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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리 순대국 집먹 거리 2020. 7. 23. 19:09
아침부터 비가 오길래 문득 연꽃, 그것도 두물머리 연꽃이 생각나 능내리에서 화랑을 겸한 카페를 하는 친구를 보러 나섰다. 그러나 길이 샜다. 예정에 없던 양수리 순대국 집엘 간 것이다. 친구는 그림보며 차 마시려 온 손님들과 있었고, 오후에 치과 진료 예약이 잡혀있다고 했다. 하기야 아무런 사전 연락없이 덕소 쯤에서 전화를 한 내가 문재이기는 문제다. 어떡할까 하다 갑자기 양수리 순대국 집 생각이 났고, 마침 배도 촐촐한데다 비도 내리고 하니 순대국에 소주 한잔이 제격이다 싶어 빗길을 걸어 그 집을 찾은 것이다. '돼지마을'이라는 집인데, 이십여년 전부터 많이 다녔던 집이다. 양수리 시장통이 많이 변했는데도 이 집은 예전 그대로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안 계시고 지금은 아들 내외와 딸이 하고 있었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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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9일 묵주기도'村 學 究 2020. 7. 23. 08:27
'9일 묵주기도'를 다시 바친다. 지난 6월 29일 첫 기도를 끝낸 후 24일 만이다. 내 생애 첫 56일 간의 '9일 묵주기도'는 힘이 들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어느 정도 마음이 평안한 상태였는데, 기도 바치는 날이 더해 갈 수록 힘이 들었다. 나는 그 연유를 이렇게 생각했다. 기도를 바치면 바칠 수록 나의 죄와 잘못이 부각되고 두드러짐을 느끼는 죄의식 때문에 그렇지 않은가 하는. 내 생각대로라면, 처음의 그런 경험이 두번 째의 '9일 묵주기도'와 관련하여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드릴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나는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첫 '9일 묵주기도'를 바친 후 나의 마음을 강하게 때리며 계시처럼 다가온 것은, 내가 예수님께 바라는 청원이 내 뜻대로가 아닌 예수님의 뜻대로 이뤄진다는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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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책 다시 읽어보기村 學 究 2020. 7. 22. 13:44
코로나 역병으로 인한 답답함 등, 하여튼 무슨 생각에서였는지 옛날 책들을 다시 꺼내 보고있다. 1998년에 읽었던 괴테의 '이탈리아 여행'은 새롭게 다가오긴 하는데, 자꾸 예전의 기억이 되살려지면서 지명이나 괴테의 관련 행적 등을 확인하는 게 읽는 것 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 아무래도 '나이 먹어감'의 불편한 것들 중 하나는 책읽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비단 나이 먹어감 때문이겠는가. 음주에 의한 영향 등도 있을 것이지만, 뭉떵거려 그 걸로 치부하고자 한다. 책을 보는데, 우선 자세부터가 나에게 맞는 게 없다. 반듯하게 앉아서 읽건, 업드려서 읽건 도시 마땅치가 않다. 베개에 비스듬히 기대 읽는 방법이 그래도 其中 시간으로 치면 오래가는데 그래봐야 10여분이다. 사이먼 시백 몬티피오리의 '예루살렘 전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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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언론인時事 터치 2020. 7. 21. 12:14
"나는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사람들은 종종 나를 두고 염세주의자라고 한다. 내가 러시아 국민의 저력을 믿지 않으며, 강박적이리만치 푸틴에 대해 반대만 하고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고 말이다. 나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 그것이 바로 문제다. 나는 무엇이 나쁘고 무엇이 좋은지를 알고 있다. 나는 사람들이 삶을 좋은 방향으로 바꾸기를 원하지만, 그것을 실현시킬 만한 능력이 없다는 것과, 이런 진실을 감추려고 긍정적인 면만 보려하고 부정적인 것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 척 군다는 것도 알고 있다. 큰 이파리 밑에서 자라는 버섯은 그 한계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필시 누군가가 버섯을 발견하고 잘라 먹어 치울 것이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버섯처럼 살아서는 안 된다." - Anna Politkovsk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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感吾生之行休...村 學 究 2020. 7. 19. 15:00
