, 그런 박재동이롤 보고있노라면 그가 가학적 성애자인 사디스트(sadist)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의 말도 많은 성범죄도 그에 연유하는 바가 분명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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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여년 전 라이카(Leica)에 담긴 사진들curiosity 2020. 12. 1. 11:02
(어제, 영국의 BBC에서 올드 카메라와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길 기사가 하나 게재됐다. '70년 사진의 미스테리(A 70-year-old Photographic Mystery)'란 타이틀의 이 기사는 카메라 수집가인 윌리엄 페이건(William Fagan)의 얘기다. 수집을 위해 구입한 옛 라이카 카메라(Leica IIIa)와 함께 딸려온 필름 캐트리지에 감겨진 릴 필름에 흥미를 느껴, 이 필름을 현상하고 인화한 사진들에 대한 느낌을 적은 것인데, 올드 라이카와 그와 함께 한 옛 추억을 불러 일으킨다. 기사를 요약해 본다.) 오늘날, 사진을 찍어서 그 결과물을 보지 못한다는 건 생각하기 어렵다. 디지털 카메라나 스마트 폰을 가지고 멀리 가서 찍을 때 우리는 찍은 사진을 즉시 볼 수 있고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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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잎 된장 장아찌먹 거리 2020. 11. 30. 18:54
콩잎 된장 장아찌. 오늘 원당시장까지 그여코 갔다. 얼마 전에 갔더니 이거 파는 반찬가게가 문을 닫고 있었다. 콩잎 된장 장아찌는 원당시장을 통털어 그 집에만 있다. 오늘 가서 그 얘길 했더니 매주 수요일은 시장에 나오질 않는다며, 주인 아주머니가 배시시 웃는다. 그 웃음이 좀 애매하다. 그러더니 아저씨, 경상도지요 한다. 아주머니의 말투도 경상도다. 그렇다고 했더니 그런다. 콩잎 장아찌 이거 사러 오는 아저씨들이 더러 있는데, 하나같이 경상도라는 것. 아무튼 나는 이 아주머니의 콩잎 장아찌가 맛있다. 콩잎에 버무려진 된장도 토속 경상도 맛으로, 어릴 적 어머니가 담가주던 딱 그 맛이다. 나이들면 식탐이 다스려질 줄 알았는데 잘 안 된다. 먹고싶은 건 어떻게 해서라도 먹어야 하는 고집은 오히려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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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헛 잔치, 타이슨 복귀전볼 거 리 2020. 11. 30. 08:09
어제 일요일 오후. ‘마이크 타이슨 복귀 레전드 매치!’ 웬 떡인가 싶어 텔레비전 앞에 앉았는데, 결국 먹을 것 없는 소문난 잔치. 싱거웠다. 아주. 도망만 다니며 여차하면 껴안는 로이 존스(Roy Jones Jr.). 그리고 헛주먹만 날리는 타이슨. 결국 무승부로 마무리한 경기 내용도 그렇고, 아무리 코로나라지만 관중 하나 없는 등의 경기 외양도 그렇고, 아무튼 이런 경기는 생전 처음 본다. 8 라운드 중 반을 넘기며 대충 감을 잡았다. 경기 대신 타이슨의 표정이라든가 언행에 촛점을 뒀다. 타이슨 나이 54세. 늙은 나이는 아니지만, 보기에 팍싹 늙어 보인다. 말도 없다. 표정도 별로 없다. 레퍼리에 고분고분하다. 예전의 ‘핵주먹’ 타이슨이 아니었다. 인생 무상을 느꼈다. 오히려 중계방송이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