感吾生之行休... 陶潛의 歸去來辭의 한 대목인데, 이즈음 가끔씩 되뇌여지는 말이다. 내 생이 갈수록 시들어지고 휴폐화돼 가고있는 걸 느낀다는. 나이가 들어가니 갈 수록 기력이 떨어진다. 그에 비례하는 건지는 몰라도 생각은 많아지고. 기력이 떨어져가는데 생각이 많아진다는 건 삶이 전반적으로 생각 쪽으로만 지우친다는 뜻일 게다. 그 생각이라는 것도 쓸데없는 것들, 이를테면 잡념 같은 것들인데, 이런 것들이 오히려 걱정을 키우면서 더 무기력하게 만든다. 늘그막의 삶이 악순환적인 것이라는 말이다. 어제 북한산 산행은 힘들었다. 날도 더웠지만, 그나마 없는 체력이 바닥이 날 정도였다. 친구들과 만나는 장소인 탕춘대 암문으로 붙는 불광동 둘렛길 초입부터 숨이 차 올랐다. 첫 쉼터인 정자에 도착했을 때는 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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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머리(Head of A Woman)(1926) - Pablo Picasso컬 렉 션 2020. 7. 18. 07:22
'여인의 머리(Head of A Woman)' 파블로 피카소의 1926년 작품(pen and chalk on paper) 92년 생애 동안 수 많은 회화와 조각, 삽화, 드로잉 작품을 남긴 피카소(Pablo Picasso; 1881-1973)는 특히 '여인의 머리(Head of a Woman)'라는 타이틀로 많은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여기에는 입체주의(Cubist)에 입각한 조각과 회화와 드로잉 작품이 많이 포함되는데, 피카소의 'Head of a Woman' 작품들은 한결같이 그가 생전에 사랑했던 여인을 모델로 삼은 것이라는 특징이 있지요. 그냥 한 여인의 얼굴을 특성을 살려 그린 것인데 굳이 타이틀에 'head'를 넣은 것은 큐비즘(Cubism)의 입체파적인 특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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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15) 글로벌 SNS '트위터(Twitter)' 서비스 개시(2014)today in world history 2020. 7. 15. 19:18
오늘은 페이스북과 함께 대표적인 온라인 사회관계네트웍 서비스(SNS)인 트위터(Twitter)가 공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한지 14년이 되는 날이다. 트위터는 2006년 7월 15일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팟캐스팅 회사인 오데오(Odeo)에 의해 소개되었는데, 출범 당시의 명칭은 ‘투트르(Twttr)였으나, 이후 트위터로 바뀌었다. 오데오의 메인 팟캐스팅 플랫폼과는 별개로, 사이드 프로젝트로 태어난 이 무료 애플리케이션은 사용자가 한 번호로 문자 메시지("40404“)를 보내 친구 그룹과 짧은 상태의 업데이트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출범 후 투트르가 트위터로 이름이 바뀌면서 간단한 이 '마이크로블로깅' 서비스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세계 최고의 소셜 네트워킹 플랫폼 중 하나가 된다. 트위터 공동창업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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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백선엽 장군 弔問obituary 2020. 7. 15. 11:11
어제 광화문 이승만 광장. 故 백선엽 장군을 조문했다. 제 철 선배, 윤철원. 김 철 두 친구와 함께다. 1시간 가량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린 후에 예를 드릴 수 있었다. 세 줄로 길게 늘어선 행렬은 줄잡아 150미터 쯤으로, 많은 사람들이 질서정연하게 고인에 대한 추모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고, 우리들도 그들 중의 한 부분이었다. 이따금씩 좀 격한 사람들이 피켓과 구호로 문재인 정권을 성토하고 있었고, 그에 반응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긴 했으나 많은 인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는 차분한 분위기였다. 흐릿한 날씨 속에 백파이프 연주의 '어메이징 그레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 선율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전 육성이 험한 시대를 살다 간 老 장군에 대한 조문의 분위기를 돋워 주었다. 이따금 씩 가을같은 소..